해외 바이어가 한국을 방문하면 제대로 된 식사 제공도 중요한 응대 중 하나다. 가장 편한 방법은 바이어 입맛에 맞는 그들의 음식을 접대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고유의 음식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도 해외 바이어의 선심을 살 수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국 전통음식문화의 결정체는 바로 ‘궁중음식’이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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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음식은 각 지역에서 나는 진상품으로 조리기술이 뛰어난 주방 상궁들에 의해 최고의 솜씨로 다듬어져서 전승돼 왔다. 왕에게는 지역의 특산품과 계절에 처음으로 나온 식품이 진상됐기 때문에 궁중음식은 종류가 많고 조리법도 다양하다.
궁중음식은 우리나라 사람이나 외국인 가릴 것 없이 눈과 입으로 그 멋과 맛을 만끽할 수 있다. 그러나 궁중음식에 대해 조금 더 알고 해외 바이어를 대접한다면 한국의 정성이 담긴 풍미를 더욱 느끼게 할 수 있다.
궁중음식은 강한 향신료는 사용하지 않고, 짠 반찬이나 매운 찬, 냄새가 많이 나는 찬 등 자극적인 맛을 피해 식재료 본연의 담담한 맛이 나도록 조리한다.
조선시대 궁중 일상식에 관한 문헌은 1795년 ‘원행을묘정리의궤’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의궤에는 왕이 창덕궁을 출발해 수원 화성에 가서 잔치를 베풀고 다시 궁으로 돌아오는 8일간의 식단이 자세히 기록돼있다.
일상적인 궁중음식은 하루에 다섯 번 차려진다. 이른 아침에는 보약이나 미음 또는 죽을, 오전 10시경에 아침수라상, 오후 5시경에 저녁 수라상이 차려지며, 점심과 밤중에는 간단한 상이 차려진다.
▲12첩반상. (사진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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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상은 일반적으로 12첩반상 차림을 말한다. 기본음식으로 2가지 밥과 2가지 탕, 찌게, 찜, 전골, 김치, 장과 함께 12가지 찬물로 구성된 밥상이다. 2가지 수라는 흰밥과 팥 삶은 물로 지은 찹쌀밥이고, 2가지 탕은 미역국과 곰탕이다.
수라상은 왕과 왕비가 앉아서 먹는 대원반과 곁반으로 소원반과 네모진 책상반으로 구성된다. 왕은 수라상을 받으면 큰 원반과 곁반인 작은 원반, 책상반의 3개 상에 차려진다.
일상식 외에 궁중에서는 1년 내내 수많은 행사들이 치러진다. 연례행사로는 정원, 단오, 추석, 동지 등의 명절과 궁내외 왕족들의 생일 등이 있다.
의례 중에서 왕, 왕비, 대비 등의 탄일과 회갑, 왕세자 책봉과 가례, 그리고 외국사신을 맞을 때는 국가적인 경사로 큰 연회를 베풀었다.
궁중 연회에서 왕과 왕족에게는 다리가 높은 상을 여러 개 이어 30~40여 가지에 달하는 음식을 차렸다.
왕이나 왕족은 고임상에 차려진 음식을 직접 먹지 않고 실제로는 주로 국수와 찬물로 이루어진 소별미상 즉, 면상을 별도로 차렸다. 면상은 탄일이나 명절에 손님을 대접하는 상으로, 여러 병과류와 생과, 면류, 찬물을 한데 차린 상을 말한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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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다양한 궁중음식을 어디서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우리 고유의 궁중음식을 널리 홍보하고 그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자 궁중음식 체험식당 인증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2014~2015년 2년간 총 10개 식당이 인증을 받았다. 이들 업체는 오방색의 화려한 담음새가 돋보이는 신선로 고유의 맛과 섬세한 손맛이 살아나는 구절판 등 최고의 재료들로 만들어진 궁중음식을 맛볼 수 있다. 또 일부 음식점은 전통한옥, 한식 만들기 등의 체험과 문화공연도 진행된다.
궁중음식 체험식당을 통해 해외 바이어에게 한국 전통의 귀한 맛과 화려한 차림은 물론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경험시켜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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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궁
유네스코 지정 음식 창의도시 전주에 위치한 궁은 호남지역의 질 좋은 식재료와 천연조미료를 사용해 깊고 풍부한 맛의 궁중음식을 선보인다.
인간문화재 고(故) 황혜성 선생에게서 사사 받은 전통 궁중식에 전주지역 특유의 맛을 가미했다. 궁의 모든 음식은 궁만의 차림 순서에 따라 찬 음식부터 더운 음식까지 재료와 조리법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음식의 맛과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중요무형문화재 이봉주 선생의 유기그릇에 소담스레 차려 올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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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대장금
대장금은 조선왕조 궁중음식의 전통과 한국의 맛을 계승,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음식을 선보이는 궁중 한식전문점이다. 대장금에서는 국내산 콩으로 직접 담근 장류와 김치, 직접 만든 천연 양념, 전국 유명산지에서 올라오는 귀한 식재료를 사용해 왕가와 반가의 기품 있는 맛을 정성껏 만들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속의 문화 공간으로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인 나전칠기장 이진호 선생의 연화도 작품과 5대째 대장장이 차인규 장인의 단조작품이 함께 하며 조선왕실 임금의 어좌를 장식하던 일월오봉도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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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봉래헌
메이필드호텔 내에 위치한 봉래헌은 그 외관만큼이나 맛깔스럽고 격조 있는 궁중 한정식 전문점이다. 2007년 서울시가 지정한 자랑스러운 한국 음식점으로 선정된 이곳은 경복궁 복원에 참여했던 인간문화재 이일구 대목수가 손수 만든 단아한 한옥으로 높은 천장과 소나무 향이 방문객들의 기분을 편안하게 해준다.
잔디와 나무가 가득한 정원과 뒷마당, 연못으로 구성된 한국 기와집의 형태를 띠고 6개의 별실과 2개의 넓은 홀을 갖추고 있으며, 구절판, 건오절판, 신선로, 전복초, 한방꼬리찜, 모듬버섯돌구이 등으로 이루어진 코스정식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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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삼청각
삼청각은 7.4 남북적십자회담의 만찬을 위해 조성된 역사적인 장소다. 현재는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는 전통문화복합공간으로 전통의 창조적 계승을 통해 품격 있는 한국 전통의 멋과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삼청각의 6개 한옥(일화당, 청천당, 유하정, 천추당, 취한당, 동백현)과 야외마당에서는 연회, 공연, 체험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다.
삼청각의 궁중한식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으로 해석한 메뉴를 함께 선보이고 있으며, 정원 카페 다원에서는 북악산의 자연을 벗하며 전통차, 커피, 한식 비빔밥 등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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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석파랑
석파랑은 조선왕조의 마지막 왕, 고종의 아버지로 한 시대를 누렸던 흥선대원군이 별장 '석파정'의 사랑채를 고스란히 옮겨와 지은 곳이다. 석파랑은 대문을 들어서면 조선 말기 양식의 정원과 세 채의 고풍스러운 한옥이 눈앞에 펼쳐진다.
석파랑 궁중 한식은 엄선된 식재료와 직접 담근 장으로 정성의 기품을 더했으며, 또 전국 각지의 장인들이 만든 전통주를 함께 맛볼 수 있다. 특히 기존 한정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해 우리 전통 음식과 상차림을 한층 고급화하고, 각국의 귀빈들과 고객들에게 우리 음식의 맛과 멋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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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수리뫼
수리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주남산이 병풍처럼 뒤를 둘러싸고 있고 옆으로는 고풍스런 용산서원 한옥이, 앞으로는 형산강이 흐르는 궁중음식점이다. 수리뫼는 조선왕조 궁중음식 이수자인 박미숙 원장이 직접 조리를 맡는다.
수리뫼농원에서 직접 재배한 신선한 식재료와 천연조미료만을 사용해 궁중음식 본연의 맛을 선보이고 있다. 또 수리뫼에서는 신선로, 구절판 등 궁중음식은 물론 된장, 간장 등 전통 장담그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궁중음식을 체험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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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요석궁
요석궁이 위치한 자리는 신라시대 무열왕의 첫 째 딸 요석공주가 살던 궁터로 조선시대 들어 경주 최부자가 터를 잡은 곳이다. 지금도 요석궁에는 그 후손이 터를 잡고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 있다,
요석궁의 대표음식은 전통 반가음식인 ‘경주 최부자 가정식’으로 최부잣집을 찾았던 손님들에 의해 알려진 최부잣집의 전통 가정음식이다. 요석궁은 지난 2005년에 치뤄진 남북통일대축전 행사의 환영만찬을 비롯해 매년 각국 대사, 총리, 전·현직 대통령, 국내외 유명인사 등 많은 귀빈들이 참석한 다양한 만찬행사가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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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지화자
지화자는 지난 1991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열어 궁중음식을 제공하고 있는 정통 궁중음식 전문식당이다. 지화자 궁중음식은 조선 왕조 마지막 두 임금인 고종과 순종을 모셨던 한희순 상궁으로부터 국가무형문화재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보유자인 고 황혜성 교수와 한복려 원장이 전수받았다.
황혜성家의 궁중음식은 일체의 인공조미료나 첨가물 없이 순수한 천연재료만을 가지고 정통 궁중의 비법으로 재현해 궁중연회음식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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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국의집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한 한국의집은 한국의 전통생활과 문화를 소개할 목적으로 건립된 곳으로 궁중음식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가옥과 전통문화상품, 전통공연, 전통혼례 등 한국의 아름다움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사육신 중 한명인 박팽년의 사저였다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에는 내외 귀빈들을 위한 영빈관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한국의집은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보유자인 한복려 선생의 감수를 받아 자극적이지 않고 그 맛이 담백해 속을 편안하도록 하는 조선시대 궁중음식을 기본으로 한 전통음식을 전통방식 그대로 정성스럽게 마련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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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하남 한채당
한 채당은 350석 규모의 대규모 전통 궁중음식점으로 다양한 크기의 방이 별도로 마련돼 있으며, 전통한옥의 우아한 아름다움과 정갈한 맛은 물론 우리나라 전통문화가 가진 아름다움을 의식주라는 세가지 가치를 통해 내외국인 고객에게 오감으로 우리나라의 전통을 느끼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채당 조리팀은 지난 2012년 세계조리사회총연맹(WACS) 총회 세계죄사회연맹에서 금상을 받은 바 있다.
(자료·사진 협조 = 한국관광공사, 각 궁중음식점)
김성욱 기자 wscorpio@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