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부 주 포함 30개 국서 의료용으로 합법화돼 수요 폭발
캐나다와 미국 일부 주 등에서는 기호용 마리화나까지 합법화
우루과이.이스라엘은 정부차원에서 마리화나를 수출산업 육성
지난해 미국 일부 주와 캐나다에서 기호용 마리화나를 허용한 데 이어 영국과 태국이 의료용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7월부터 '한국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수입한 마리화나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마리화나(대마초) 사용에 대한 규제 완화가 전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으면서 일부 국가에서 마리화나를 수출상품화 하는 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확산되는 마리화나 합법화 = 지난해 12월 25일 태국이 아시아권에서는 최초로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이날 태국 의회는 진통제 등으로 사용되는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태국에서는 법안 공포 즉시 의료용 마리화나의 생산, 수입, 수출, 소지, 사용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조달업자와 생산자, 그리고 연구기관은 면허증을 발부 받아야 하며 최종 소비자는 처방전이 필요하다.
아시아권에서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것은 태국이 처음이다. 태국은 그간 대마 재배부터 흡연, 그리고 밀매 등을 전면 규제하고 있으며 적발 시 엄중한 처벌을 해 온 나라였다. 하지만, 태국이 사실상 주변 지역에서 마리화나와 같은 마약류 생산과 운송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국가는 이스라엘, 호주, 독일, 호주, 스페인, 이탈리아, 중국 등 29개국이며, 미국은 일부 주에서 합법이다.
의료용뿐만 아니라 기호용 마리화나도 법적인 지위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캐나다는 의료용은 물론 기호용 마리화나까지 합법화했다. 미국은 10여개 주에서 기호용 마리화나가 합법이다. 뉴질랜드도 내년 총선에 맞춰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같은 추세는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다. 영국의 <비비씨(BBC)>는 최근 향후 수십 년 동안 이같은 움직임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료용에 이어 기호용까지 세계적을 마리화나에 대한 합법적 사용이 확산되면서 마리화나 시장이 커지자 이를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미국 하와이에서 재배되고 있는 대마초. 하와이 정부는 2017년 7월31일 호놀룰루 시내 스티프 힐에서 마리화나 샘플을 검사하는 최초의 실험실을 승인했으며, 8일부터 마우이에 첫 공식판매소를 개점했다. [사진=뉴시스] |
●수출산업화 하는 마리화나 = 이처럼 마리화나에 대한 규제 완화가 진행되면서 세계 마리화나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는 오는 2025년께 세계 의료용 마리화나 시장 규모가 558억 달러(약 63조60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공급 쪽에서 이를 산업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브라질, 자메이카, 포르투갈 등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마리화나 소지를 허가한 것도 이와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한다.
말보로 등 담배 브랜드의 모회사인 알트리아(Altria)사는 캐나다 마리화나 제조사 크로노스 그룹의 지분 45%를 18억6000만 달러(약 2조336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시스>가 외신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13년 12월 세계 최초로 의료용 마리화나 재배를 합법화했던 우루과이는 본격적으로 마리화나 재배와 치료목적 수출에 앞장 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마리화나 재배에서부터 판매, 시장과 수출을 정부가 관장하면서 새로운 투자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고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130 km떨어진 곳에 대규모 농원을 조성한 우루과이의 마리화나 산업 전문업체 포트메르SA사가 최근 밝혔다.
이 곳에서 마리화나 경작에 종사하고 있는 엔리케 모랄레스는 전에는 낙농회사의 운전사를 일하다가 마리화나 기름 몇 방울로 모친의 관절염이 치료되는 것을 보고 이 곳 마리화나 재배 농장으로 이주했다고 말했다.
"전에는 사람들이 피우고 기분이 좋아지는 마약으로만 생각했는데, 이제 내 생각이 달라졌다. 이것은 대단한 재산가치가 있는 작물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인구 3300만 명에 불과한 우루과이 국내 판매를 넘어서 세계시장에 마리화나 오일을 수출할 경우 우루과이는 네델란드, 캐나다,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의료용 마리화나 시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루과이에서는 18세 이상의 국민, 또는 합법적 거주자들은 원래 개인의 오락 목적 마리화나의 재배와 사용과 약국을 통한 정부 허용의 의료용 마리화나 판매는 합법이었지만 ,나중에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나라로 수출하는 것도 법적으로 허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남미 지역의 국가들은 마리화나 시장에 물건의 공급이 달리고 시장은 확대되는 추세라고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토론토 마리화나 회사와의 합작회사 딕시 브랜즈의 척 스미스 지사장은 말한다.
포트메르사는 현재 3만5000그루의 마리화나 나무를 18군데의 초대형 온실 ( 길이 100미터, 폭 12.5미터)에서 기르고 있으며 이 곳에서 일하는 모랄레스같은 직원들은 모두 소독한 방역복을 입고 철저한 위생관리를 하며 생산품의 감염을 방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루과이의 국립약품부 디에고 올리베라 장관은 "다른 나라보다 앞선 법률 적용으로 마리화나 산업이 다른 곳에서는 찾기 힘든 박력있는 출발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도 이런 추세에 끼어 들었다. 외신은 이스라엘 의회가 최근 의료용 마리화나(대마초)의 수출을 허용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이스라엘은 새로운 '불루오션 산업'으로 떠오른 의료용 마리화나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이스라엘 의료용 마리화나 제조업체 아이칸(iCAN)은 글로벌 의료용 마리화나 시장이 향후 5년 사이에 330억 달러(약 37조1514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