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카슈미르 국경분쟁 재연
○… 글로벌 G2로 가는 길목에 들이닥친 시련으로 요즘 중국은 울고 싶은 심정이다. 오랫동안 지구촌의 유일한 패권국이었던 미국은 “지구촌 식당에서 중국과 겸상할 수 없다”며 무역·환율·무기 등 전 방위로 견제하며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잃어버렸다 되찾은 자식’ 격인 홍콩은 연일 시위를 벌이며 중국의 얼굴에 먹물을 뿌리고 있다. 갈 길이 먼데 이번엔 인도가 시비를 걸어 왔다. 중국과 국경을 접한 잠무-카슈미르의 주(州) 지위를 없앤 뒤 잠무, 카슈미르, 라다크로 분리해 인도 중앙정부가 연방 직할지 형태로 통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중국은 당연히 반대하고 나섰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인도가 중국과 인도의 국경 서쪽의 중국 영토를 인도의 행정 관할 구역으로 포함하는 데 반대해왔다”며 “인도 정부가 자국법을 일방적으로 개정하는 방식으로 중국 영토 주권을 훼손하는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했다. 중국은 2017년 이 지역에서 인도와 영토 분쟁으로 73일간 무장병력을 배치해 대치한 적이 있다.
홍콩에 ‘최후통첩’ 준비하는 중국
○… 중국은 홍콩에 대해 ‘더 이상 인내력을 시험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아직 최후통첩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신호다. 중국 정부에서 홍콩 업무를 총괄하는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의 장샤오밍 주임은 8월 7일 광둥성 선전에서 좌담회를 열고 “홍콩이 1997년 반환 이후 가장 심각한 국면에 있다”며 “홍콩에서 통제하지 못하는 동란이 일어난다면 중앙정부는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중앙정부는 기본법에 따라 신속히 동란을 평정할 수단과 힘이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판공실은 전날도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장난하는 사람은 반드시 제 불에 타 죽는다”고 시위대에 강력히 경고했다. 중국은 이에 앞서 바다 건너 홍콩이 보이는 선전만 일대에서 대규모 경찰을 동원해 폭동 진압 훈련을 벌였다. 하지만 미국과 힘겨운 싸움 중인 중국의 선택은 제한적이다. 자칫하면 미중 무역협상은 물 건너가고 홍콩이 그동안 쌓은 경제적 지위도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새 시한폭탄 ‘차용확인서’
○… 이렇게 ‘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에 ‘내우’도 만만찮다. 그 중 하나가 차용확인서(IOU)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금융계에 떠도는 IOU 규모가 지난 2월 기준 2110억 달러(약 250조 원)에 달한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중국 민간 기업들이 향후 현금 지급을 약속하는 IOU 발행에 나선 결과다. IOU는 미래에 돈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하는 종잇조각일 뿐 법적 효력은 없어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경기가 둔화하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현금 고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은행들은 국영 대기업과 달리 사기업에는 대출을 꺼리고 있다. 중국 경제가 무섭게 성장하던 20년 전 국영기업들이 IOU를 남발해 도산 위기가 이어지자 결국 정부가 개입한 바 있다. 당시 IOU 규모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860억 달러(약 104조6000억 원)에 ‘불과’하다.
러에 면박 당한 일본 “되는 일이 없네”
○… 한 때 아시아에서 제일 잘 나가던 일본은 요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 중국이 자신을 추월해 기분이 나쁜데, 국제 분업에서 하부구조를 담당하던 한국마저 어느 새 동등한 지위에 올라 ‘겸상을 하자’고 나온 것이다. 그래서 화도 식힐 겸, 갈등을 빚어온 과거 징용공 문제에 본때를 보여줄 요량으로 ‘수출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그런데 “준비 안 된 전쟁을 일으켰다”는 비판과 함께 지구촌 여기저기서 욕을 먹게 됐다. 무엇보다 한국의 반발이 예상보다 커서 당혹스럽다. 한국 정부 차원의 대항조치도 감수해야 하는데 한국 국민들의 자발적인 ‘노 재팬(No Japan)’이 더 위협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임진년의 '의병'들이나 한일합방 시대의 '독립군'을 보는 것 같다. “경제보복이 아니라 안보차원의 조치”라는 말을 반복해 보지만 믿어주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8월 2일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방문한 것을 항의했다가 러시아로부터 “내 나라 영토를 방문한 것에 대해 일본이 공식적으로 논평을 내놓은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면박을 당했다. 한때 일본의 영토였던 쿠릴 열도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승전국인 옛 소련에 편입됐으며 러시아가 실효지배 중이다.
베트남이 미국 에너지 수입 늘린 이유는
○… 트럼프가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 베트남이 어떤 나라인가. 전쟁에서 미국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겨준 나라다. 그 베트남이 최근 미국에 백기를 들었다. 베트남 국영 석탄업체는 최근 하노이에서 미국 에너지 회사와 미국산 석탄을 수입하는 문제를 협의했다. 베트남은 그동안 호주와 인도네시아에서 석탄을 수입해왔다. 앞서 베트남의 바인 손 석유화학사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200만~300만 배럴을 올해 하반기에 수입하기로 했고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일련의 조치들은 대미 무역 불균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베트남은 중국보다 훨씬 더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가장 나쁜 착취자’라고 비판한 바 있다. 베트남은 중국으로부터 ‘학습효과’를 얻었다. 미중 경제전쟁에서 트럼프의 ‘막무가내 화력’에 중국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을 본 것이다. 베트남 관세총국 자료에 따르면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올 상반기 200억5900만 달러까지 증가했다.
베네수엘라의 반미 낙서 |
미군 철수하자 시리아에서 IS 부활
○…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에서 ‘부활(re-surging)’하고 있다는 미국 국방부 보고서가 발간됐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IS는 지난 3월 시리내 최후거점인 바구즈를 상실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은 당시 시리아에서 IS가 소멸됐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IS 현황을 담은 이 보고서는 IS가 시리아에서 ‘영토(caliphate)’를 상실했음에도 이라크에서 세력을 회복한 뒤 다시 시리아에 출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군 주도 연합군이 지난달 이라크내 IS 전투원과 건물, 무기 저장고, 차량 등을 목표로 33차례 공습 등을 했지만 IS는 여전히 이라크에서 준동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이 시리아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한 것이 IS 부활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미군 병력이 줄어들면서 시리아군에 훈련 지원 등을 제공하기 어려워졌고, IS가 조직원을 충원하는 난민수용소에 대한 면밀한 감시도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을 겨냥한 터키군의 군사활동이 IS와 전쟁을 저해했다고도 지적했다.
세계 인구 4분의 1 수자원 고갈 직면
○… 전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이 살고 있는 17개 국가들이 나라의 수자원이 모두 고갈될 수 있는 시급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세계자원연구소가 펴낸 새 보고서를 인용해 <뉴욕타임스>가 최근 경고했다. 세계자원연구소는 인구 300만 명이 넘는 대도시들 가운데 극심한 물부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도시는 모두 33개로 2억5500만 명이 이로 인해 공중보건과 사회 불안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그러나 2030년이면 그러한 대도시가 45개로 증가, 4억70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극심한 물부족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브라질의 상파울루, 인도의 첸나이,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등 이들 국가들의 대도시들이 최근 극심한 물부족에 직면했다. 케이프타운은 지난해 모든 댐이 말라붙는 ‘데이 제로(Day Zero)’ 위기 일보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기후 변화는 이러한 위험을 더욱 높이고 있으며 지하수들도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트럼프 국경장벽, 동물이동권 제한 피소
○… 트럼프가 멕시코 국경을 따라 세우고 있는 장벽이 동물의 이동권을 제한하고 생태계를 파괴한다며 애리조나주 환경단체들이 공사 중지명령을 내려 달라고 지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단체들이 장벽건설 중지명령 신청을 한 대상 지역은 오르간파이프 캑터스 국립공원, 카베자 프리스타 국립야생동물보호 지역, 산페드로 국립 생태보존 지역 등으로 8월 21일 공사 개시를 앞두고 있는 곳들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출입금지 울타리는 차량은 막고 있지만 야생동물들은 그 사이로 충분히 통과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나 트럼프 장벽이 건설되면 국경간 야생동물 이동이 완전히 막힌다”고 말했다. 이어 장벽이 모두 설치되면 이 지역 보존동물인 큰뿔 산양과 멸종위기종인 소노라 가지뿔영양 같은 동물들도 오르간 파이프 국립공원과 카베자 프리스나에서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법을 회피했다는 불법성에 관련해 신청을 기각했지만 뉴멕시코와 텍사스주의 신청은 아직 살아있다. 애리조나주의 경우 국경건설 개시를 앞둔 중지명령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건설 공사는 막을 수 있게 된다.
필리핀 등 동남아 뎅기열 창궐 비상
○… 필리핀 보건 당국이 8월 6일 뎅기열을 전국적으로 창궐하는 전염병으로 선포했다. 필리핀에서는 올 들어 7월20일까지 14만6062명이 뎅기열에 감염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8% 넘게 급증한 것이다. 이 중에서 622명이 사망했다. 뎅기열은 열대 여러 나라에서 발견되는 모기 전염의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다. 감염되면 관절 통증, 메스꺼움, 구토 및 발진 증상이 있으며 심해지면 호흡 곤란, 출혈 및 기관 부전 및 정지에 이른다. 지금까지 특별한 치료법이 없지만 체액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의료 처치가 긴요하다. 필리핀 보건 당국은 먼저 모기 서식지의 발견과 박멸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다른 동남아 국가에서도 올해 뎅기열 급증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6월말까지 6만2421건 감염에 93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동기간에는 3만2000여 건 감염에 53명이 사망했다. 베트남은 같은 기간에 8만1000여 건 감염에 4명이 사망했다. 지난해에는 2만6000여 건 감염, 사망 6명이었다.
까슈끄지 암살 후폭풍 사우디-터키 악화
○…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까슈끄지 암살사건의 후폭풍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의 관계 악화로 나타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라아라비아 왕세자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수사정보를 유출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보복을 지시했다고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가 최근 보도했다. 까슈끄지는 지난해 10월2일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기관원들에 의해 살해됐는데 당시 친정부 성향 터키 방송은 암살 관련 동영상을 공개해 빈 살만 왕세자에게 타격을 줬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까슈끄지 살해 배후를 공개하라고 압박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빈 살만 왕세자는 대터키 투자 중단, 터키 방문객 제한, 터키 상품 수입 제한, 이슬람 사회에서 터키 역할 축소, 터키 야당과 언론을 통한 흔들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터키 정부를 압박하고 흔들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실제 사우디 당국은 최근 터키산 섬유제품과 화학물질, 과일, 채소 등을 싫은 터키 트럭과 컨테이너의 자국 반입을 제한했다. 또 빈 살만 왕세자는 자국 메카에서 열리는 이슬람 협력기구 정상회의에 에르도안 대통령을 공식 초청하지 않은 바 있다.
상대국 보복수단이 된 ‘여행금지’
○… 해외여행 중단 조치가 외교나 경제관계 악화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중국국제항공이 최근 베이징과 하와이 노선의 운항을 8월 27일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중국이 예의 ‘여행중단 카드’를 빼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국제항공은 베이징과 하와이 사이를 주3회 왕복 운항했는데 미중 통상마찰이 장기화하면서 여객 수요가 계속 줄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지난 1일 중국산 수입제품 3000억 달러 상당에 대해 9월1일부터 10% 제재관세를 부과하는데 대한 보복 조치의 일환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이나 일본 등과 관계가 악화될 때마다 여행금지 등의 조치로 보복을 가한 전력이 있다. 미국과 사이가 안 좋아진 우루과이와 베네수엘라도 최근 미국의 잇단 총기난사 사건을 빌미로 ‘미국여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우루과이 외무부는 8월 5일 미국을 여행하는 자국민에게 ‘고도의 예방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정부는 앞서 범죄 증가를 이유로 우루과이 여행정보 등급을 ‘일상적인 예방조치’에서 ‘주의 증가’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루마니아, 설탕음료에 비만세 도입
○… 루마니아가 비만 억제를 위해 설탕을 첨가한 음료 제조업체에 비만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루마니아 재무부는 8월 7일 이같은 조치를 발표하면서 “비만세는 설탕 음료의 소비를 줄이고 공공 수입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며 “비만세 수익은 건강과 교육 증진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연합(EU) 내 비만의 확산은 보건의료 체계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루마니아의 음료 제조업체들은 정부의 비만세 부과 결정이 ‘차별적’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업체들은 이번 결정으로 6만여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루마니아의 설탕 첨가 음료 시장은 12억 유로(약 1조6300억 원) 규모로 알려진다.
김영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