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활용 성공 사례] 플라스틱 풍선

kimswed 2020.06.30 08:36 조회 수 : 121

 

[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제공]

 

 

전시회서 만난 바이어 “FTA 혜택이 있어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경기장과 서울 등 주요 시내 도심에서 벌어진 응원전에서 온 국민이 “대한민국”을 열창하며 두 손에 쥔 막대풍선을 두들겼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막대풍선은 국내에서 처음 응원 도구로 사용된 풍선으로 기록되고 있는데, 이 제품을 개발한 기업이 C사다. 막대풍선은 C사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1998년 대한민국 특허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막대풍선은 전 세계 1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C사는 K사 시절부터 수출 위주의 마케팅에 힘썼다. 매년 홍콩, 도쿄, 프랑크푸르트, 뉘른베르크 등지에서 열리는 해외 전문전시회에 연평균 5회가량 참가했다.


2008년 일본에 연락사무소를 열고 다양한 루트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독일, 미국, 이스라엘, 베트남, 태국, 홍콩 등에선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서 다양한 상품을 개발 및 수출하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이 대세라지만, 오프라인 마케팅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비대면 거래를 특징으로 하는 무역 업무에서 바이어와 셀러가 직접 얼굴을 맞대고 비즈니스를 논의하는 자리는 전시회만 한 것이 없다. 업종별 전문 바이어 목록을 사전에 확보·정리한 다음 그들에게 부스 위치, 제품 카탈로그 등을 담은 미팅 요청 서신을 발송하고, 답신을 받은 바이어들과 전시회 기간에 있을 미팅 약속 시각을 정한 뒤 현장에서 만나서 거래 조건 등을 협의해 최종 계약서에 서명하는 것이다.

 

전시회장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더라도 관심을 보이는 바이어들과의 사후 연락 교환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면 수년 후에라도 인연을 맺을 수 있다. C사가 매년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는 이유다. 더불어 시장의 유행이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는지를 알 수 있고, 전 세계 경쟁업체들이 내놓은 신제품도 확인해 자사 제품과 비교도 할 수 있다.


C사는 수출 성사 가능성이 있는 전시회에서 꾸준히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뛰어난 아이디어 상품이라며 전시회 부스에서 바이어들에게 매우 좋은 반응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제품들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수출계약 직전에서 좌절을 겪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였지만, 경쟁기업들과의 차이를 좁히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고민 끝에 회사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하기로 했다. 수입 관세가 2% 낮아지면 현지 소비자 가격은 10% 정도 떨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하면 바이어들의 부담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많은 바이어들이 FTA 원산지증명서를 요청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

 

“최종 가격 낮추자” FTA 도입


C사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서 FTA 활용을 준비했다. FTA 관련 정부 정책들을 확인해 본 결과, 지역 FTA활용지원센터에서 다양한 교육 및 상담, 컨설팅을 진행한다는 것을 알고 지원을 요청했다.


FTA에 대한 기초적인 업무 프로세스 교육을 받은 다음, 원산지인증수출자 인증을 받기 위해 C사의 대표제품인 색칠 풍선(HS코드 9503.00)의 정확한 원산지 판정 작업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협력업체로부터 원산지(포괄)확인서를 받아서 원재료명세서(BOM)와 제조공정도 등을 작성해 FTA 협정별 원산지결정기준에 부합하는지를 살펴봤다.


한-EU(유럽연합) FTA는 ‘모든 호(그 제품의 호는 제외한다)에 해당하는 재료로부터 생산된 것’ 또는 ‘해당 물품의 생산에 사용된 모든 비원산지재료의 가격이 해당 물품의 공장도가격의 50%를 초과하지 않은 것’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한-아세안(ASEAN) FTA는 ‘다른 호에 해당하는 재료로부터 생산된 것’이나 ‘40% 이상의 역내부가가치가 발생한 것’ 중 하나를 충족 시켜야 한다. 한-베트남 FTA도 이와 같은 기준을 정했다. 이에 따라 한-아세안 및 한-베트남 FTA의 기준세율은 10% 또는 20%지만 FTA 협정세율을 적용하면 0%가 된다.


C사는 세번변경기준과 부가가치기준 가운데 전자를 택했다. 원재료와 부품의 수가 많거나 협력업체로부터 공급받는 물량의 원산지가 정확하지 않을 경우에는 세번변경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제조공정도를 작성한 결과, 각 부품과 원재료의 세번이 완제품의 세번과 동일하지 않아 원산지결정기준을 충족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C사는 지역 FTA활용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본부세관으로부터 한-EU, 한-아세안, 한-베트남 FTA 품목별 인증수출자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효율적인 원산지관리를 위하여 FTA 전산프로그램인 ‘FTA Korea’를 도입하기로 했다. FTA Korea는 국가전자무역인프라서비스 ‘유트레이드허브(uTradeHub)’에서 중소기업에게 제공하고 있는 FTA원산지관리서비스로 웹기반으로 별도의 설치과정 없이 원산지 판정 및 입증서류 관리를 할 수 있다.

 

여러 수출회사와 거래관계가 있는 중견·중소기업의 원산지관리시스템으로 사용하면 좋다. 개별기업이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ERP(전사적자원관리)와 연계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일정 비용이 소요된다.

 

바이어들의 관심 급증, 수출 계약 증가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 체제를 갖춘 C사는 해외 마케팅에 이를 적극 알리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주로 칠레 및 유럽 바이어들에게 제도 설명을 하면서 접근을 하였지만,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국가 바이어, 특히 베트남, 태국 등의 바이어들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FTA 제도에 관심을 가지고 관세혜택을 문의하고 있다.

 

 또 단가 때문에 망설였던 바이어들이 FTA를 활용함으로써 최종 수입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긍정적인 자세로 상담을 요청하는 등 해외 전시회에 나갈 때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성과를 얻고 있다.


예를 들자면, 홍콩완구박람회는 매년 1월 열리는 세계에서 두 번째, 아시아권에서는 제일 큰 박람회로 많은 동남아시아 바이어들이 많이 내방한다. 2018년 1월 C사는 전시부스에서 제품과 함께 FTA의 장점을 홍보했다. 나흘의 전시회 기간에 80여 회사의 바이어들과 상담을 했으며, ‘Made in Korea’ 제품으로 아이디어가 독특한 C사 상품에 많은 바이어들이 관심을 가졌다.


특히 FTA 원산지증명서를 자체 발행한다는 점은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아직까지 한국산 제품을 수입해 본 적이 없는 바이어들은 물론 수입 중인 바이어들도 한국산 제품들에 FTA 원산지증명서를 통한 관세 혜택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다.


바이어들은 C사가 FTA 원산지증명서를 발행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관세 면제로 인한 가격경쟁력 향상을 높이 평가했다. 그 중 베트남의 한 바이어로부터 1만6970달러 규모의 Trial order(시험 주문)를 받아 그해 5월에 선적했다.

 

이 바이어는 아이들 만들기용 C사 제품을 베트남의 실내 놀이터에 공급할 계획이며 시장 반응이 좋을 경우 매년 5만 달러어치를 고정 수입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C사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더 큰 시장인 유치원, 학교 등의 교육용 시장에도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사는 같은 해 1윌 세계에서 제일 큰 독일 뉘른베르크완구박람회에도 참가했으며, 스페인의 유명 팬시업체를 비롯한 다수의 바이어들과 상담을 진행했다.

 

유럽 바이어들 역시 한국산이 중국산보다 더 나은 디자인과 품질을 갖추고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가격 때문에 수입을 많이 망설이고 있었다. 이들 역시 한국산 제품에 FTA 특혜관세 적용이 된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으며 C사의 설명을 들은 뒤 검토 후 구매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업성 검토에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FTA를 통해 관세가 면제됨을 확인한 스페인 바이어는 약속대로 오더를 냈고, C사는 2019년 1월 1만7,050달러 규모의 상품을 선적했다. 선적 후 바이어는 C사와 제품 상담을 이어가는 등 추가 주문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FTA 관세효과 16.3만 달러 달해


FTA 프로세스를 도입한 후 C사의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건수와 수출실적은 증가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19년 6월 현재 C사가 발급한 FTA 원산지증명서는 10건, 16만3000여 달러에 달하며, FTA 협정국가로 수출을 완료한 물량에 대해서도 FTA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할 예정이다. 또한, EU 및 아세안 국가에 이어 한-미 FTA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위한 준비도 함께 하고 있다.


제품의 원산지 결정 과정에서 드러난 원재료와 부품 공급의 문제점을 개선해 추가 원가절감 효과도 거뒀다. FTA 프로세스를 독자 구축한 C사는 설립 당시 2명이었던 직원 수가 1년 만에 9명으로 늘어나는 등 고용 창출 효과도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FTA활용정책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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