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해외시장, 권역별 특성 따른 기회 발굴해야
GVC 변화 신속대응해야… 소부장 해외진출도 모색
| KOTRA는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비대면으로 수출위기를 조기 타개할 수 있도록 1월 18일과 19일 이틀간 ‘2021년 해외지역본부장 회의’를 개최하고 해외시장별 진출 전략과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올해 권역별 시장진출전략을 보고서로 발간하고 ‘KOTRA BIZ’ 유튜브 채널에 요약본을 게재한다고 밝혔다. 각 해외지역본부에서 밝힌 주요 진출 전략을 소개한다. |
●북미시장, 바이드노믹스 ‘푸른 물결’ 넘어라 = KOTRA는 2021년 북미시장의 키포인트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중국과의 갈등을 둘러싼 다자간 경제협력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발효에 따른 통상여건 변화로 나눠 짚었다. 특히 바이든의 대통령 취임과 대중국 경제패권 대응은 물론 USMCA 발효로 인해 북미 내 공급망 재구축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해외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24개 주요 산업 중 12개 산업이 공급망 이전을 단행했거나 단행할 계획이며, 그 중에서도 10개 산업이 북미로 공급망을 이전할 계획이다. 특히 USMCA를 이용한 3국 협력을 강화하고 슈퍼 역내가치사슬(RVC)을 구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KOTRA는 짚었다.
북미 RVC 구축은 아시아를 경유하는 글로벌가치사슬(GVC)에 비해 제도적 여건 조성과 공급기일 단축 등의 이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우리 기업은 한-미 FTA와 한-캐 FTA 활용 확대를 통해 대중소기업 동반 투자진출을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트렌드가 시장의 일부에서 전체로 확산되면서 화장품과 식품 등 생활소비재 시장의 마케팅 전략에서 제품 성분, 포장재 등에 유의하고 지방정부의 환경규제 강화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진출 유망품목으로는 ▷무선통신장비·자율주행 전장부품 ▷의료·바이오 ▷클린뷰티·친환경 소비재 ▷K-뷰티 등이 꼽혔다. 그밖에 ▷원격진료 ▷홈트레이닝 플랫폼 ▷이러닝 ▷보안서비스 ▷3D 프린팅 등의 분야에도 진출이 유망한 것으로 전망됐다.
북미지역본부는 소비재의 경우 온·오프라인 융복합사업의 확대, 온라인 플랫폼 입점, 오프라인 판촉, 구독서비스로 마케팅 채널을 다양화하고, 미래차, 의료바이오, ICT 등 미래신산업 분야의 미국기업들과 협력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KOTRA 네트워크를 넓혀 북미지역 유력전시회와 산업별 협회 네트워크를 활용한 현지 플랫폼 연계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브래틀보로=AP/뉴시스] 2021년은 바이드노믹스가 펼쳐지면서 글로벌 공급망과 친환경 인프라 시장에 새로운 물결이 예고된다. 사진은 1월 20일 미 버몬트주 브래틀보로에서 TV를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을 지켜보던 주민들이 샴페인으로 건배하는 모습.
|
●‘그린·디지털뉴딜’, 아프리카 진출기회로 = 유엔 아프리카경제위원회는 아프리카 자유무역협정(AfCFTA)이 성공적으로 이행될 경우 기존 15%에 불과한 역내 교역이 2022년까지 52%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비록 협정 시행이 2021년으로 연기되기는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GVC 재편 필요성이 부각되며 RVC 구축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울러 KOTRA는 아프리카형 그린뉴딜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SSA) 기업의 약 80%가 잦은 전력난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으며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의 추진과 친환경 프로젝트 추진도 다수 예정돼있다. 이에 KOTRA는 2021년부터 아프리카 인프라 건설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며, 건설 기자재 등 동반진출에도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진출 유망품목으로는 ▷태양열 패널 ▷발전세트 및 회전변환기 ▷전동기 및 발전기 ▷구리전선 등을 꼽았다. 아울러 에너지절약형 가전제품,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등 생활밀착형 제품의 수출도 동반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유망품목으로는 수입의존도가 높은 ▷신발 ▷자동차와 현지 수요가 큰 ▷목재가구 ▷자동차부품이 꼽혔다. K-뷰티에 대한 현지 관심이 고조됨에 따라 ▷화장품 ▷여성의류 등의 품목도 유망할 것으로 꼽혔다. 특히 현지 비대면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입점을 통한 진출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의료산업 진출도 기대된다. 아프리카 의료시장은 90% 이상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지난해 1~3분기까지 한국 진단키트의 아프리카 수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7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대정부 기부가 실제 구매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고 KOTRA는 지적했다. 중국산 대비 우리 제품의 높은 품질력을 경험케 함으로써 구매 기회를 창출했다는 것이다.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디지털·IT분야에서의 현대화 수요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프린터, 노트북, 태블릿, 외장하드 등 홈오피스 기기와 악세서리는 물론, 스마트 사무기기, 비대면 콘텐츠 기술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KOTRA는 “궁극적으로는 전자정부나 스마트시티 등 공공부문 진출기회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카지역본부에 따르면 온라인마케팅 사업 확대로 아프리카지역본부의 해외진출지원사업을 이용한 기업 수는 전년 대비 21%나 늘었다.
아프리카지역본부장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온라인마케팅이 확산되면서 우리 기업이 멀다고만 느낀 신흥시장에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며, “현지 유력 온라인유통망 입점 및 판촉 지원사업을 남아공, 케냐에서 탄자니아, 나이지리아 등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남미, 한류소비재·의료분야 진출 기대 = 지난해 코로나19 피해로 역대 최악의 경제성장률이 전망되는 중남미 시장은 2021년에는 플러스 성장을 이룩하며 경제가 회복될 전망이다.
중남미 시장 진출에서 주의할 점으로는 첫째로 GVC 가치사슬 편입이 꼽혔다.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가치사슬이 재편되고 있음에 따라 한국에서 관련 제품을 수출하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지진출을 꾀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중남미에서도 발달하고 있는 비대면 경제에 대응하고 바뀐 소비트렌트에 주목해 유망 소비재 품목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OTRA에 따르면 이미 멕시코시티에서는 음식배달뿐 아니라 슈퍼마켓 장보기, 현금인출, 약국이용, 사설 의료센터를 이용한 코로나19 진단검사 등 이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비대면 주문배달 가능할 정도로 인프라가 구축돼있다.
온라인유통망과 연계된 디지털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는데, KOTRA 중남미 소재 무역관에서 한국 소비재 진출을 위한 유력 바이어 발굴과 SNS 마케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중남미 대표 온라인 플랫폼인 아마존, 리니오 등에서는 주로 과거 제품 판매 이력이 있는 벤더를 통해 입점하는 사례가 대다수이기에 현지 유력 벤더를 통한 진출이 유리하다. 특히 현지 등록 절차를 지원해줄 수 있는 벤더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 경우도 있다.
아울러 주요 콘텐츠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이를 통해 한류 문화를 접한 이들로부터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만, 아직까지는 한국산 제품의 가격대가 현지 소비자 소득 대비 높게 설정돼있어 프리미엄 제품이거나 기존 시장에 없는 제품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셋째로는 팬데믹을 계기로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며 보건의료분야가 유망할 것으로 꼽혔다. 유망품목으로는 진단기기와 혈압측정기, 혈당측정기 등이 제시됐다.
다만 진출에는 복잡한 현지 인증절차 등 행정업무를 지원해줄 수 있는 전문 벤더나 에이전시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지 A/S 네트워크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민간 보험회사나 공공부문 등 차별화된 유통망을 발굴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한편, 중남미 지역은 FTA 네트워크 확대에도 기대감을 걸고 있다. 3월 파나마를 끝으로 중미 5개국과 FTA가 완전발효되고 한-메르코수르 FTA 협상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중남미지역본부는 USMCA 발효 효과 본격화에 대비해 멕시코를 중심으로 소부장 신규 GVC 진입 사업 등을 추진한다고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