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원주민들은 어디서 왔을까?
 
필자가 회사를 운영하며 박사과정을 공부할 때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중남미 국가들에 관한 논문을 쓰고 싶었다. 그 중 중남미 문화와 협상에 매력을 느껴 공부를 하게 되었다. 
 
문제는 중남미 사람들을 이해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역사와 사회상에 대해 공부했으나 해답을 얻기 어려웠다.
 
결국 그들의 문화 원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즈텍 문명, 잉카 문명, 마야 문명들에 대하여 알고 싶었다. 스페인 식민지 이전 그들의 문명을 알게 된다면 중남미 사람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들 3개 문명별로 중남미 각 나라에 대한 협상 방법이 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세웠다. 아즈텍 문명은 멕시코 지역, 잉카 문명은 페루·칠레·아르헨티나 지역, 마야 문명은 멕시코 남부와 중미지역으로 나누어 상관관계를 알아볼 생각이었다. 문명에 따라 중남미인들을 블록으로 나눌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본 것이다. 
 
중남미인들과 한민족의 유사성
 
자료조사와 연구를 진행하면서 여러 책들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중 중남미인들과 우리 한민족의 상관관계나 유사성을 밝히고 있는 내용들이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몇 가지를 소개한다.
 
독일의 고고학자 알렉산더 훔볼트(1769~1859)는 “아메리카의 많은 신화, 기념물, 우주 발생에 관한 사고는 동아시아의 것과 놀랄 만큼 흡사하다. 이것은 태고 시대에 두 지역이 서로 어떤 연관성이 있음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중남미 사람들은 외모가 현재의 동양인과 비슷하다. 뿐만 아니라 인디언의 생활도구와 풍습에서는 동북아인들과의 연관성이 확인된다.
 
미국 오리건 주의 포트 록(Fort Rock) 동굴에서 9000년 전의 것들로 추정되는 짚신, 방석, 그물, 삼태기 등이 발견됐다. 워싱턴 DC 스미소니언박물관에는 절구, 소쿠리, 베틀 등이 있다. 지금도 한국의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이다. 
 
북미 인디언 마을에서는 아이들을 업어서 키우고 실뜨기 놀이를 한다. 어린아이에게는 몽고반점도 있다.
 
중남미의 아즈텍 문명과 잉카 문명을 건설한 인디언들은 흰옷을 즐겨 입고 사원건물을 흰색으로 칠했다. 현재 남아 있는 아즈텍 문명 당시의 그림을 보면 남자들은 흰 도포를 입었고, 검은 갓 모양의 모자를 썼으며 상투를 틀어 올렸다. 
 
여성 또한 한복과 유사한 옷을 입었으며 머리는 뒤로 모아 비녀를 꽂았다. 일부는 고구려 벽화에 나온 그림들과 매우 유사하다. 
 
전 세계 사람들 중 상투를 틀고 흰옷을 즐겨 입는 민족은 한민족 외에 없다. 상투와 흰옷은 태양신을 숭배하는 사상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우리의 국호에 들어 있는 ‘한(韓)’이나 ‘조선(朝鮮)’이라는 글자에도 태양신 숭배 흔적이 남아 있다.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마한, 진한, 변한은 물론 대한민국에도 들어 있는 한(韓)에는 태양을 뜻하는 날일자(日)가 있고, 고조선과 조선의 조(朝)에도 태양을 뜻하는 날일(日)자가 있다. 날은 해와 동일한 의미이다. 
 
▲왼쪽은 ‘멕시코 원주민 족장의 외출(17세기)’ 그림(출처=우리민족의 대이동, 2019, 손성태)이다. 상투에 삿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걸친 모습이 오른쪽 조선 말기 우리 조상들과 비슷하다. <필자 제공>
현대과학이 밝혀낸 인디언들의 기원
 
우리 민족의 원류인 동이족이나 발해 유민 등이 알류산열도를 통하여 북미를 거쳐 중남미 등으로 이동했을 것이란 가설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늘날 과학의 발달로 인류의 기원을 유전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중남미 인디언의 기원은 바이칼 호 지역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의 혈청학자 마쓰모토 히데오는 그의 저서 ‘일본인은 어디서 왔는가’에서 한국인과 일본인들의 기원이 바이칼 호 지역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주목할 말한 것은 언어학자들의 주장이다. 언어학자인 강성원 박사는 “아메리카 대륙은 동이족(東夷族) 선조가 건너가 개척했으며 잉카, 마야어의 어원이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산스크리트 범어여서 양쪽의 언어가 유사하거나 동일하다”고 말한다.
 
배재대학교 손성태 교수는 “아스텍인들과 언어, 역사, 풍습이 일치하는 것은 우리 민족이 직접 아메리카 대륙으로 넘어갔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증거”라며 “신라시대의 유물로 발견된 토우 가운데 중남미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개미핥기가 있는 것도 우리 선조들이 베링해협을 건너 멕시코까지 왕래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 민족의 이동 시기는 기원전과 후 또는 초기 삼국시대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민족이 기원전 10세기부터 기원후 10세기까지 2000년에 걸쳐 꾸준히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갔다고 주장했다.
 
손 교수에 따르면 멕시코의 원래 국명은 ‘맥이고(Mexico)’이다. 스페인 사람들이 처음 왔을 때, 아스테가 제국을 건설한 사람들이 자기가 사는 곳을 ‘맥이곳’이라고 불렸던 말에서 유래했다. 
 
맥이곳은 “맥이가 사는 곳”이라는 뜻이다. 맥족(貊族)은 요동, 요서를 중심으로 고조선을 건국하여 살던 사람들을 가리킨다. 당연히 우리 민족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멕시코는 스페인에서 독립한 후의 영어식 발음이다. 멕시코인들은 아직도 맥이고라고 한다. 
 
또한 아즈텍도 단군이 도읍을 정한 곳인 ‘아사달’이 변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이동경로인 캄차카반도~알류산열도~알래스카~북미대륙~남미대륙에 남은 유적 중에 알류산 열도와 아즈텍에서 서양학자들에 의해 우리 민족만이 사용하는 온돌이 발견됐다. 
 
멕시코 등지에서는 우리와 같은 규칙의 윷놀이, 비석치기, 고무줄놀이, 공기놀이 등이 존재하며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지게 등을 사용하였음도 확인됐다.
 
우리 상고사와 중남미는 어떤 관계
 
이런 주장들은 우리의 상고사와도 관련이 있다. 우리들이 학교에서 배운 한국의 역사는 구석기, 신석기, 고조선, 위만조선, 한사군, 삼국시대로 이어진다. 
 
그런데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환단고기(桓檀古記)’를 보면 환국, 배달신시(倍達神市), 고조선, 북부여, 삼국시대로 이어진다. 차이점이 많다. 
 
우리가 배운 역사가 많은 부분 일제의 식민사관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고조선의 도성을 평양으로 비정한 식민사관과 요동지역으로 보는 북한 역사학자들의 견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고조선의 토템신앙인 곰과 호랑이를 웅족(熊族)세력과 호족(虎族)세력으로 보지 않고 동물로만 보는 사관은 편협하고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삼국사기 내용에 대한 해석의 차이라고 본다. 
 
쑥과 마늘에 관해서도 그렇다. 단군신화에서 나오는 마늘과 쑥은 원래 한방에서 몸을 덥히고 냉을 다스리는 약으로 썼으며 공부하는 사람들이 마(魔)를 물리치기 위해 먹었던 것이다. 전 세계에서 야생 쑥을 먹는 민족은 한국인 이외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마늘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는 중국이지만 최대 소비국은 한국이다. 무엇을 조리하든 마늘이 들어가지 않는 요리는 없다. 모든 것에는 연관성이 있기 마련이다.
 
환단고기에서 언급한 최초의 국가는 중앙아시아 동북아에 걸쳐 9000년 전에 존재한 환국(桓國)이다. 
 
연합국가체제인 환국은 아시아전체(남북 5만리 동서 2만리)를 통제한 나라로 6000년 전 대변혁(대홍수)때 몰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후 동북아에 세워진 한민족 최초의 국가는 배달신시다. 
 
일부 언어학자들은 배달이 단군의 ‘단(檀)’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한다. 
 
단은 박달나무를 뜻하는데, 우리말의 음운법칙에서 박·백이 배로 변하는 사례는 많다. 배달의 ‘배’는 백(白)의 종성 기역(ㄱ)이 탈락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의미는 ‘밝다’, ‘희다’, ‘환하다’이다. 
 
환국에서 ‘환(桓)’은 밝다는 뜻인데 환이라는 말이 배달로 이어졌다는 견해도 많다. 다양한 유래가 있지만 필자는 후자에 무게를 둔다. 
 
환단고기에 따르면 환국시대는 3000여 년의 역사와 일곱 분의 환인(桓因)들께서 다스린 시대다. 배달시대는 1600년 역사를 지녔으며 열여덟 분의 환웅이 다스렸다. 단군조선시대 2000여 년은 마흔일곱 분의 단군이 통치했다. 
 
이런 이야기를 꺼낸 것은 중남미 국가로 이동한 한민족이 단순히 구석기 시대와 신석기 시대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보다 고도의 정치체계와 문화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멀지도 낯설지도 않은 중남미 시장
 
이상의 이야기들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오랫동안 중남미인들과 교류하면서 확실히 느낀 것은, 중남미인들의 정신과 문화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들에게 한민족의 DNA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스페인의 정복 이후 큰 변혁이 있었지만, 그들의 조상이 남긴 풍습과 문화는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중남미 인디언들과 우리의 조상이 같다고 생각하니 매우 놀랍고, 한편 가슴이 아프다. 그들의 정신과 문화가 스페인 점령군들에 의해 파괴되었고 현재 그 흔적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출장길에 에티오피아 국립박물관에 들러 인류의 조상인 루시(RUCY)를 보았는데,  지구촌이라는 말이 실감났다. 
 
중남미는 앞으로 우리가 좀 더 다가가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남미는 결코 멀지도 낯설지도 않은 시장이다. 도전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다음 호에 계속>
 
▲정병도 사장은 1999년 4월 인조피혁제조 및 바닥재 수출회사인 웰마크㈜를 창업한 이후 경쟁기업들이 주목하지 않던 아프리카, 중남미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해 주목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지구 60바퀴를 돌 만큼의 항공 마일리지를 쌓으며 ‘발로 뛰는’ 해외마케팅을 실천했다.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경기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공부했고 고려대학교에서 국제경영석사 과정을, 청주대학교 국제통상 박사과정에서 이문화 협상(CROSS CULTURE NEGOTIATION)을 공부했다. 저서로 ‘마지막 시장-아프리카&중남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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