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중 미국 스포츠용품 업계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요구를 반영해 천연 원료를 사용하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펼쳤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스마트 스포츠용품 개발도 계속되고 있다.
◆확장하는 미 스포츠용품 시장=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스포츠 참여율 제고 등으로 성장하던 미국 스포츠용품 시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성장이 가속됐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 시장은 전년 대비 1.5% 감소했으나 2021년에는 22.6%의 높은 증가율을 바탕으로 171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내 제조보다는 큰 폭의 수입 증가를 바탕으로 하며 제품 수요의 54.5%를 수입에 의존했다. 향후 5년간 미 스포츠용품 시장은 연평균 1.4%씩 성장해 2026년에는 183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한편, 미 스포츠용품 수출입 규모는 2020년 다소 위축됐다가 이듬해 크게 회복돼 수출액은 39.1%, 수입액은 50.2% 늘었다. 향후 5년간 수출입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6년에는 수출 17억9100만 달러, 수입 98억14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주요 수출국은 캐나다, 일본, 한국, 영국 등이며 주요 수입국은 중국, 대만, 베트남, 캐나다 등이다.
◆지속 가능한 제품의 확대=미국 소비자들은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고려한 소비를 늘려나가고 있다. 스포츠용품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이런 요구에 부응해 지속 가능한 재료, 동물성 재료 대체 물질 활용 등 환경 친화적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에코스포츠는 식물성 가죽을 사용해 지속 가능하면서도 고품질의 스포츠용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2021년 설립됐다. 생분해되고 재활용되는 식물성 가죽인 TPU로 만든 축구공, 야구공, 농구공, 배구공, 야구 글러브 등을 생산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TPU 제품은 시중에 나와 있는 가죽을 사용하지 않은 저렴한 장비는 물론 가죽 소재 기존 제품 못지않게 내구성이 뛰어나다. 또한 제품 포장에는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수익의 10%는 나무를 심는 데 기부하고 있다. 미 프로풋볼(NFL)의 미식축구공을 만드는 데 매년 3만5000마리의 소가죽이 사용되는데 식물성 가죽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가 하면 앨버스골프의 ‘에코바이오볼’은 생분해성 일회용 골프공이다. 공의 천연 외피는 48시간 안에 분해되며 공 중심에는 지역 해양생물의 먹이가 될 수 있는 무독성 사료를 포함하고 있다. 에코바이오볼은 해양 동식물에 100% 안전하며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아 유람선, 해변, 해안 호텔 및 리조트, 강, 호수 등 기타 해양 환경에서 골프 연습을 하기에 적합하다. 골프를 즐기면서도 해양 환경의 지속 가능성과 생물 다양성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가격은 100개에 182달러 수준이다.
새너불은 완전 비건을 지향하는 기업으로 복싱과 주짓수 글러브와 기타 액세서리를 생산한다. 일반적으로 복싱 장갑은 동물성 가죽으로 만들지만 새너불은 대부분의 장갑을 합성가죽으로 만든다. 또한 생분해성 식물성 가죽인 선인장이나 포도를 원료로 한 가죽 제품도 생산 중이다.
스포츠용품 기업 와보다는 친환경 제품군인 ‘리와일드 에코프렌들리 시리즈’를 통해 축구공, 배구공 등을 천연고무와 황마로 제조하고 있다. 가격은 14.99~19.99달러.
◆활기 띠는 스마트 스포츠용품 개발=스마트 스포츠용품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파이트캠프의 스마트 복싱용품은 펀칭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트랙커, 글러브와 복싱 백 등을 갖추고 있는데, 트랙커만 구입할 수도 있다(99달러). 또한 다양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제공해 사용자가 지루하지 않게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데, 프로그램 이용 요금은 한 달에 39달러다.
다이아몬드키네틱스는 스마트 야구공과 스마트 소프트볼, 스마트 배트 등을 판매한다. 스마트 야구공과 함께 사용하는 피치 트래커는 투수가 던지는 모션을 평가, 분석, 저장해 사용자의 단점을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다. 스마트 배트와 함께 사용하는 스윙 트래커의 경우 타격의 속도, 각도, 거리 등 타자의 타격을 분석하며 과거 타격이나 친구의 타격과 비교할 수 있다. 또한 앱을 통해 전문 코치의 피드백, 개선점 등의 조언을 얻을 수도 있다.
◆늘어나는 유소년의 스포츠 참가=미 스포츠·피트니스산업협회(SFIA)에 따르면 2020년 6~12세 미국 유소년의 스포츠 참가율은 76.1%, 13~17세는 73.4%였다. 팬데믹의 영향에도 전년에 비해 참가율이 상승했으나 팀 스포츠보다는 개인 스포츠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크게 높아졌다.
가장 많이 참여한 스포츠로는 6~12세 유소년의 경우 자전거(18.2%), 농구(14.8%), 야구(12.2%), 축구(6.2%), 테니스(5.9%) 순이었고 13~17세는 자전거(21.8%), 농구(16.9%), 야구(8.7%), 테니스(7.9%), 골프(7.2%) 순이었다. 성별에 따라서는 여성보다 남성이, 가계 소득별로는 고소득 가정 유소년의 참여율이 높았다. 특히 팬데믹 기간 중 참여율이 상승한 종목은 골프, 테니스처럼 타인과의 신체 접촉이 적은 스포츠였다.
유타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가구별 아동 1인당 스포츠용품 구매에 소비된 연간 금액은 평균 144달러였다. 종목별로는 스키·스노우보드가 1174달러로 가장 많았고 필드하키(521달러), 자전거(504달러), 아이스하키(389달러), 골프(364달러)가 뒤를 이었다. 참여율이 높은 농구, 야구, 축구, 테니스는 각각 74달러, 121달러, 125달러, 122달러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 시사점=미 보건복지부(DHHS)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미국 내 6~17세 유소년 중 56.1%가 팀 스포츠에 참가하고 있거나 방과 후 스포츠 레슨을 받고 있다. DHHS는 2030년까지 유소년의 스포츠 참여율을 63.3%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스포츠·피트니스영양위원회(PCSFN)는 모든 미국인의 건강한 식습관과 신체활동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방 자문 위원회인데,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PCSFN의 활동을 2023년 9월 30일까지 연장했다. 또한 ‘미국 유소년 스포츠 전략’(NYSS)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NYSS는 유소년 스포츠 참여를 확대하고 활동적인 놀이를 포함한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장려하며 모든 미국인의 영양상태 증진을 목적으로 DHHS가 개발했다.
국가적으로 유소년 스포츠를 장려하고 학교의 스포츠 클럽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미국 내 유소년 스포츠 참여 인구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연령이나 성별 등에 따른 선호 스포츠 종목, 필요 스포츠용품을 파악해 이에 맞는 마케팅과 판매 방안을 세울 필요가 있다. 또한 유소년 스포츠용품의 경우 학기가 시작하기 전인 여름 판매량이 많은 만큼 이 기간 중 마케팅을 활성화해야 한다. KOTRA 무역관과 인터뷰한 스포츠용품 판매점 관계자는 “신학기를 준비하는 기간 중 유소년 스포츠용품 판매가 활기를 띠는데, 전년에 비해 축구, 농구 등 팀 스포츠용품 판매 증가가 눈에 띈다”고 전했다.
KOTRA 무역관은 “경쟁이 치열한 미 스포츠용품 시장에서 기업들은 맞춤형 골프채와 같은 특화된 고품질 제품을 통해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면서 “외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소매업체에 직접 판매하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이나 IT와 결합한 스마트 스포츠용품으로 차별화하면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면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포장에서부터 친환경 원료 제품을 바탕으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친다면 환경에 관심이 많은 미국 내 MZ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OTRA 댈러스 무역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