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스페인 소비자들은 보수적인 성향 때문에 기존에 구매하던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만 대도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의 우수한 가성비와 효능에 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구매가 활발한 편이다. 음악,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한류 콘텐츠가 스페인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한국인들의 피부 관리법과 화장법에 대한 관심이 커진 점도 한국 화장품 판매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한국산 화장품 수입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HS코드 3304를 기준으로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2018년 1005만 유로에서 2021년에는 1495만 유로로 48.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1081만 유로의 화장품을 한국에서 수입해 전년 동기 대비 44.5% 늘었다.
하지만 경쟁국에 비해 한국 화장품의 스페인 시장 진입 정도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스페인의 전체 화장품 수입 중 한국산의 비중은 상반기 기준 1.8%로 프랑스(38.7%), 독일(15.9%), 이탈리아(9.6%) 등과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스페인에서 한국 화장품을 판매 중인 유통업체들에 따르면 많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스페인에 진출한 상태여서 신규 공급처 발굴보다 이미 수입 중인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들어 눈에 띄는 것은 한국 화장품 취급 바이어들이 다른 뷰티용품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 화장품으로 시작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미용용품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요즘 스페인 소비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품목 중 하나는 네일용품이다. 스페인의 네일아트는 여전히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는 정도인데, 한국의 경우 다양한 색상의 매니큐어는 물론, 네일스티커, 젤 타입 네일, 네일파츠 등 손톱 위를 다양하고 화려하게 장식하는 많은 제품이 개발 및 출시돼 있다. 이들 네일아트 용품들이 스페인 언론이나 개인 블로그에 소개되고 있으며 스페인 일부 화장품 바이어도 이런 추세에 맞춰 한국의 네일아트 공급처 발굴에 나서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피부 관리용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추세다. 특히 한국 화장품 붐을 선도했던 마스크팩이 스페인에서 대중화돼 화장품 매장뿐만 아니라 일반 슈퍼마켓에서도 판매되면서 바이어들은 단가가 다소 높더라도 기존 제품과 차별되면서 피부 개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에 눈 돌리고 있다. 미세 전류 마스크팩이 대표적인데, 이 제품을 수입 중인 스페인 바이어 A사에 따르면 높은 단가에도 현지 피부관리실을 중심으로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밖에 가정용 피부관리 기기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스페인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값비싼 피부관리 서비스 이용을 줄이는 대신 가정에서 직접 피부를 관리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한국은 HIFU, 갈바닉 이온, 고주파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한 가정용 피부 관리기기를 판매하고 있어 고물가 시대의 틈새시장으로 스페인 바이어를 공략해볼 만하다.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