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비 트렌드 5

kimswed 2023.08.09 05:59 조회 수 : 61

프랑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의 물가 상승률은 5.2%로 10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식품 물가는 6.8%나 됐고 공산품의 오름폭도 컸다. 역대급 물가는 프랑스인들의 소비 트렌드를 변화시키고 있는데 가장 두드러진 다섯 가지를 정리했다.
 
①저가 수입상품과 ‘초저가할인매장’(HDS)에 대한 인식 변화=식품과 가정용품을 중심으로 저가 상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닐슨IQ 관계자는 매체 프랑스인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년간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고급화가 유행했지만 현재의 트렌드는 바이오 등 프리미엄 제품을 줄이고 기본 제품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조사업체 칸터 관계자도 일간지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가정의 26%가 외국어로 포장된 동유럽산 저렴한 브랜드의 비누, 세제, 화장지 등 가정용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저가 할인유통 브랜드의 자체 브랜드(PB) 상품도 인기다. 르몽드에 따르면 2021년 프랑스의 소비재 전반의 매출 증가율이 2%에 머문 데 반해 초저가 할인 유통망 알디의 경우 11%가 증가했고 리들 6%, 네토는 10% 이상 늘었다. 
 
또한 작년에는 71%의 프랑스인이 저가 식료품 유통망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초저가 할인매장에 대한 프랑스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합리적인 이미지로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추어 프랑스 유통기업 까르푸는 올해 가을부터 파리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반 소비자 대상 대용량 저가상품 매장 아타카다오를 테스트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②수리 가능성이 높은 지속 가능한 상품의 인기=프랑스의 경제 전문지 레제코에 따르면 작년부터 중고 상품의 인기와 함께 보다 오랜 기간 사용이 가능한 상품, 즉 ‘수리 가능성 지표’를 부착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랑스는 2021년부터 특정 가전제품에 수리 가능성 지표 부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수리 가능성 지표란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가전제품이 판매된 이후 고장이 났을 때 수리가 가능한 범위를 지표로 환산해 표기한 스티커다. 제품의 수리 가능범위를 계산해 1~10점으로 표기되고 점수가 올라감에 따라 붉은색에서 오렌지색, 노란색, 연두색, 녹색으로 변한다. 
 
2021년 1월 드럼세탁기, 스마트폰, 노트북, 텔레비전, 잔디 깎는 기계 등 5가지 전기전자 제품을 시작으로 지표 부착을 의무화했고 작년 11월부터는 그 범위를 식기세척기, 청소기, 고압 청소기로 넓혀 시행 중이다.
 
전자제품 전자상거래 플랫폼 벨롱의 경우 지속 가능하고 수리 가능한 가전제품을 판매한다는 원칙을 내걸고 ‘5년 보증 제도’를 운영하면서 각 제품의 성격에 따라 ‘더 오래 사용하는 법’, ‘수리하는 법’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소파, 의자, 테이블, 조명 등 가구로 상품의 범위를 확장했다.
 
고장난 가전제품 수리를 위한 전문가를 48시간 안에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2018년 탄생한 프랑스 스타트업 머피는 작년 11월 일간지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가전제품 수리 서비스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매달 평균 5000건의 요청이 들어오는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수리공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머피는 연간 12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시장 조사기관 소핀코와 IPEA가 공동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 가정의 60%는 가구를 직접 수리하고 7%는 전문가에게 수리를 맡기며 20%만이 새로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절반이 넘는 프랑스인은 ‘가구 수리비용은 새로 구입하는 가격의 15%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고려한다’고 답했다. 가전제품의 경우 수리해서 사용하면 새로 구입하는 비용의 평균 66%를 절약할 수 있다.
 
③재택근무의 일상화로 사무용 가구, 사무용품 수요 지속=정부의 이동제한 조치에 따라 광범위하게 시행됐던 재택근무는 팬데믹 이후에도 일상적인 근무형태로 자리 잡았고 이에 따른 사무가구 및 사무용품 수요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핀코가 발표한 ‘프랑스인과 집 : 소비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2022년 직장인의 30.1%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했고 64%는 ‘가정 내 업무공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재택근무의 빈도를 보면 ‘주 1회’라고 대답한 직장인이 2021년에는 19.2%였으나 2022년에는 21.0%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 4일 재택근무’라고 한 비율도 5.4%에서 5.8%로 늘었다.
 
이에 따라 가정용 사무용품 및 가구 수요 또한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의 9%가 ‘아직 가정 내 사무공간을 만들지 않은 상태’라고 했는데 올해 구입 계획에 있는 업무공간 용품으로 20.7%가 ‘사무용 의자’, 19.3%는 ‘책상’, 18.2% ‘사무용품’, 12.8% ‘정리 공간’을 각각 꼽았다.
 
④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친환경 대체 이동수단 수요 증가=고유가와 인플레이션으로 자가용 이용이 줄고 팬데믹 이후 대중교통 이용이 감소하면서 올해는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등 대체 이동수단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소핀코에 따르면 프랑스 가정의 50% 이상이 자전거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중 전기자전거 비율은 10% 정도로 나타났다.
 
소핀코는 “올해 약 5%의 프랑스 가정이 전기자전거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이 비율은 약 140만 대의 전기자전거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수치”라고 분석했다. 르몽드는 또한 최근 기사에서 “2021년 프랑스에서 팔린 전동킥보드는 90만 대로 이는 2020년 대비 42%가 증가한 수치이며 전동킥보드 부품 공급망에 문제만 없다면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프랑스의 전동킥보드 사용자는 약 250만 명이며 유럽 최대의 전동킥보드 시장으로 꼽힌다.
 
⑤구매보다 임대, ‘물건 도서관’ 출현=프랑스의 중고 물품 시장 또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세르피에 따르면 2021년 프랑스의 중고제품 거래시장 규모는 90억 유로로 전년보다 21% 증가했다. 세르피는 이 시장이 곧 100억 유로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프랑스 소비자들은 중고 상품을 구매하는 이유로 경제적인 이유와 함께 과소비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환경적 이유를 꼽았다. 51%는 ‘환경에 대한 책임감으로 중고 제품을 구매한다’고 했고 86%는 ‘낭비 방지 운동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했으며 75%는 ‘물건의 재활용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의류 소매업체 직원 J씨는 KOTRA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값싼 의류제품의 대량 생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되면서 친환경, 재활용 소재 사용 등 책임감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중고 시장은 요즘 소비자들의 수요에 딱 맞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작년부터 프랑스에서 나타난 ‘물건 도서관’도 중고 물품의 인기를 반영한다. 물건 도서관은 연중 구독 서비스로 운영되며 한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물건들을 빌려준다. 축제기간이나 바캉스 기간의 텐트, 물건을 고치기 위한 공구 등이 그 예다. 
 
파리 근교 몽트뢰유에 위치한 물건 도서관 ‘라봄’은 작년 4월 문을 열었다. 소비자는 라봄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여 물품을 검색할 수 있고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 회원 가입 후 온라인으로 빌릴 수 있다. 임대 비용은 0~10유로로 물건마다 다르다. 라봄은 또한 매주 시민들을 대상으로 물건 수리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KOTRA 파리 무역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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