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명주’ 마오타이

kimswed 2023.09.05 06:10 조회 수 : 55

마오타이는 명실상부한 중국 최고의 명주다. 구이저우성 런화이시 마오타이전에서 수수를 원료로 만들어진 마오타이는 여러 가지 향을 가진 중국 술 가운데 진하고 구수한 장향형 백주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800년이라는 장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이미 중국인들의 인식 속에 확고한 지위를 가진 술인 만큼 마오타이는 광고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오타이는 종류가 다양하고 생산년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올해 3월 기준 가장 보편적으로 팔리는 2022년산 마오타이 페이티엔 53도 500㎖짜리는 2500~3500위안이다.
 
값비싼 마오타이의 주요 타깃은 중국 내 약 1억 명의 중산층 및 상류층이다. 2022년 기준 1000만~1억 위안의 자산가는 약 3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 그룹 역시 마오타이의 주요 소비군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세분화하면 40대 이상의 중소,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글로벌 기업의 임원 및 간부, 금융 및 부동산 업계 핵심 종사자 등이 주 소비층으로 알려져 있다.
 
마오타이는 크게 세 가지 상황에서 소비된다. 첫 번째는 선물용이다. 마오타이는 상대방의 취향을 불문하고 훌륭한 선택지 중 하나로 꼽힌다. 두 번째는 손님 접대다. 상대방을 각별하게 대우하고 싶거나 각종 기념일 등의 특수 상황에서 마오타이는 최고의 접대용 주류다. 많은 중국인은 마오타이를 내놓으면 접대 레벨이 한 단계 올라간다고 여긴다. 세 번째는 수집 및 소장용이다. 마오타이의 지속적인 가격 상승은 많은 중국인들에게 유용한 재테크 수단으로 여겨지게 했다.
 
백주 시장에서 누구도 넘보기 힘든 단단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마오타이지만 그들에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젊은이들이 백주 대신 맥주나 와인 등 저알코올 주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내 백주 생산량은 2016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해 1358만 톤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7년 처음으로 감소했고 작년까지 6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결과 2022년에는 2016년 생산량의 절반 미만 수준으로 급감했다.
 
중국의 백주 생산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마오타이 생산량은 소폭이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 이후의 증가율은 예전에 비해 전체적으로 줄어들긴 했다. 2022년 기준 마오타이는 5만6800톤이 생산됐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2015년 이후 마오타이의 병당 출고가와 시장가가 급격하게 벌어졌다는 사실이다. 2015년만 해도 마오타이 출고가와 실제로 소비자들이 구입할 수 있는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 출고가의 10% 정도를 추가로 지급하면 마오타이를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차이가 점점 벌어지더니 2021년에는 출고가보다 무려 200%가 넘는 프리미엄을 줘야 마오타이 1병을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오타이 몸값이 치솟자 희소성이 있는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제조사인 구이저우마오타이지우주식유한공사의 기업 가치에 도움이 되는 면도 있긴 하다. 하지만 중국 젊은이들은 마오타이를 소비적 관점보다는 자산 증식 및 금융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마시려고 마오타이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되팔아 차익을 얻기 위해 마오타이를 구매하는 것이다.
 
젊은 층의 마오타이에 대한 재테크적 접근이 단깆적으로는 판매량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마오타이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이를 통해 소비를 늘리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마오타이를 첨가한 마오타이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마오타이 본연의 맛을 어필하겠다는 것이 그들이 내세운 젊은 층 공략 전략 중 하나다. 2022년 5월경 처음 출시된 마오타이 아이스크림은 초창기에는 마오타이 술처럼 출고가 대비 3~4배 비싼 가격으로 팔리기도 했으나 지금은 출고가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마오타이 아이스크림은 상온에서 장기간 보존할 수 없으므로 초창기에는 프리미엄이 유지되지 않았다. 마오타이 아이스크림은 알코올 농도 3%로 성인만 구매할 수 있고 오리지널, 매실 맛, 바닐라 맛 등이 있다. 26개를 먹어야 음주 단속에 걸린다고는 하지만 1개를 먹더라도 운전은 자제할 것을 권고받고 있다.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이와 함께 ‘아이(i)마오타이’라는 공식 앱을 출시해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을 위한 마오타이 구매 플랫폼을 개설했다. 이 앱을 통하면 각종 한정판매 주류 예약, 주력 상품 주종 및 마오타이 아이스크림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앱은 포인트를 모아 마오타이를 예약 주문할 수 있는 미션 달성 게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앱을 통하면 가품 걱정 없이 마오타이를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한정 판매품이나 주력 상품은 거의 구입이 불가능하다. 주력 제품인 마오타이 페이티엔 53도는 징둥닷컴, 타오바오 등 공식 대리상이 판매하는 외부 링크로 빼놓은 상태다. 외부 링크에서는 즉시 구매가 불가능하고 매일 특정 시간을 정해놓고 제한적인 수량만 판매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가 그 시간에 맞춰 구매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구매가 어려운 이유는 이 링크를 통할 경우 일반적으로 살 수 있는 가격보다 약 50% 저렴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현재 아이마오타이 내 링크에서는 1499위안에 판매 중이며 출고가인 969위안보다는 비싸지만 시장가인 2970위안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아이마오타이 앱을 통해서 살 수 있는 제품이 상당히 제한적이므로 앱의 유용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가운데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올해 1월 메타버스 게임인 ‘쉰펑디지털월드’를 내놨다. 이 역시 젊은 소비층 공략의 일환인데 이 메타버스 게임이 최근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게임의 플레이 방법은 간단하다. 실제 마오타이 양조 과정을 게임에서 똑같이 재현하면 된다. 마오타이의 원료인 밀과 수수 심기, 낙엽 청소, 짚 베기를 비롯한 각종 퀴즈 맞히기가 게임의 주요 내용이다.
 
이 게임에 접속하는 이들의 궁극적인 이유는 한결같다. 재미보다는 포인트를 획득해 올해 한정품인 24절기 계열의 마오타이를 구매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4절기의 첫 제품인 입춘주는 오직 이 메타버스 게임 앱을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고 500㎖가 3만 병, 100㎖가 8만 병이 준비돼 있지만 정작 순수한 게임 내 퀘스트 수행만으로 구매가 거의 불가능하다.
 
 즉 게임에서 획득한 포인트 순으로 사용자 순위가 정해지고 적어도 1000위까지 올라야 500㎖ 제품을 살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게임을 해본 유저들에 따르면 ‘현질’(게임 내 현금 결제를 통한 포인트 구매)을 하지 않으면 결코 안정적인 순위권에 들 수 없다. 게임에서 모든 이들이 공평한 구매기회를 갖고 마오타이 입춘주를 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전혀 충족되지 못하고 오히려 경매 사이트 등에서 출고가의 2~4배 가격에 팔려 젊은 잠재 구매층의 눈총을 사고 있다.
 
마오타이를 대표 상품으로 보유하고 있는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시장에 상장돼 있으며 3월 초 기준 시가총액이 420조 원이 넘는 중국의 초거대 기업이다. 양조기업이 이토록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 놀랍지만 2021년 매출액 1094억6000만 위안, 순이익 524억6000만 위안의 재무제표를 보면 이해가 간다. 게다가 50%가 넘는 순이익률과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탄탄한 매출과 높은 순이익률을 자랑하지만 구이저우마오타이는 현 상황에 안주할 수가 없다. 비록 고급 백주 시장은 성장세라지만 6년 연속 줄어들고 있는 중국 내 백주 생산량은 최고의 백주인 마오타이에도 위기감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백주 시장 내 점유율도 늘려야 하지만 마오타이의 더 큰 상대는 중국 젊은이들이 최고급 주류 시장에서 선호하는 와인, 샴페인, 위스키, 브랜디 등이다. 젊은이들이 백주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다른 술과 달리 병 모양이 촌스럽고 맛도 너무 독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마오타이로 대표되는 백주 중심의 중국 전통 술자리 문화에 대한 젊은이들의 거부감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젊은이들은 해외 주류가 곁들여진 분위기나 음식이 백주를 마실 때보다 세련되고 트렌디해서 자신들과 어울린다고 여긴다. 이들이 퇴근 후 모임에서 가볍게 마시는 저알코올 맥주 또한 백주 소비량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 선전시 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젊은 층 공략을 위한 다양한 시도 가운데 아이스크림 출시와 앱 개발은 최신 트렌드에 부합하지만 메타버스 게임은 긍정적인 효과보다 논란이 많은 것 같다”며 “중국 젊은이들에게 ‘마오타이는 마시는 술이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을 전한 KOTRA 무역관은 “한국 주류업계는 중국 청년들이 백주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맛의 맥주, 한국 소주, 과일 맛을 첨가한 저도주, 무알코올주, 과일주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맛도 맛이지만 마케팅 측면에서 술이 담긴 병, 캔 등의 디자인 및 재질과 함께 술과 함께 즐기기 적합한 음식과 분위기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KOTRA 선전 무역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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