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활용 K-마이스 강국 만들기 앞장서는 전문가
 
 
‘현장과 이론을 겸비한 전문가’ 서병로 건국대 글로벌MICE 연계전공 교수는 현재 마이스(MICE) 분야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학계 전문가다. 
 
1989년 대학 졸업 후 여행사에서 10년간 국제회의 기획업무를 담당한 서 교수는 마이스 분야 석박사 과정을 밟고 현재까지 20년 넘게 강단에서 마이스 인재 양성과 정책 개발에 매진해 왔다. 
 
그동안 내놓은 마이스 관련 도서와 교재·수업서가 20권을 넘는다. 한국지역문화콘텐츠연구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그는 10곳이 넘는 지자체에서 마이스 관련 심사·평가·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서병로 건국대 교수는 “국내 행사 참가를 위해 방한한 외국인이 떠날 때 ‘그 행사를 회상하게 해야 한다’”며 감흥 있는 행사 기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이스 분야에 다양한 도서를 쓴 서 교수가 서울 광진구 건국대 교수실에서 저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김준배 기자]
●태국에서 체감한 ‘국제의료서비스’ = 서병로 교수의 업적 가운데 하나로 국내에 ‘국제의료관광 서비스’ 도입을 꼽을 수 있다. 
 
시작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수로서 학생들과 태국으로 졸업여행을 떠난 서 교수는 당시 한 학생의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급하게 병원을 찾았는데, 그곳에 한국어 통역사(의료관광 코디네이터)가 상주하고 있었던 것. 일행들 모두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통역사 덕분에 학생은 수월하게 진료를 받았다. 
 
서 교수는 국내에 돌아와 관련 제도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의료서비스 수준이 높아 해외에서 의료관광을 온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는 의료관광 코디네이터가 없다”며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의료관광 산업론을 시작으로 관련 서비스 도입을 위한 도서를 집필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서적 발간과 동시에 학술세미나를 열고 정부와 국회에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도입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국제의료관광 코디네이터’라는 국가자격증이 만들어졌다. 그는 이 분야 대표 전문가로 EBS에서 자격증 특강을 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정부에서도 의료관광객의 부가가치가 높다는 것에 공감했던 것 같다”며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들은 해외 전시회에서 의사를 대신해 외국인 환자 유치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문과대에 개설한 마이스 연계전공 = 서 교수가 건국대에 합류하게 된 것은 글로벌 마이스 연계전공을 대학에 제안한 것이 계기다. 
 
연계전공은 2개 이상의 학과나 전공을 연계하여 개설한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졸업 시 2개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 문과대학 학생들이 낮은 취업률로 고민하자 대학에서 2016년 기획했다. 
 
마이스 연계전공은 2017년 처음 도입됐다. 과정은 쉽지 않다. 3~4학년 총 4학기 동안 4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방학 두 달간은 현장실습을 나가야 하고, 마지막 학기에는 기업체 실습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첫 학기부터 학생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개설 첫 학기 경쟁률이 무려 5대 1이었습니다. 게다가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지원해 학점이 가장 낮은 학생이 3.93점(4.5점 만점)이었습니다. 연계전공이라는 메리트와 미래 비전이 보이니 대거 몰린 것이죠.”
 
서 교수는 이들 연계전공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부단히 뛰어다녔다. 100개가 넘는 국내 기업과 한국에 진출한 외국 마이스 기업들과 일일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공 이수자들의 마이스 업계 진출을 위해서다. 
 
서 교수는 “우수한 인재가 필요한 마이스 기업들이 공감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이스 연계전공 이수 학생들의 진로가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서병로 건국대 교수는 2011년부터 다양한 마이스 행사의 기획 및 개발, 연구에 참여했다. 사진은 지난해 ‘2022 고양 데스티네이션위크’ 조직위원장을 맡아 행사의 성공에 기여한 공로로 이동환 고양시장(왼쪽)으로부터 감사장을 받는 서병로 교수. [사진=서병로 교수]
 
▲서병로 건국대 교수는 지역 마이스 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2020년 서 교수가 산청군과 기획해 진행한 ‘Z세대가 보는 산청여행 세미나’ 모습. 젊은 세대들이 즐길 수 있는 여행 포인트 발굴로 다양한 세대가 함께 하는 관광지를 만들기 위해 기획했다. [사진=서병로 교수]
●K-컬처 인기 ‘K-마이스’로 이어가야 = 서병로 교수는 K-마이스 산업 성장 가능성을 크게 봤다. 최근 크게 주목받는 K-컬처가 한몫을 할 것이란 이유를 들었다.
 
서 교수는 “최근 60개국 대사·영사·참사들을 대상으로 K-컬처에 대한 특강을 했는데 이들의 한국 문화에 관심이 상당했다”며 “많은 참석자들이 발표자료를 요청했는데 이는 K-컬처를 분석해 자국에 보내서 연구하려는 목적이다. K-컬처에 대한 해외의 관심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최근 대학을 찾는 외국인을 보면 아시아인 위주에서 유럽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국격이 높아진 것도 있지만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마이스 기획력에 있어서 상당한 차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서 교수는 “우리나라는 무엇보다 엔터테인먼트에서 경쟁력이 뛰어나다. ‘흥’이 있는 문화이기 때문”이라며 “독특한 프로그램에다가 참가자의 니즈(요구)를 만족할 수 있는 기획으로 한국 마이스 비즈니스를 접한 외국인들은 다시 한국 찾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지속적인 마이스 성장을 위해 국제기구의 한국 유치에 관심 가질 것을 제안했다.
 
“벨기에가 국제회의를 많이 개최하는 것은 현지에 국제기구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국제기구를 많이 한국에 유치함으로써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부와 지자체에 마이스 전문가가 활동해야 한다는 점도 제안했다. 우리나라 공무원 사회가 순환보직이다 보니 실무자의 전문성은 떨어지고 사업의 연속성이 끊겨 글로벌 경쟁력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전문가가 중장기적인 그림을 그려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사업을 펼쳐야 한다”며 “순환보직체제에서는 지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속초를 국제 마이스 도시로 = 서 교수는 지난해부터 정부 지원으로 속초시 투자 선도지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2400만 명이 찾은 속초에 제대로 된 컨벤션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속초의 볼거리·먹을거리·즐길거리 등을 고려한다면 해외에 내놓아도 컨벤션 비즈니스를 펼치는데 충분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서 교수의 분석이다. 
 
세계적인 마이스 도시로 변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곳이 ‘속초’라고 강조한 서 교수는 “컨벤션센터와 숙박시설 등을 갖추고 국제행사를 유치한다면 양질의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 교수는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떠나면서 ‘그 행사를 회상하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스타벅스를 처음 방문하면 다시 찾고 싶은 것처럼 국내에 열린 전시회 또는 국제회의에 참여한 후 다시 찾고 싶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이어 “정부·산업계와의 지속적인 연구와 협조로 외국인에게 ‘가고 싶은 국제전시회’하면 바로 입에서 나올 수 있는 그런 글로벌 브랜드 전시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소속 : 건국대학교 문과대학 글로벌 MICE연계전공 교수
 
• 주요 프로젝트 : 킨텍스 구역의 MICE시설 복합화방안, 여수 MICE대학생 온라인경연대회(기획), 세계명상대회(기획)
 
• 주요 저서 : MICE산업론, MICE경영과 마케팅, 컨벤션기획사2급 수험서
 
• 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지속가능한 혁신으로 MICE산업의 미래를 개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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