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 자며 현장 챙기는 ‘인센티브 투어’ 베테랑
신석원 하나투어비즈니스 상무는 업계가 인정하는 인센티브 투어 전문가다. 1990년대 중반 여행업계에 뛰어들어 10년간 해외 인센티브 투어를 책임졌다.
인센티브 투어는 기업에서 성과가 우수한 임직원에 대해 보상이나 포상 수단으로 실시하는 관광이나 여행을 통칭한다.
그는 엄청난 노력파다. 일 처리에 빈틈이 없다. 동남아에서 3박 5일 동안 진행되는 인센티브 투어 기간에 하루 1~2시간만 수면을 취한다. ‘챙길 것이 많다’는 게 이유다.
신 상무는 인센티브 투어 성공 요인으로 ‘감동’을 꼽았다. 고객에게 감동을 줘야, 포상금 이상의 만족감이 있다는 설명이다.
●훌쩍 떠난 배낭여행이 업(業)으로 = 신 상무의 여행업계 입사 과정이 흥미롭다. 대학 2학년 때인 1991년의 일이다. 서울 종로에서 우연히 본 전단에 끌려 들어간 여행사에서 ‘45일 유럽 배낭여행 상품’을 계약했다. 아르바이트 급여를 받은 날이었다.
말이 배낭여행 상품이지 항공권, 유레일패스권 그리고 첫날 호텔 숙박권이 전부였다. 배낭여행은커녕 해외여행도 흔치 않던 시절이다.
그렇게 떠난 유럽 배낭여행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첫날은 심지어 길거리에서 노숙했다. 영국 런던의 예약된 호텔은 일반 주택과 흡사했다. 여장을 풀고 외출했다가 결국 밤새 찾지 못했다. 스마트폰은 물론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다.
그래도 45일 동안 확실한 깨달음이 있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신 상무는 “파리의 개선문·에펠탑을 봤을 때 그동안 생각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교과서에 실린 조각상도 크기가 작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책으로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제대로 깨달았다. 그에게 해외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했고, 자연스럽게 여행업계로 이끌었다.
●영업부터 차근히 실력 쌓아 = 신 상무는 1996년 여행업계에 뛰어든 이후 IMF 외환위기 당시 잠시 쉰 것을 제외하고는 이 분야를 지켰다. 처음에는 배낭여행 경험을 살려 ‘유럽 배낭여행 상품’을 담당했다.
신 상무는 “제가 대학을 졸업했을 당시만 해도 배낭여행 경험자는 단과대학에 한명 정도”라고 말했다. 해외여행 B2B 영업, 해외호텔 예약 영업, 호텔 예약시스템 구축, 영업본부 지역 총괄 등을 담당하며 신 상무는 여행 분야에서 실력을 쌓았다.
그리고 2014년 하나투어에서 법인사업부 신설을 주도한다. 그동안의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당시 굵직한 대기업들은 이미 계열 여행사를 이용했다. 신 상무는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의 자존심을 살려야 했다.
신 상무가 내놓은 첫 번째 카드는 법인 대상 멤버십인 ‘하나트래비즈’다. 고객 확보를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법인에도 마일리지를 제공하고, 365일 24시간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 상무는 “해외 출장을 가다 보면 다양한 변수로 인해 비행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24시간 언제나 항공·호텔을 변경할 수 있도록 처음 시스템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멤버십 제도가 자리 잡자, 이용 횟수에 따라 마일리지를 추가 제공하는 등 서비스를 높였다. 이를 통해 7년 동안 확보한 법인 고객 수가 2500개사에 달했다.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한 수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감동’ 제공 = 인센티브 투어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신 상무는 ‘감동’을 들었다.
“직원들은 인센티브로 ‘여행’보다는 ‘현금’을 원합니다. 예를 들어 100만원 포상금과 100만원 짜리 여행상품을 고르라면 당연히 포상금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여행상품이 200만~300만원 값어치를 제공한다면 달라집니다. 이를 위해서는 감동을 줘야 합니다. 그래야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올라가죠.”
신 상무는 인센티브 투어는 출발 전에는 ‘설렘’, 돌아온 후에는 ‘자랑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렘부터 자랑거리를 모두 제공해야, 현금 이상의 가치를 느낀다는 설명이다.
그런 가치를 얻는 사례가 궁금했다. 요리사(셰프) 동행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방송에서 보던 요리사를 해외에서 만난다. 그는 사전에 식자재를 소개하고 오픈된 주방에서 요리해 음식을 제공한다. 쿠킹클래스도 열어, 요리 팁도 전한다.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희열과 감동을 느낀다.
실망스럽게 끝날 수 있었던 인센티브 투어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례도 소개했다. 동남아의 야외 레스토랑에서 파티를 기획했는데, 비가 많이 내려 실내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신 상무는 레스토랑을 설득해, 대형 천막을 급하게 준비했다. 천막 주변에는 현지 전통 전등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신 상무는 “비가 내리는 낭만적인 분위기 속에서 만찬을 하니, 모두 호평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하루에 1~2시간 자며 현장 챙겨 = 신 상무는 해외 투어 기간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수면시간은 하루에 한두 시간에 불과하다.
신 상무는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그렇게 된다. 숙면을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외 인센티브 투어는 대개 3명이 한 팀으로 움직인다. 만찬 후 뒤풀이를 마치면 대개 자정을 넘는다. 그리고 뒷정리 후 다음날 일정을 챙기다 보면 새벽이 다가온다. 조식은 아침 6시부터 제공하니, 그 전에 현장을 지켜야 한다.
신 상무는 “3박5일 해외 인센티브 투어용 실행계획 문서가 60페이지에 달한다. 시간대별로 할 것과 주의할 점 등이 가득 담겨 있다”며 “하나씩 챙기다 보면 잠이 오지를 않는다”고 웃음을 지었다.
●글로벌 여행사 한국 진출에 대비= 신 상무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년부터 IT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해외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2022년 해외출장관리시스템(BTMS)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기업의 출장자는 직접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하고 실시간 변경도 가능하다. 당연히 기업 관리자도 모니터링 한다.
지난해에는 여행복지 서비스도 가동했다. 기업의 복지포인트와 연계된다. 여행업계 가운데 BTMS와 복지몰 연동을 모두 구현한 곳은 하나투어비즈니스가 처음이다. 신 상무는 IT화에 대해 ‘변화하는 트렌드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선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나투어비즈니스에 대해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행사를 진행하는 회사’로 소개했다.
신 상무는 “해외에 나가보면 현지 상황에 따라 계획대로 진행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철저한 준비로 약속한 일정을 모두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것이 저희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고 강조했다.
• 회사설립 : 1995년 9월
• 대표 행사 : 기업체 인센티브 투어 100회 이상, 학술대회 80회 이상 유치
• 조직 모토 : ‘GUNGHO’ - 무한한 열정과 에너지를 갖고 임무에 최선을 다하자.
• MICE산업 발전을 위한 한마디 : 참가자의 설렘과 자부심을 위해 창의적이고 감동이 있는 콘텐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