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노인 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이들을 위한 가전제품 시장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꾸준히 증가하는 노년층=제7차 전국 인구조사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2억64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8.7%에 달한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60세 이상 인구는 꾸준히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2021년 실버경제 규모가 5조7000억 위안까지 커졌다.
중국은 고령화 사회에 진입 중
1. 노인용 스마트 기술 개발 지원
중국 정부는 건강과 의료 문제뿐만 아니라 노인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고심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가 이미 생활 곳곳에 침투했지만 정작 노인들은 이들 기기의 유용함과 편리함을 크게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의미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 가전제품은 성장 여력이 크다. 중국 정부도 노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젊은 세대의 양로 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노인용 스마트 가전제품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2020년 11월 발표한 ‘노년층의 스마트 기술 활용 어려움을 확실하게 해결하는 방안’에서 “노년층이 스마트 기술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전통 생활방식과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이들에게 더욱 원활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후 2021년 6월 중국가전연구원은 미디아, 하이센스 등 가전제품 기업과 함께 ‘스마트 가전제품의 노년층 적용 기술’을 발표했고 7월에는 샤오미, 스카이워스, 하이센스, 창홍, TCL, 콘카, 샤프 등이 공동으로 ‘스마트 TV 노년층 적응 설계 기술 요구’를 작성해 배포했다.
2. 미디아그룹, 노인 전용 가전제품 시리즈 최초 출시
2016년 미디아그룹과 장난대학은 노인 전용 가전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를 시작했고 2021년 5월 55세 이상의 실버족을 겨냥한 ‘메이이샹’ 시리즈를 선보였다. 메이이샹 시리즈는 가스레인지, 온수기, 환풍기를 포함하는데 노년층의 안전과 편리함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스마트홈 가전제품이다.
이 가운데 환풍기는 인덕션에 불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켜진다. 요리할 때도 스마트 듀얼 인버터 기술을 통해 풍압과 풍력이 자동 조절돼 자주 고개를 들어 손으로 환풍기를 조작할 필요가 없다. 요리 후 불을 끄면 환풍기도 남은 연기를 모두 흡수하고 꺼지도록 설계됐다.
노인들은 기억력 감소로 가전제품, 특히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면서 불을 끄는 것을 잊어버리곤 해 사고 발생 비율이 높다. 미디아 메이이샹 가스레인지는 냄비가 음식물이 없는 상태에서 가열되고 있거나 기름 온도가 너무 높다고 판단하면 스스로 전원을 끄고 경보를 울린다. 또한 시간제 소등 기능이 있어 설정된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불이 꺼져 조리하는 동안 가스레인지 옆에서 대기할 필요가 없다.
메이이샹 환풍기는 자동으로 압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 연기가 역류하지 않고 분당 22m의 강한 바람이 나와 연기를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 원터치 셀프 클리닝 기능이 탑재돼 있어 2분 고압 세척과 3분 건조만으로 내부 얼룩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낙상 방지 호출 전기온수기는 원터치 호출 버튼을 갖추고 있고 방수 및 낙상 방지 기능이 있어 샤워실에 설치할 수 있다. 낙상 등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버튼을 눌러 구조를 요청할 수 있으며 온수기는 지속적인 경고음을 울린다. 또한 자녀나 다른 보호자에게 전화 연결이 가능해 노인들의 욕실 안전을 지원한다. 앱으로 원격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녀나 보호자가 다른 곳에 있더라도 실시간으로 부모의 기계 사용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고온 살균과 은이온 소독 기술을 갖춰 물탱크 속 유해 세균을 제거해 노인의 취약한 피부 장벽을 보호해준다. 온수기 스크린과 표시되는 숫자가 커서 쉽게 누를 수 있고 조작 패널도 간단해 돋보기를 쓰지 않아도 숫자를 볼 수 있다.
미디아는 노인 전용 실험실을 설치해 노인이 있는 가정에 맞춤형 스마트홈 솔루션과 제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노인 피부에 맞는 고온 살균 열수기, 은이온 살균 식기세척기, 저당 밥솥, 혈당계 등이 있다. 조작 패널 단순화와 자주 사용하는 기능 유지 외에 메이쥐 앱을 통해 샤오메이 스피커와 연결하면 노인들도 음성으로 미디아의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가전제품을 통제할 수 있다.
3. 하이얼그룹, 노후 아파트에 스마트홈 노후화 솔루션 제공
하이얼은 주로 스마트홈 개념에서 출발해 노인들의 노후 생활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세탁기는 큰 화면, 큰 글자, 큰 그림으로 된 조작 패널과 함께 음성 세탁 기능이 탑재돼 있다. 세탁이 끝나면 자동 건조대에 쉽게 빨래를 널 수 있다. 냉장고는 원클릭으로 식재료 주문이 가능하고 노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식단을 제공한다. 또한 오븐과 연동해 시간과 온도를 자동으로 설정할 수 있고 가스레인지 자동 차단 기능도 지원한다.
스마트 침실은 노인의 수면 상태를 감지해 온도에 맞는 에어컨 바람을 스스로 설정하며 스마트 거실은 노인이 리모컨 없이 음성만으로도 텔레비전을 켤 수 있게 해준다. 욕실에서는 음성으로 온수기 제어는 물론 수온 자동 조절도 가능하다. 스마트 타월은 자동 가열, 소독, 건조 기능이 있다. 센서를 부착해 노인의 생체 신호를 감시하고 넘어짐, 호흡 이상 등을 감시하며 즉시 경보를 울린다.
하이얼 스마트홈 시스템은 아파트 설계 시 기본 시스템으로 장착해야 설치가 쉽기 때문에 기존 주택보다는 신규 분양주택에 도입하기에 적합하다. 일부 시스템이나 제품만 설치할 경우 비용 부담이 큰 편이다.
4. 거리그룹, 노인용 에어컨 개발
거리그룹은 2021년 5월 ‘신톈웡’ 노인용 에어컨을 출시해 고령자의 신체 상태에 따라 바람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직풍 방지 및 살균 장치 기능도 탑재했다. 노인 전용 음성방송 기능은 음성만으로 에어컨을 조작할 수 있다.
파나소닉도 노인 맞춤형 가전제품 솔루션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하우스 솔루션 중 비데 커버는 리모컨과 본체에 모두 비상호출 버튼을 설치해 버튼을 누르면 본체에서 경보음이 울리면서 가족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5.티몰, 노인용 가전 개조 솔루션 제공
=올해 5월 티몰가전은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구이저우에서 공익 프로젝트인 ‘따뜻한 홈 계획-노인용 가전 개조’를 시작했다. 티몰은 2만 개의 가전 판매상과 연합해 구이저우, 충칭, 베이징, 쿤밍 등지의 어려운 노인 가정 800가구에 전용 가전제품을 보내 이들의 스마트 가전제품 사용 교육을 돕기로 했다. 또한 향후 더 많은 가전 브랜드와 맞춤형 노인용 가전 개조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6.우리 기업 시사점
아오웨이윈왕의 연구에 따르면 생활방식에 따라 중국 실버 인구의 소비 관심사는 다르다. 독거노인은 제품 기능이 실용적이고 단순하며 가격 대비 성능, 안전, 내구성에 대한 요구가 높은 반면 자녀와 동거하는 노인은 첨단 기술 제품을 선호하고 가격 민감도가 낮다. 자녀들이 비용 문제를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KOTRA 무역관이 산둥성 가전 판매기업 담당자와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노년층 사용자의 진정한 니즈를 연구해야 이들에게 알맞은 스마트 가전제품을 설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전제품의 외관은 노인의 키와 손 높이, 엉덩이 넓이, 앉은키 등에 맞게 높이, 저장공간의 깊이 그리고 도어 개폐방식 및 각도 등을 재설계해야 한다.
가전제품의 제어방식 중 음성 교류를 활성화해 자녀들의 휴대폰 원격 조정을 보조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품뿐만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노년층의 특성을 고려해 상담, 설명 등과 같은 밀착형 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할 필요가 있다.
KOTRA 칭다오 무역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