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 주 관 변호사 (ljkmail@korea.com)


무역업
외국과 물건을 사고 파는 교역은 예로부터 부를 쌓는 좋은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비단이 오고 갔다던 실크로드가 생긴 것도 외국과 교역을 통해 부를 쌓아보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고 콜롬부스가 인도로 가는 신항로를 개척하겠다면서 망망대해를 향해 용감하게 배를 몰고 나선 것도 결국 외국과의 교역을 통해 부를 쌓아보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날에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외국과의 교역, 즉 ‘무역’을 통해 사업의 기회를 만들어 보려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무역업은 공장을 짓는 등의 특별한 설비투자가 필요하지 않고 또 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는 좋은 안목이 있으면 소규모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해도 적잖은 이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입품을 팔아볼까
  이 곳 베트남에 살고 계신 교민 여러분들 가운데도 많은 분들께서 ‘한국에서 품질 좋은 물건을 수입하여 판매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오토바이나 중고차, 베트남에서도 역시 사용이 가능하다는 중고핸드폰(정말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라면이나 김치 등 생각하여 보신 아이템도 다양할 것입니다. 또한 베트남이 세계‘무역’기구인 WTO에 가입하였으니 무역업은 당연히 완전 개방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셨을 것입니다. 실제로 저희 사무실을 찾아 오시는 분들 가운데 상당 수의 분들께서 무역업에 대한 법률자문을 구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오늘은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계신 무역업, 그 가운데서도 물건을 베트남에 수입하는 것에 대하여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100% 단독투자 가능할까
수입업에 관하여 많은 분들께서 궁금해 하시는 것이 100% 한국인 단독투자형태로 무역회사 설립이 가능한지 여부입니다. 아마도 수입업을 하시려는 분들의 많은 수가 한 두 가지 아이템을 가지고 작은 규모로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사업으로서 수입업을 생각하신 것인데, 사업 시작 단계부터 적당한 베트남 파트너를 찾아 합작사업으로만 수입업을 할 수 있다면 이는 적잖이 난감한 일이기 때문인 듯 합니다. 이 점에 관하여는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의 WTO 양허안이 효력을 발생한 직후인 올해 2월 12일, Decree No. 23/2007을 제정하여 100% 외국인 단독투자를 허용하였습니다.


수입업 완전개방?
수입업에 100% 외국인 단독투자가 허용된다는 법령도 있으니 수입업은 완전개방된 것일까요? 그런데 이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올해 7월 17일 무역 및 유통에 관한 또 하나의 법령을 제정하였는데 Circular No 09/2007이 그것입니다. Circular No 09/2007은 앞에서 말씀 드린 Decree No. 23/2007의 보완입법인데, 외국투자 무역(수출입)업자의 권리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는 법령입니다.
       그런데 이 Circular No 09/2007은 외국투자 수입업자의 판매 방법에 상당한 제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면 외국투자 수입업자는 수입품을 판매를 위해 독자적인 시설(매장 등)을 갖출 수 없고(제3조 제2항), 수입품은 품목별로 당해 물품을 거래 또는 유통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업체(현재 베트남업체뿐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하 편의상 ‘유통업체’라고 부르겠습니다) 가운데 오직 하나를 정하여 그 유통업체에게만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제3조 제1항 d호).


남는 장사가 될 수 있을까
어쨌거나 수입업에 있어 100% 외국인 단독투자가 가능하고, 제한된 판매방법이기는 하지만 적당한 유통업체를 찾는다면 그 유통업체에게 수입한 물건을 팔 수도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하지만, 하나의 유통업체를 지정하고 그 업체에게만 수입품을 팔 수 있는 상황에서 과연 수입한 물건에 적절한 이윤을 붙여 팔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상인이라도 물건을 살 사람이 1명으로 정해져 있다면 비싼 값에 팔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수출업은 어떨까
그렇다면 베트남의 좋은 물건을 사서 한국이나 다른 외국으로 수출하는 것은 어떨까요? 베트남에서 수출업을 하는 회사를 설립하는 것 역시 앞서 말씀 드린, 같은 법령에 근거하여 100% 외국투자 회사로 가능합니다. 그리고 수출업에도 수입업의 판매방법 제한과 유사한 구매방법의 제한이 있는데, 수출업의 경우에는 1개의 유통업체는 아니고 다수의 일정한 권한이 있는 유통업체로부터 수출할 물품을 구매해야 합니다. 그래도 역시 일반 개인이나 수출할 물품을 판매할 권한을 갖지 못한 기업으로부터는 물건을 구매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상당한 제한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베트남이 이러한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은 이제 방금 WTO체제에 들어온 베트남이 세계경제에 대한 적응기간을 벌어 보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베트남이 조만간 이러한 제한을 철폐할 것으로 보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전망이고, 베트남 당국도 2009년부터 외국투자자와의 완전 경쟁을 준비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 때가 오면 제2의 장보고가 이 곳 교민 여러분들 가운데서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