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위기

kimswed 2008.12.12 11:32 조회 수 : 1195 추천:339





글 : 한 영 민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전세계에는 매서운 경제 한파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특히 수출 즉, 남에게 물건을 팔아야만 살 수 있는 한국의 경우, 세계 경제의 침체에 따른 파장은 어떤 방어막도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급기야 올 4분기 성장전망이 마이너스로 돌아 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더욱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민들은 10년 전 그 끔찍했던 IMF시절을 떠올리며 불안한 심사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때는 그래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몇몇 나라만이 겪은 외환위기에 불과한지라 우리만 잘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단순논리가 작용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의 본질이 그것과 다르다. 전세계가 다 함께 겪는 경제 위기인지라 그 대처 방식이 훨씬 복합적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이다 싶은 것은 위기마다 등장하는 우리나라 최고 지도자들이 그 위기를 극복할 잠재적 능력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이다. 선진국과 국제 기구의 도움이 필요했던 IMF때는 국제적인 인권지도자로서의 김대중 대통령의 명성이 다른 나라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데 긍정적인 힘으로 작용을 했고 이번처럼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에는 남들보다 뭔가는 다를 수 있다는 경제 전문가인 이명박 대통령이 등장했으니 그 역시 한국의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이렇게 정신 없이 흔들리는 세계 경제의 요동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이런 사태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걱정하듯이 정말 피할 수 없는 심각한 위기로 우리 모두를 절망의 늪으로 인도하고 말 것인가? 혹은 이런 위기가 기회로 활용되지는 않을까? 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이 글을 쓴다.

먼저 지금의 경제위기가 어떤 상황인지 좀 파악을 해보자. 실체를 알아야 뭔가 대처방안이라도 세우지 않겠는가? 이번 경제 위기는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부동산을 담보로 한 모기지 금융이 부실로 이어지며 시작했다는데, 그렇다면 먼저 경제에 거품이 빠진다는 말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할 것이다.

거품이라는 것은 쉬운 예로 회사에서 당좌거래를 트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당좌거래란 은행과 일정금액의 신용거래를 약정하고 그 금액한도에서 당좌수표나 약속어음을 끊어 자금 유동성을 높이는 것이라 보면 된다. 이 경우 실제 가지고 있는 순수자금보다 몇 배 이상의 금액을 거래에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거품이 빠진다는 말은 바로 이 당좌거래가 정지되어 순수 자금으로만 거래를 해야 한다는 뜻과 같다.

이렇게 되면 어떤 현상이 생길 까? 당장 자금이 적어지니 기본적으로 거래량이 축소되고 그 만큼 이익 창출 역시 어려워진다. 거래량이 작아지니 그 회사에 납품하던 관련 회사들 역시 납품량이 줄어들고, 꼬리를 물고 그 다음 회사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 회사의 거래가 절반 이하로 줄었는데 직원은 그대로 있고 급료도 많은 이익을 창출할 때만큼 높다면 당연히 정리해고가 생기고 급료도 인하될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이런 현상이 너나 없이 생겨나게 되니 일자리에 목메고 있는 일반 국민은 그야말로 언제 모가지가 날아갈지 모르는 불안심리에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고 소비의 하락은 전체 시장의 축소와 경기침체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제대로 걸렸다 싶은 것은 바로 이 사태의 시작이 세계 경제에 가장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금융계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가 어느 날 갑자기 거래량을 왕창 줄인 셈이다. 그 여파가 어찌되겠는가? 아무런 잘못도 없이 모두 줄줄이 엮여나갈게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상황이 일반국민에게 미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미 우리가 IMF때 경험해봐서 알듯이 돈의 흐름이 바뀐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던 곳에 돈이 마르고 그 돈들이 안전하다는 믿어지는 확실한 루트만을 다니게 되는데, 이는 마치 넓게 퍼진 지역에 골고루 흐르던 강물이 갑자기 몇 개의 좁고 깊은 여러 고랑으로 이루어진 강바닥을 만나는 꼴이다. 깊은 고랑에는 수량이 많아지고 바닥이 높은 지역에는 물이 마른다. 결국 여러 분야에 골고루 흐르던 돈이 특정 분야로 몰리는 불균형이 일어난다. 불행하게도 돈의 특성상 있는 자는 넘치도록 갖게 되고, 없는 자는 손가락 빨아야 하는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되는 것이다.

그저 회사에서 나오는 봉급이 수입의 전부인 직장인이나, 소비자들의 눈치 속에 조그만 물건을 팔아가며 근근이 꾸려가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밀려오는 셈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어째든 살아가야 하지 않는가? 그럼 어찌해야 살아남고 나아가 이런 위기를 오히려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다 함께 연구 좀 해보자.

먼저 자신이 속한 분야에 돈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짚어봐야 한다. 땡볕 아래 접시 물처럼 급격하게 말라버릴 것인지, 깊은 고랑 속의 물처럼 넘쳐흐를 것인지 파악을 해보자. IFM때의 경험을 살피면 어떤 분야가 불경기에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돈이 흐르는 분야를 찾아 전업을 하던가, 그래도 그런대로 버틸만한 구석이 있다면 작아진 파이를 자신에게 돌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본지에도 당장 몇몇 광고주들이 광고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빠지겠다는 통고가 들어온다. 그런데 어떤 회사는 오히려 새로운 디자인으로 더 크게 내 달라는 곳도 있다. 불경기일수록 작아진 파이를 자신에게 끌어오기 위해 홍보가 더욱 중요하다는 발상이다. 다만 홍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광고 디자인과 매체 선정에 더욱 신경을 쓴다는 말이다.


변화란 항상 위기와 기회라는 양면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의 변화는 더욱 그렇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빈자로 전락하는 공동의 패배자가 될 위기의 순간이다. 그러나 돈이라는 한정된 재화가 존재하는 만큼 그전보다 더 큰 성공의 기회를 맞이하는 사람도 생기는 것이 당연한 자연의 이치다. 어느 쪽에 서기를 원하시는가? 그저 여러 사람들이 다 그러니까 하며 그들의 방식을 무의식적으로 따라가며 빈자의 대열에 합류할 것인가? 아니면 역 발상으로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것인가?


경제 한파가 한국을 강타한 IMF때 많은 업체가 무조건 지출을 줄인다는 명분으로 베트남을 철수했다. 그러나 오히려 몇몇 업체는 한국의 규모를 축소하고 베트남의 투자를 늘였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그 당시 철수 했던 기업은 어렵게 다시 진출을 준비해야 했고 그때 진출한 회사는 이미 베트남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이제부터는 모든 사람들이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초 긴축 생활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칠 것이다. 회사 역시 마찬가지다. 돈 안 되는 부서를 없애고 최소한의 인원만 남기는 잔인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된다. 가능한 지출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팔아 치우고 처분할만한 부동산도 매각하고 모든 투자 계획은 보류될 것이다. 마치 한가하게 흥청거리며 거닐던 길에 갑자기 소나기가 퍼붓듯이 쏟아지자 모두 처마 밑으로, 버스 정류장 등으로 비를 피할 만한 것을 찾아 몸을 감추는 꼴이다. 그들과 함께 비를 피할 것인지 과감히 비를 맞으며 소나기 덕분에 한가해진 거리를 질주하여 목적지에 먼저 도달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위기의 순간을 기회로 전환시킨다는 것은 대충 머리 굴려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남들과 다른 발상을 기반으로 철저한 연구와 조사를 거쳐 마련한 신중한 방안을 과감히 실행하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난세를 피해 몸을 감출 것인지 난세에 탄생되는 영웅으로 거듭날 것인지를 숙고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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