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기부족

kimswed 2009.01.05 10:29 조회 수 : 1619 추천:358





베트남에 살면서 불평하는 것 중 하나가 ‘전기’와 관련된 일들이다. 아직 전기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아 예고치 않은 정전이 자주발생하기 때문이다.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5~7월 한낮이나 열대야가 한창인 한밤중에 갑자기 전기가 끊겨 선풍기조차 켜지 못하고 밤을 꼬박 샌 경험을 한번쯤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베트남 전기소비량은 연간 13% 이상 증가하였다. 전기라는 것이 인프라 중에서도 기초가 되는 것인지라 경제성장률 보다 증가폭이 컸던 것이다.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도시화로 하노이와 호치민과 같은 대도시의 전기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소비량 증가의 중요한 원인이다. 또한 산업화의 영향으로 산업용으로 사용되는 전기량이 전체 소비량의 50%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산업용전기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베트남 건설부에 따른면 이러한 추세가 2020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하니,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발전소 가운데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회사는 Pha Lai 화력발전소(상장코드:PPC)다. 하노이에서 모 항공회사의 TV 광고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하롱베이’를 1시간정도 가다 보면 커다란 굴뚝에서 솟구쳐 나오는 연기가 장관인 공장을 지나가게 된다. 여기가 바로 Hai Duong이라는 지역에 위치한 Pha Lai 화력발전소다. Pha Lai 화력발전소(이하 PPC)의 연간생산력은 1천40MW로 Hoa Binh 수력발전소, Phy My 화력발전소에 이어 베트남에서 세번째로 큰 규모다. 2008년 연말 현재 시가총액은 약 3.3억 달러로 시가총액순위 11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1982년 최초로 설립되었으며, 1995년 베트남 전력청인 EVN(Electricity of Vietnam)에 속하게 된다. 이후 2005년 11월 기업공개를 거쳐 2006년 5월 하노이 거래센타에 상장되어 거래되다 2007년 1월 호치민 거래소로 이전되어 거래되고 있다.

2008년 말 현재 베트남 상장시장에서는 PPC외에도 3개의 발전소가 상장되어 거래되고 있다. 베트남 대표 수력발전소인 VSH를 비롯하여 TBC, SJD가 그것이다. 표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PPC와 비교하여 발전규모나 시가총액이 작은 편이며, 화력이 아닌 수력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화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의 장단점은 생산비용과 안정적 생산능력으로 간단하게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화력발전소의 경우 생산비용이 석탄과 석유가격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반면, 연료만 확보된다면 안정적인 생산은 가능할 것이다. 수력발전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운용비용으로 유지가 가능하겠지만, 날씨 등과 같은 자연재해에 다소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초기설비 비용이 한번에 투자되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하고 회사 내용을 살펴야 할 것이다.

PPC의 경우 생산비용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Hai Duong지역은 하노이에서 가까울 뿐만 아니라 베트남 대표 석탄생산지인 Quang Ninh성과도 가깝다. 따라서 철도와 해로 등을 통해 석탄을 저렴하게 운반할 수 있어 다른 발전소에 비해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체 전기생산량의 10%를 담당하고 있으며, 특히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지역 공급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향후 베트남의 전기소비량 증가를 감안할 경우 EVN을 통한 전력판매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전기 가격이 2010년까지 kWh당 581.9동으로 고정되어 있어 원료 가격 상승시 전기가격 조정여부가 기업손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전반적인 PPC의 영업활동은 향후 10년 이상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불거지고 있는 문제는 환율급변으로 인한 재무손실 부분이다. 지난 2008년 11월 호치민 거래소는 PPC에 공식경고장을 발송하였다. 3분기 기업실적 발표당시 세후이익이 7천930억동이라는 점만 밝히고, 일본으로부터 차입한 대출금에 대한 설명을 제외하였기 때문이다. PPC는 지난 2006년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 : Japanese Bank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으로부터 약500억엔을 대출 받았다. EVN이 JBIC로부터 차입한 자금을 재대출 받는 형태로, 23년간 매년 원금의 5% 가량을 갚아나가는 방식이다. 대출금리는 2.63%로 2008년 베트남에서의 기업대출자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해 엔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대규모 환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2007년 142동에 불과하던 엔이 2008년말 현재 180동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율리스크를 줄이기 위하여 2008년 예정보다 많은 89억엔을 상환하였으며, 환헷지를 위한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으나, 상황이 그렇게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베트남 정부가 수출을 장려하기 위하여 동화약세를 용인하고 있으며, 2009년 달러마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환율변동으로 인한 추가 손실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대출 문제에 대한 PPC의 대응을 면밀하게 살피면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강문경 주식영업본부장(미래에셋증권 베트남 합작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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