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프라코어솔루션

kimswed 2016.06.08 08:52 조회 수 : 92

드론」 상품 발굴에서
국내유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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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맹민성 대리
화학제품, 화장품, 소형가전, 드론

 

인프라코어솔루션은 20명 정도의 직원들로 구성된 작은 회사이다. 우리 회사가 예전부터 해온 사업은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휴대전화 및 데이터 대여 사업이었기 때문에 갓 생긴 무역부서에 배치된 인원은 5명이 채 되지 않았다. 처음에 취급하기 시작한 품목은 화학제품이었다. 중개무역이었기 때문에 해당 품목에 전문성을 가질 여유는 없었고 단지 이윤이 확보되는 바이어와 가격대를 찾아 분주히 움직이는 비즈니스였다.
우리 부서는 이에 염증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닭고기, 계육 수입을 추진하였다. 닭고기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 했다. 종류도 많고 용어도 제각각이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전자무역의 시대라지만 닭고기를 수입해 올 해외 도축업자들의 정보는 쉽게 찾아지지 않았다. 필리핀 등 몇몇 나라를 분주히 뒤져가며 유럽계의 한 계육회사를 찾아내었다.

 

만만치 않은 수입 비즈니스
견적도 내보고 이것저것 분주히 준비하는 와중에 조류 독감이 불어 닥쳤다. 추진하던 사업을 중단하게 되었다. 소형 가전, 화장품 등을 공급받아 수출을 하려 했으나, 현지 인증, 소비성향 등의 차이를 비롯하여 넘어야 할 걸림돌이 많아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어려웠다. 소량으로 샘플만 주고받을 뿐이었다.
이때부터 새로운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 노트북을 붙들고 지내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생각부터 바꾸어야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수입을 할지, 수출을 할지 방향을 다시 잡기로 하였다. 해외에 나가 현지 시장상황, 소비성향, 인기품목 등을 파악하기가 어렵고, 언어 실력이 유창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 수출대신 수입 쪽을 생각하였다.


일단 물건이 있어야 장사를 할 것이고 외국어는 파는 것보단 사올 때 적게 쓰일 것이란 생각에서도 수입업을 결정하였다. 수입을 하려고 결정한 이후에는 들여올 물건을 미친듯이 찾기 시작했다. 무역협회에서 제공하는 메일링 정보 등을 받아보고 매일매일 사이트 검색을 해보는 등 대학시절 무역 공부를 하면서 한번쯤은 들어본 듯한 수단은 모두 사용해 보기도 했다.

 

B2B, 검색엔진으로 품목찾아
e-마켓플레이스를 200개 넘게 살펴보고 10개 이상 가입한 후에 판매자들에게 메일을 보내는 단순 무식한 방법부터 시작하였다. 하지만 마음이 급해서일까 답변이 오는 일은 거의 없었다. 있더라도 ‘가족이 많이 아프니 100달러만 기부해 달라’라는 엉뚱한 내용들이었다.
e-마켓플레이스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검색엔진들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유투브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지나가다 본 신기한 제품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동영상에 많은 정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다수의 단어 조합을 만들어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이때는 한 개만 걸려라 하는 생각이 컸던 듯하다. 그러던 어느 날 동영상 하나가 내 눈을 의심케 했다. 바로 지금 우리가 총판하고 있는 드론 제품의 홍보 동영상이었다.


이 제품은 프랑스 회사에서 공급하는 것이었다. 1960년대부터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해왔다고는 하지만, 그리 큰 규모의 회사로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제품의 모든 점이 특별하고 놀라워 보였기 때문에 상담을 시작하였다. 몇 가지 간단한 질문을 포함하여 메일을 보낸 후 긍정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말미에 국내 어느 회사와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아직 계약은 하지 않았다는 설명도 있었다.

 

드론 동영상에서 가능성 발견
이때부터 우리의 강점을 적극 홍보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기존에 다른 분야의 여러 품목을 다뤄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거래기업이 많은 편이다. 그 중에는 유통업체도 몇몇 있었기 때문에 만약 우리와 계약을 한다면 즉각적으로 그 유통망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제안에 매력을 느꼈는지 우호적인 답변이 이어졌다. 내가 대화를 하던 상대방은 그 회사의 이사였는데 긍정적인 답변과 우호적인 태도가 계속되었기 때문에 막연히 ‘아, 이 제품은 우리가 가져올 수 있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품을 수입하기 위한 요건들과 인증을 충족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였다. 드론이라는 것이 국내에 막 이슈화되기 시작할 때라 그런지 HS코드조차 없었다.


수입 절차를 밟기 위해 HS코드 발급 신청을 하고 인증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첫 번째 난관이 시작되었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설계도와 회로 등 기밀서류가 필요했는데, NDA(기밀유지협약) 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프랑스 공급업체는 관련 서류 제공을 꺼렸다. ‘NDA는 단지 계약서일 뿐 그들이 우리를 완전히 믿지 못하는구나’ 하며 이해하였다. 정식 중개업체와 시험기관을 끼고 하는 것조차 꺼렸기 때문에 난감하였다.

 

복잡했던 수입준비 과정
우리는 드론 비즈니스에도 적절한 시기가 있다고 생각하고 협상을 시작한 입장이었다. 우리가 예상한 일정에 따라 빡빡하게 맞춰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몇 번 튕겨보려 했던 것도 이내 포기한 상황이었다. 상대방 기업에게는 우리 회사가 드론을 처음 취급하려 한다는 것이 약점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우리 회사가 어수룩하게 보였는지 그들이 제안한 방식은 ‘우리 회사가 프랑스 본사에 대금을 지급하면 중국 생산공장에 기밀서류를 보내고 중국 생산공장은 현지 중개업체에 의뢰한 다음 한국에 있는 중개업체가 일을 넘겨받아 한국 시험기관에 신청을 하면 서류가 이들을 따라 움직인 뒤 우리 회사로 인증을 발급하는’ 복잡한 과정이었다. 이 방식은 인증비용이 배로 늘어나기 때문에 참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입을 위해선 필요한 부분이었으므로 이를 감수하고 두 달을 기다리게 되었다.


기다리는 동안 다른 필요사항들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운송을 하려면 MSDS(안전보건공단 화학물질정보)가 필요한데, 프랑스 회사가 보낸 서류는 유효기간이 만료된 문서였다. 이 사실을 알려주고 재발급 받는 데에 다시 한달가량 소요되었다. 계약 협상과정 중 두 번째 난관이 발생했다. 우리와 호의적인 대화를 나누었던 담당이사 이외에는 다른 사람이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고, 담당이사는 우리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사장이 참조할 수 있도록 전달해주고 있었다. 우리에게 일절 말을 걸지 않았던 사장이 계약 직전, 마지막으로 계약서에 들어갈 수량과 가격을 재확인할 때 갑자기 대화에 끼어 들었다. A4 용지 2장 분량의 메일이었는데 우리의 최초 주문량이 크지 않기 때문에 담당이사와 얘기했던 수량별 단가로 공급할 수 없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수입단가·라벨링 등도 치밀하게 대응
우리는 이에 큰 충격을 받았고, 3일 정도를 대책회의를 한 후에 인정에 호소하기도 하고 압박도 하면서 구슬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여 서로 어느 정도 양보한 내용으로 합의를 할 수 있었다. 잘 마무리되긴 했지만 며칠 동안 밤을 새며 마음고생을 해야했다. 어느덧 예약된 항공편으로 물건들이 들어올 시기가 되었다. 프랑스 회사의 사장이 중국 공장에 직접 가서 우리의 주문수량을 직접 검수할 정도로 각별히 신경써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선적과정에서도 예기치 못했던 해프닝이 생기기도 했다. 라벨링의 문제로 일정이 2일 정도 지연되었는데 현지 포워더의 실수로 선적 일정을 2건 잡아놓고 1건을 취소하지 않아 운임을 두배로 부담하게될 상황이었다. 현지 공장과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탓에 생긴 사건이었다. 현지 포워더에게 직접 연락하여 가까스로 1건을 취소할 수 있었다.


수출업체 쪽에서 가격정보의 노출을 우려하여 현지 포워더가 우리와의 직접 연결을 상당히 꺼려했다는 것을 안 것은 한참 후에 일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계약서 작업이 마무리되었다. 우리는 2주가량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가며 10장이 넘는 계약서를 준비하였는데, 상대방은 ‘나머지는 상관습대로 합시다’라며 2장짜리로 줄여서 보내왔다. 허탈함을 느끼면서도 뿌듯함이 들었고 검토 한 후에 사인과 도장을 찍음으로써 총판 계약까지 완료되었다.

 

드론아, 이제 날아보자
지금 이 제품은 국내 판매에서 나쁘지 않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박람회, 전시회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고 참여할 때마다 관람객들의 관심을 집중시켜 쉴 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10월 말에는 한국기계전에도 출품을 할 예정이다. 모든 것이 처음 겪어보는 일이고 우리의 힘으로 품목 선정부터 계약종료를 넘어 마케팅, 판매, 고객관리까지 해내고 있는 첫 번째 수입 프로젝트이다. 폭발적인 반응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수입을 통해 성과를 얻어낸 흔치 않은 품목이라는 점에서 참 정이 간다. 드론을 수입하여 체계적으로 유통한 것은 우리 회사의 역량을 다른 업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무기가 되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있을 것인지 기대가 되고 이제야 무역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생겨난 것이었다. 또한, 작은 회사로 하여금 잊지 못할 첫 무역의 추억을 선사해준 ‘전자무역’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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