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부동산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상하이 교민들도 호치민과 하노이 부동산에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상하이에서 부동산으로 재미(?)를 봤던 일부 교민들은 물론 구베이 홍췐루 일대의 치솟는 집값을 손 놓고 보고만 있던 교민들 역시 절호의 기회로 보는 분위기다.
포시즌R&T 김형술 대표는 “호치민 부동산 시장에서 상하이 교민들 얘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현지 교민들이 의아해하며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상하이에서 온 한국 사람들은 왜 집을 보지도 않고 사느냐’는 것이다.
베트남 현지 공인중개사 탄도부동산 김효성 대표도 “우리 고객의 60%가 상하이 교민일 만큼 베트남 부동산에 관심이 높다. 주로 200~300만 위안대 주택이 매매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얼마 전 상하이 열린공간에서 진행된 ‘베트남 부동산 설명회’에는 현지 부동산시장의 실체를 확인하고자 하는 40여명 주부들이 참석해 궁금증을 쏟아냈다. 금수강남에 거주하는 이 모씨는 “상하이에 오래 살았지만 집 살 시기를 놓친 게 두고두고 후회가 됐다. 상하이 집값이 너무 올라 구매가 힘든 상황에서 베트남 부동산이 여건과 가격, 전망 등에서 끌리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분 것은 작년 7월 외국인의 주택 소유요건이 완화되면서부터다. 발 빠른 상하이 교민 중에는 이미 현지 방문을 통해 1군부터 12군까지의 위치와 분양 아파트 리스트, 한국 기업의 위치 등을 미리 파악해두기도 했다.
구매로 이어진 건도 상당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올해 1분기 베트남에 새로 설립된 부동산 기업은 약 600개로 작년 동기 대비 146%나 급증했다. 등록 자본금도 2조3931억 원으로 407%나 뛰었다. 현지 부동산 컨설팅 업체에 따르면 앞으로 3년간 호치민에 6만3800가구, 하노이에 6만1000가구의 아파트가 각각 공급될 전망이다.
상하이에 부는 베트남 부동산 바람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상하이 K부동산 업체는 “2000년대 초 중국 부동산 성공은 저환율, 저가, 부동산 장려정책이 주원인이었다. 현재 베트남은 환율이 다소 불안정하고 대출규제 등 상하이와는 조금은 다른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정책 등이 안정화된 후 입성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워했다.
그러나 이런 우려에 대해 현지 부동산 업계는 부동산 수요의 완만한 증가, 금리와 물가의 안정적 수준 등을 고려할 때 거품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은 이르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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