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이면 벌떼처럼 몰려드는 오토바이 사이로 조금 특이한 형태의 움직임이 보인다. 자전거도 아니고 오토바이도 아닌 전기자전거다. 최근 베트남 도로에 전기자전거가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전기자전거는 자전거, 스쿠터, 오토바이 등의 대체재로 베트남에 새롭게 등장했다. 여전히 베트남의 도로는 오토바이가 점령하고 있지만 전기자전거는 자신만의 장점으로 그 인기를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

 

 

▷매력적인 전기자전거의 순기능

 

전기자전거는 첫째 친환경적이다. 베트남 도로 위의 오토바이들은 교통 혼잡과 더불어 대기오염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베트남 정부도 오토바이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결코 쉽지 않다. 호치민 시내는 조금만 걸어 다녀도 극심한 매연 탓에 목이 아플 지경이다. 전기자전거는 연료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베트남에 아주 안성맞춤이다.

 

두번째로는 금전적인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전기자전거는 오토바이와 달리 등록신고를 할 필요가 없다. 또한 가격도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대당 380달러에서 710달러 선이다)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연료가 불필요하므로 전기자전거로 출퇴근하면 한달에 5만 동(약 2.4달러)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오토바이 출퇴근 비용이 월 50만 동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굉장히 매력적인 수치다. 또한 운전면허증이 불필요해 젊은 학생이나 아이들이 좋아한다.

 

 

▷이대로 괜찮을까?

 

이런 장점을 가진 전기자전거이지만 도입 전부터 체계를 갖추지 못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전기자전거는 국내는 물론 중국, 태국, 일본 등지에서 생산되다 보니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그러나 오토바이처럼 엄격한 검사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리스트 작성과 신고만으로 수입이 이루어져 안전성과 품질 감시와 감독이 부족하다. 첫 보급 후 몇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관련 당국은 전기자전거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기준과 규정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자전거는 시속 25km를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일부 전기자전거는 시속 40km를 넘기도 하며 60~70km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도 아무렇지 않게 판매되고 있다. 대부분의 전기자전거가 시속 20km까지만 브레이크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지 않을 수 없다. 면허가 필요 없다는 장점 때문에 전기자전거는 특히 학생층과 고연령 층이 많이 찾는데 이런 점을 생각한다면 안전성을 더욱 보장할 필요가 있다.

 

확실한 규정 설계와 더불어 사용자들에 대한 안전교육도 필요하다. 하노이 교통경찰에 따르면 전기자전거 운전자와 뒷자리 탑승자의 90%가 안전모를 쓰지 않고 있다. 또한 많은 이들이 전기자전거를 자전거의 대체재로 생각해 경고등이나 백미러, 클랙슨 같은 오토바이용 안전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불완전하긴 하지만 전력으로 구동하는 이륜차인 만큼 사용자도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향방

 

자전거도 아니고 오토바이도 아닌 전기자전거라는 새로운 제품군이 등장하면서 베트남의 법률 시스템에는 많은 틈새가 생겼다. 확실히 베트남 대도시의 갑갑한 공기를 맡아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친환경적인 전기자전거를 두 손 들고 환영할 것이다. 전기자전거의 장점을 잘 살려 관련 지침이 좀 더 체계적으로 갖추어진다면 베트남의 도로에 혁신적인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성유나

베트남 호치민

한국유나이티드제약효성그룹 호치민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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