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골칫거리 대도시 교통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도시철도 부상
○ 자가용 승용차 증가로 인해 베트남 대도시 교통상황은 ‘악화일로’
- 2015년 11월 베트남 교통부 운수국의 발표에 따르면, 하노이와 호찌민 시내에서 주행되고 있는 교통수단(자동차, 오토바이 포함)은 557만 대와 721만 대이며, 이 두 도시의 개인차량 수는 매년 12~15%씩 증가하고 있음. 이렇듯 대도시의 차량 유동량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베트남의 고질적 사회문제인 교통체증이 나날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
- 이에 최근 베트남 교통당국은 대도시 다수 교차로 구간에 고가도로를 건설하는 등 도심지 교통인프라 확충에 힘을 쏟고 있음. 하지만 도시계획과 도시교통시스템 간 연계성 부족으로 인한 교통 공간 부족이 대도시 교통체증의 주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임시방편적 교통인프라 구축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임.
○ 미흡한 대중교통시스템도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한 원인
- 현재 베트남의 대중교통수단은 버스가 유일함. 베트남 교통당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베트남 전국에는 약 1만 대의 버스가 500여 개의 노선을 따라 운행되고 있으며, 하노이와 호찌민시의 경우 각각 91개, 138개 노선에 각 1480대, 2800대의 버스가 배치돼 운행 중임. 하지만 공공버스 이용자 수는 10% 미만인 것으로 추산돼, ‘시민의 발’이 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임.
- 베트남 정부는 2012년 버스를 이용한 공공승객운송 발전안(Decision 280/QD-TTg)을 발표한 데 이어, 2015년에는 공공버스사업 발전 장려정책(Decision 13/2015/QD-TTg)을 내놓는 등 공공버스 노선 확충과 서비스 강화를 통한 교통체증 해소를 적극 추진 중
- 하지만 호찌민시에서 버스주행이 가능한 도로의 비율이 전체 도로의 3분의 1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되는 등, 도로 확대 및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버스노선 수 증대는 오히려 교통체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
○ 도시철도, 대도시 대중교통의 대안으로 떠올라
- 산업화·도시화로 도시 교통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계속 심화되고 있는 대도시 교통난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시철도 건설이 대두되기 시작했음.
- 베트남의 이러한 도시철도 건설 계획안은 유럽, 일본의 ODA 자금을 기반으로 점차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말 베트남의 첫 도시철도 노선이 완공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도시철도 시대가 수년 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기대됨.
□ 베트남 정부의 대도시 도시철도 건설 청사진
○ 하노이 지역 도시철도 건설계획
- 2016년 3월 31일자 「2050년 전망, 2030년까지의 수도 하노이 교통개발계획 결정문(Decision 519/QD-TTg)」에 따르면, 하노이시 당국이 구상하고 있는 도시철도 노선은 총 8개임.
- 이 중 2A호선과 3호선 일부 구간(Nhon하노이역) 시범노선이 현재 건설 단계에 있으며, 각각 올해 말과 2018년에 완공될 예정
□ 노선별 건설 진행상황은?
○ (하노이 2A호선) 2016년 말 완공 목표로 공사에 박차
- 2A호선 노선 건설사업의 재원은 중국 수출입은행의 우대차관으로, 2008년 체결된 베트남과 중국 정부 간 공적개발원조(이하 ODA) 협정에 의해 이 차관 도입이 성사됐음.
- 베트남 교통부의 건설 승인을 따낸 지 3년 만인 2011년 10월 착공에 들어간 하노이 2A호선(Cat Linh-Ha Dong구간) 건설사업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2015년 말에 완공됐어야 함. 하지만 중국 EPC(설계·시공 일괄입찰) 계약자의 지지부진한 공사 진척으로 인해 완공 시기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는 상황. 완공시기가 1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투입 예산도 당초 5억5300만 달러에서 8억6800만 달러까지 상승했음.
- 베트남 도시철도사업관리위원회는 2016년 6월 중순 기준 2A호선 건설공사의 약 74%가 완료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올해 내 완공을 목표로 총력체제에 돌입한 상태. 그러나 올 연말까지의 완공 가능성은 아직까지 가늠할 수 없음.
○ (하노이 3호선) Nhon하노이역 구간 시범노선 건설, 2019년 완공 예상
- 총 12.5㎞ 거리(지하구간 4㎞ 포함)의 Nhon-하노이역 구간 시범노선 건설사업의 총 투자규모는 약 13억 달러. 프랑스 정부와 프랑스개발기구(AFD), 유럽투자은행(EIB), ADB(아시아개발은행)의 ODA 지원(9억9500만 달러) 하에 2010년 9월 공사에 들어간 이 노선의 건설은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은 2019년 경에나 완공될 것으로 예상됨.
- 패키지별로 고가철도 건설공사(총투자규모 약 4750만 달러)에는 우리나라 대림건설이 2014년 4월 수주에 성공해 공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AFD와 EIB 공여자금 총 2015만 달러가 투입될 9개 역사(1개 환승역 포함) 건설 공사에는 Posco E &C가 수주, 2014년 5월 말 착공에 들어갔음. 한편, 가장 최근인 지난해 10월에는 현대 E &C와 Ghella S.p.A(이탈리아)의 컨소시엄이 이 노선의 터널과 지하역 건설을 수주했음.
○ (하노이 1호선) 뇌물 스캔들로 2년째 답보 상태
- 2009년 10월 정부승인을 받은 하노이 1호선 1단계 Yen Vien-Ngoc Hoi 노선(15㎞ 거리) 건설사업은 베트남 철도청 고위관료들의 JTC(일본 교통컨설팅) 뇌물수수 스캔들이 터진 2014년 4월 이래 무기한 중단된 상태임. 이 사업에 승인된 총투자금액은 약 8억7370만 달러로, 공사가 중단되기 전까지 기술설계와 토지조성 명목으로 총 4760만 달러가 집행된 것으로 알려짐.
- 베트남 교통부는 지난해 10월 말, 6명의 뇌물수수 관료들에 대한 양형이 결정된 후 이 노선 건설사업에 대한 재개 의지를 밝혔으며, 해당 구간 공사를 여러 단계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계획임.
○ (호찌민 1호선) 2018년 일부 구간 개통 목표로 진행 중
- 일본 JICA(일본국제협력기구) 자금으로 건설되고 있는 호찌민시 도시철도 1호선은 호찌민 시내 중심부인 1군과 연결되는 핵심 노선(Ben Thanh-Suoi Tien)으로 2012년 8월 말 착공에 들어갔으며(총투자규모 약 25억 달러), 당초 완공 예상시기인 2020년보다 다소 빠른 2018년까지 고가 구간 17.1㎞를, 2019년까지 지하구간 2.6㎞를 완공해 2020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임.
- 이 공사에는 5개 패키지가 포함돼 있는데, 이 중 Sumitomo(일본)와 Cienco 6(베트남)의 컨소시엄이 수주한 고가철도의 교량 건설공사는 올해 4월 말 기준 교량 기둥과 말뚝 공사를 90% 이상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음. 현재 이 노선 건설사업과 관련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나날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으로, 중앙역인 Ben Thanh과 오페라 하우스 지하역에 대규모 지하거리 및 쇼핑몰을 조성하는 안이 일본 및 베트남 기업에 의해 제출돼 검토 과정에 있음.
○ (호찌민 2호선) 이르면 내년 착공 예상
- 호찌민시 도시철도 2호선의 경우 현재 ADB(아시아개발은행), KFW(독일재건은행), EIB(유럽투자은행)의 공여로 건설공사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마쳤으나, 설계 수정과 부지 확보 진척 미진 등으로 인해 아직 공사를 착수하지 못한 상태임.
- 호찌민시 도시철도사업관리위원회는 올해 4분기까지 수정된 안에 대한 모든 서류작업과 시당국의 승인 요청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며, 2017년 노선 건설에 필요한 부지가 확보될 시 2025년 또는 2024년경 2호선이 완공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음.
□ 시사점
○ 베트남 정부의 도시철도 건설사업방식, ODA 중심에서 민간자본 중심으로 전환
- 과거에 비해 어려워진 ODA 수원 여건, 우려할 만한 수준에 다다른 국가 부채상황을 의식한 베트남 정부는 인프라 개발자금 유치의 대안으로 민간자본 유치를 적극 추진 중임.
- 도시철도 건설사업도 예외는 아님. 하노이시 인민위원회가 2016년 6월 4일 발표한 「2016~2020년 민관협력(PPP)사업 방식 투자유치 예상 리스트」의 52개 프로젝트(총투자액 약 150억 달러)에는 도시철도 건설 관련 프로젝트가 4개 포함돼 있음.
- 총투자금액 71억 달러에 달하는 4개 도시철도 프로젝트는 '2016-2020 하노이시 중점 투자유치 프로젝트'로도 분류돼, 민간기업 및 해외투자자의 투자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예상됨.
- 호찌민시당국 역시 도시철도 개발, 운영, 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민간기업 참여가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서울도시철도공사와 호찌민시 도시철도의 PPP 사업 확대를 위한 기술지원 협약을 맺는 등 PPP방식의 도시철도 건설 추진 방침이 사실상 명확해진 상황
○ 지지부진한 공사 진척에 뿔난 베트남, 향후 건설 자금유치 및 시공업체 선정에 보다 신중해질 듯
- 하노이 2A호선(Cat Linh-Ha Dong) 공사가 지체를 거듭하면서, 중국 EPC 계약자와 베트남 정부의 무능력함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음. 공사 과정에서의 안전부주의로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하면서 베트남 국민들의 반중감정도 더욱 고조된 상태
- 또한,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 EPC계약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컨설턴트, 시공 설비 및 자재의 주요 공급자를 차관 공여국이 결정하도록 돼 있는 ODA 협정조건이 이슈가 되면서 하노이시 도시철도 공사는 ODA 자금 사용과 관련한 베트남 정부 및 국민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됨.
- 이에 따라, 향후 도시철도 건설사업의 자금 동원 및 시공 계약자 선정에 있어 베트남 정부 및 도시 철도당국의 보다 신중한 접근과 움직임이 예상됨.
○ 베트남 도시철도 건설사업에서도 한류바람 일으킬 수 있을까?
- 현재 영국을 비롯한 다수 선진국들이 베트남의 도시철도 건설사업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 일본은 이미 베트남 진출 초부터 현지 인프라 사업에 대규모 자금과 기술력을 투입해왔으며, 중국 역시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베트남 인프라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
- 한국의 도시철도 시스템 및 기술력에 대한 베트남 관리자들의 신뢰도와 인지도는 높은 편이나, 다수 국가들이 베트남 도시철도 건설사업 참여를 노리고 있어 한국 유관기관 및 기업들의 보다 적극적인 관계 구축 노력이 요구됨.
- 또한, 도시철도 건설은 시공에 참여하는 건설사뿐만 아니라, 노선 부근 상권 및 부동산 시장, 해당 지역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바, 우리 기업들은 향후 베트남 중앙정부 및 시당국의 도시철도 건설 계획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