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람들에게 오토바이는 매우 중요한 생활의 도구이며 자산이다. 직장인들에게는 출근과 퇴근시 필요하며 자영업자에게는 상품 배달의 수단이다. 버스는 노선이 적고 배차시간이 길며 지하철은 2020년에 첫 노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승용차를 보유한 기업체의 사장님도 좁은 도로여건을 감안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베트남에 먼저 진출한 일본의 혼다 오토바이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베트남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혼다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에는 오토바이 헬멧에 선이 없는 리시버를 장착한 신상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음악을 좋아하는 베트남 사람들이 두 손으로 오토바이를 운전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한 상품이다.
한국에서는 버스나 지하철로 이동하기 때문에 모바일의 트래픽이 출퇴근 시간에 폭증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이 시간대에 모바일은 MP3 역할을 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베트남 사람들의 취미 덕분에 스마트폰 중에서 애플 점유율은 다른 국가에 비하여 무척이나 높다. 2011년도에는 애플의 점유율이 80%를 육박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삼성과 애플이 반분하고 있다.
베트남 거리 중에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교통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가라오케가 있다. 다른 동남아 국가와는 다른 건전한 카라오케이다. 한국의 건전한 노래방이라고 할 수 있다. 노래방의 출입문은 투명해 속이 들여다 보이고 시설은 훌륭하며, 노래방 기기는 모두 한국산 아리랑이다. 노래 도우미는 없다. 저녁시간뿐만 아니라 점심시간에도 점심을 싸고 가서 노래를 부른다. 삼삼오오 친구들과 어울린다. 한국 노래방과 다른 점은 맥주와 안주뿐만 아니라 음식도 판다. 사실상 식당도 겸한다. 노래는 한류스타일이며 한국노래가 나오면 모두 한국어로 따라 부른다. 서서 부르지 않고 젊잖게 앉아서 노래를 부른다. 베트남이 K팝의 발상지인 것도 노래를 좋아하는 베트남 사람들 덕분이다.
결혼식 문화에도 노래는 빠지지 않는다. 결혼식은 대형식당에서 치른다. 결혼식은 양가 집안, 친지들과 노래를 부르며 식사를 같이 하는 아주 중요한 문화행사이다.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가수를 초청하기도 한다. 결혼식이 있는 날에는 좋은 옷으로 치장을 하며 평소에는 화장을 하지 않던 신부 친구의 아가씨들이 화장이며 액세서리로 멋을 낸다. 10명이 한 테이블에 둘러 앉아 맛있는 요리와 노래를 들으며 친목을 다진다. 주말에만 결혼식을 하는 한국과 달리 주중의 저녁에도 결혼식을 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한다. 택시기사가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물어서 한국사람이라고 하니까 박지성을 아느냐고 묻는다. 한국은 월드컵에서 4등을 한 대단한 나라라고 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축구 열기는 베트남의 마케팅에도 적용된다. 롯데마트의 입구 대형입간판에는 메시가 등장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축구나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커피숍에 많은 축구 팬들이 모여든다. 아마도 남자는 다 모이는 듯하다. 대형 삼성, LG TV가 잘 팔리는 것도 축구덕분이다. 유명한 축구 선수의 이력은 한국 사람들보다 더 잘 안다.
대형 커피숍에는 도우미가 손님을 끌어 모은다. 좌석 어디에서나 축구경기를 볼 수 있도록 많은 TV가 있고 TV에서는 축구를 하는데 예쁜 아가씨 DJ는 음악을 틀어준다. 음악 볼륨은 무척 높다. 도우미는 옆에 와서 비싼 음료수를 같이 마셔 준다. 음료수 값은 내기에서 이기는 사람이 모두 내어주기 때문이다. 라이벌이 겨루는 큰 경기에는 내기 금액도 커지기 마련인데 한달 봉급을 걸기도 하고 자신의 중요한 자산인 오토바이를 걸기도 한다고 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당구도 좋아해서 당구장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손님을 많이 유치하기 위해 게임 걸을 고용하기도 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영화를 즐겨 본다. TV 프로그램은 한국 드라마가 많으며 다운로드를 받아서 보기도 한다. 베트남에서 최고의 한국 인기 배우는 김수현과 전지현이다. CGV, 롯데시네마가 영화관 시장을 대부분 점유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발전 유망한 사업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베트남 사람들의 취미나 여가생활은 마케팅에 그대로 적용된다. 뚜레주르의 모델은 김수현이며 베트남에서 잘 팔리는 한국산 한방 화장품의 모델은 전지현이다. 쿠쿠밥솥 등 한국산 제품에는 한국어로 표기한 스티커를 부착하고 심지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도 베트남에서 생산한 제품에 한국어 표기를 하기도 한다.
베트남의 한국 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는 지금 한국기업들이 베트남에 많이 진출하여 시장 점유율을 높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석운 한국-베트남문화교류협회 기획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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