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이 2000달러를 넘어섰다. 1인당 월간 지출액도 200달러를 초과하면서 소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호치민, 하노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현대화된 유통점포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2년까지 부동산가격이 40% 대폭락하면서 주춤했던 대베트남 투자(FDI)가 2013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다.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외환보유고도 늘어나고 환율이 안정화 되어가고 있다. 중단됐던 건설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5만~7만달러의 저가 아파트 등은 거의 소진되어 가는 양상이다. 2014년 7월 1일 외국인도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게 됨에 따라 2015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의 활성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외국기업들이 베트남에 투자하는 분야를 기존의 제조업뿐만 아니라 인프라가 부족한 호텔, 유통 등에도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호치민의 거리 곳곳에서는 재래식 점포가 현대화되어 가는 것을 피부로 느낄 만큼 많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베트남의 소매기업부문 유통기업은 제조를 겸한 기업을 제외하면 2013년 11억달러 이상의 매출액을 달성한 Saigon Union of Trading Cooperatives 꼬?마트(Saigon Co-op), 매출액 5억3400달러 규모의 빅씨(Big C) 슈퍼마켓 체인(Casino CuichardPerrachon SA 계열사), 매출액 4억9000만달러 규모의 Nguyern Kim Trading Joint Sotck사, 매출액 4억8700만달러 규모의 Saigon Jewelry사, 매출액 3억9500만달러 규모의 Mobile World Joint Stock Company, 매출액 2억5500만달러 규모의 PhuNhuan Jewelry Joint Stock Company, 매출액 1억5600만달러 규모의 Pico Joint Stock Company, 매출액 1억3300만달러 규모의 Parkson shopping chain(Lion Group계열사), 매출액 1억200만달러 규모의 Vien Thong A Import Export Trading Production Corporation 순이다
특히 꼬?마트(Co-op mart)는 호치민을 중심으로 59개의 대형마트를 보유하고 있다. 2만개가 넘는 상품을 판매하고 식품전문 중소형 슈퍼마켓인Coopfood를 운영하고 있으며 편의점 사업 등에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같은 토종 베트남 기업 중에서 HAPRO(Hanoi Trading Co)는 하노이를 중심으로 슈퍼마켓, 식품점인 Haprofood, 의류점인 Hapasco 등 다양한 형태의 멀티숍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글로벌 유통기업 베트남으로
외국기업 중 프랑스계 빅씨는 하이퍼마켓 형태로 중소도시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16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독일계 메트로(Metro)는 회원제 형태로 1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말레이시아계 팍슨(Parkson)은 7개의 쇼핑센터 및 5개의 아울렛을 운영 중으로 주로 명품 등 고급 제품을 중심으로 백화점 형태로 유통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베트남 업체인 피비마트(Fivimart)는 호치민을 중심으로 15개 매장 및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 중이다.
한국기업인 롯데쇼핑은 호치민을 중심으로 6개(하노이 1개)의 마트를 개장했으며 2020년까지 60개의 마트를 보유할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2014년 9월2일 호치민시의 다이아몬드 플라자의 지분 50%를 포스코로부터 인수했다. 매장을 새롭게 단장해 연면적 5만7000㎡규모의 백화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하노이에서는 지상 65층, 25만3000㎡ 규모의 롯데센터 하노이를 지었으며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318실 규모의 롯데호텔도 들어섰다. 또한 호치민시 2군 지역인 투티엠 2A지구에서는 10만㎡ 규모의 개발 우선협상권을 확보함에 따라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호텔, 레지던스, 오피스, 아파트 등 복합개발사업인 에코스마트시티를 건설할 계획이다.
응웬낌(Nguyern Kim)은 한국의 하이마트 같은 형태의 전자제품 양판점을 운영 중이다. 경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전자레인지, 믹서기 등의 소형 가전뿐만 아니라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 가전과 스마트폰, 노트북 등 사무기기까지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재래시장 현대식 점포로 탈바꿈
글로벌 유통기업들은 베트남이 다른 동남아 국가인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에 비하여 현대화 점포 비율이 가장 낮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베트남 5개 직할시의 점포 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마트 등 현대화 점포의 매출 비중이 11%선에 머물고 있다. 온라인 쇼핑 등의 판매 비중도 6%선에 그치고 있다. 재래시장 및 재래식 점포가 무려 80%가 넘는 마켓을 형성하고 있다.
5대 직할시의 15만개의 점포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약 10만개의 점포가 재래식 식품점으로 조사됐다. 종전자료와 비교하면 재래식 점포보다 현대식 점포가 더욱 많이 늘어나고 있으며 소비금액도 현대식 점포가 더욱 많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래식 식품점의 점포의 수는 점차 감소하고 현대식 유통망이 증가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 슈퍼마켓 등 비전문 상점에서 발생하는 소매품) 구매의 편의성 및 안전성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소득 증대로 화장품, 음료수, 맥주를 비롯한 주류, 유아용품 판매점 등 비생활 필수품목을 취급하는 매장 수가 늘어나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소비자 가격보단 품질
40세 미만의 인구가 70%에 달하는 베트남의 젊은 소비자 들은 합리적 소비에 눈을 뜨고 브랜드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편의점에서는 담배, 맥주, 유제품, 음료, 컵라면뿐만 아니라 빵, 커피, 도시락 등 즉석 식품의 판매 비중이 증가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 소비자가 구멍가게 보다는 편의점, 슈퍼마켓 등 현대화되어 가는 매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는 것은 향후 저가 제품 위주의 선택에서 탈피해 품질 및 안정성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베트남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에 대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까다로워지는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 시킬 수 있는 품질 향상에 미리 대처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베트남은 한류의 발생지이며 중국과의 껄끄러운 관계 및 일본의 방사능오염에 대한 경계심으로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점을 감안해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향후 자유무역협정(FTA) 및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의 국제통상 재편 등을 염두에 두고 세밀한 검토 및 타당성 분석을 진행한 후에 베트남으로 진출해야 한다.
김석운 한국-베트남문화교류협회 기획위원장(kswks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