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베트남 경제가 미국 대선 결과의 영향으로 당초 6%대 전망보다 다소 낮은 수준의 성장에 그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베트남 정부의 ‘내실화’와 소비 시장 확대가 경제 성장의 새로운 활로이자 우리 기업들에게 신(新)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김극수, iit.kita.net)이 발표한 ‘2017년 베트남 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점검’보고서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자의 당선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탈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베트남의 외국인 투자 유입 및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대외무역 환경 악화 속에 내년 베트남 정부는 올해 가장 큰 이슈로 꼽혔던‘포모사 사태’, ‘정부 부채’문제*로 실추된 대(對)국민 신뢰 회복과 국내 산업구조 개혁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구축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 포모사 사태는 4월 베트남 중동부 해안지역에서 발생한 물고기 집단 폐사 사건으로 대만 철강업체 포모사하띤 제철소의 독성물질 무단 방류 외 정부의 늦장 대응도 주원인으로 지목되어 국민들의 대정부 불신으로까지 증폭된 상황. 정부 부채 규모는 베트남 정부가 상한선으로 제시한 국내총생산(GDP)의 65% 수준을 넘고 있어 정부가 나서서 국영기업 매각 및 민영화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임.
보고서에서는 내년 베트남 경제 환경에서 주목해야 할 4대 이슈로 ▲환경 규제, ▲M&A, ▲농업 혁신, ▲노동생산성을 제시하고 이슈별 예상 사업 기회와 위협을 지적했다. 포모사 사태로 대두된 환경 규제는 외국인 투자기업 에 대한 환경 영향 감시와 처벌 수위가 강화되는 등 현지 사업 추진에 위협이 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폐기물, 상하수도 처리 관련 신규 민관협력 프로젝트 발주 등 새로운 사업 기회도 제공할 전망이다. 또한 정부 부채 해소 때문에 떠오른 M&A 이슈는 국영기업 지분 매각 및 인수합병에 관한 것으로, 과거 현지 기업 설립을 통한 시장 진출에 익숙한 우리 기업들에게 지분 확보를 통한 베트남 시장 진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현지 농업 부문 혁신과 임금 상승 속도에 걸맞은 노동생산성 확보의 필요성 대두는 스마트팜(Smart farm) 수출, 현지 기술교육센터 설립 등의 사업 기회도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보고서는 내년 베트남 경제에서 중요한 성장축을 소비시장의 확대로 보고 주목해야할 4대 소비트렌드로 ▲안전먹거리 수요 확대, ▲옴니채널 부상, ▲My Car 시대의 개막, ▲1인 가구 및 반려동물 증가를 꼽았다. 실제 내년 베트남 가구 지출 규모는 경제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전년대비 11.5% 늘어난 2,701조 베트남동(약 1,174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은미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2017년은 베트남 정부뿐 아니라 국민, 즉 소비자 차원에서도 더 나은, 더 질 좋은, 더 믿을 수 있는 사회경제적 업그레이드를 요구하는 시대적 전환기가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도 과거의 낮은 임금을 이점으로 현지에 진출했던 시각에서 벗어나 베트남의 사회적 인식 향상, 구매력 증대에 발맞춰 선진국 수준에서 요구하는 인증 등을 준비하는 한편 환경 경영, 정도 경영에의 대한 중요성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