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산업통상부 국내시장부서의 응웬 빈 호이(NguyễnVănHội) 부국장이 발표한 유통개발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2017년까지 베트남 소매 및 서비스 매출의 평균 성장률은 매년 10% 이상이다. 이는 GDP 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2017년 말 기준으로 베트남에는 957개의 슈퍼마켓과 189개의 쇼핑센터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은 대도시와 인구밀집 도시지역에 있다. 5대 광역시(하노이, 하이퐁, 다낭, 호찌민, 껀터)의 현대식 유통채널은 나머지 58개 성의 규모와 비슷하다.
보고서는 또한 “유통 인프라 시스템은 불규칙하게 분산되어 있으며 주로 도시에 집중되어있다. 시골과 산악 지역에 있는 시장과 슈퍼마켓의 수는 상대적으로 낮다. 시골 지역 시장은 소규모 소매점에 집중돼있다”고 밝혔다.
대도시의 현대식 유통채널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편의점 채널은 베트남에서 향후 4년간 연간 증가율이 두 자릿수(37.4%)에 이르고 필리핀(24.2%)이나 인도네시아(15.8%)보다 높을 것이라고 식료품 유통연구소(IGD)의 국제식료품 조사결과 자료가 밝혔다.
베트남 산업통상부 보고서는 “베트남에 진출하는 선진국 상품들은 시장조사를 출시하기 전에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반대다. 우리는 먼저 제품을 생산한 후에 시장에서 한번 연구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생산자는 지속 가능한 소비 채널을 구축해야 하며, 소규모 그룹의 상인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며 “운송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물류시스템을 개선해야 하며, 이러한 개선은 생산자에게 더 많은 투자 수익을 남겨주고 경쟁의 잠재력을 높여 준다”고 제안하고 있다.
베트남의 유통채널은 물류시스템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전국적인 유통망을 구축한 기업은 일부 대기업에 국한되어 있다. 외국으로부터 상품으로 수입하는 무역업체 대다수는 영세하며 전국적인 유통 인프라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수입된 상품의 유통 단계는 대체로 수입업체로부터 대기업 유통채널의 벤더를 통해 지역 소비자가 구매하게 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재고관리로 인한 부담 및 물류에 드는 비용이 불어나게 된다.
대기업의 현대식 유통채널은 대도시에 집중돼있으며, 아직도 전체 유통의 70% 이상을 200만 개가 넘는 재래점포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재래식 유통채널은 체계적이고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기에 역부족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닐슨이 발표한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 보고서(Nielsen Việt Nam Smartphone Insights Report 2017)에 따르면 베트남 대도시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는 2017년에 84%이고, 1년 전에는 78%였다. 시골 지역에서는 인구의 89%가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었고 68%는 스마트폰을 소지했다.
이는 베트남 소비자에게 있어 모바일의 영향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브랜드 및 경쟁력 협력 전략 연구소에 따르면 베트남은 인터넷 이용자가 5000만 명이고 60%가 젊은 층이며 스마트폰 소유자의 73%는 상품구매 결정 전에 인터넷에서 정보를 구한다. 베트남 소비자 대부분은 상품 및 서비스를 선택할 때 브랜드의 정체성을 따진다.
시장조사 기업 씨미고(Cimigo)의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2016년도에 인터넷 광고에 투자한 금액은 단지 1500만 달러에 불과하다. 한편, TNS Media Vietnam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광고비용 중 인터넷 광고비용은 5% 미만이다. 95%의 광고비용은 여전히 텔레비전, 신문, 잡지 등 무척이나 비싼 분야에 쓰이고 있다.
디지털 소매기업 FPT 전자상거래 부서의 고 꾸억 바오(Ngo Quoc Bao) 비즈니스 개발 이사에 따르면 모든 구매의 92.2%는 온라인에서의 검색을 거친 뒤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소위 말하는 O2O 거래방식이다.
수입업체 대부분과 재래식 유통채널은 이러한 온라인에서 광고하고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옴니채널(Omni-channel) 소매방식을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진출 후에 매출이 쉽게 오르지 않는다는 점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최대 어려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베트남 진출 전에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이 무엇인지 충분한 시장조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진출 후에는 베트남어 홈페이지를 구축해서 SNS를 통한 저렴한 인터넷 광고로 상품의 장점을 널리 알려야 한다.
어디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지 오프라인 구매처를 소개하고 중소도시의 유통채널을 추가로 확보해 가며 중장기적으로 브랜드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 하지만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들은 이러한 과정에 소홀한 듯하다.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kswks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