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자상거래 협회(VECOM)에 따르면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7년에 25%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이러한 높은 성장은 2020년까지 계속될 예상이다.
베트남에서 온라인쇼핑이 성장하는 것은 젊은 인구의 비중이 높은 것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주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9400만 명의 인구 중 60%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만큼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최대의 메신저 잘로(Zalo)와 대형 언론 징(Zing)의 모기업이며 최대 게임업체인 VNG는 베트남의 유명 온라인쇼핑몰 티키(Tiki.vn)에 투자한 바 있다. VNG의 최신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티키에 대한 투자로 2017년에 2820억 동(124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여 2016년 대비 7배나 큰 손실을 입었다.
VNG는 2016년에 3840억 동(1680만 달러)을 투자해 티키의 플랫폼 지분 38%를 인수한 후에 입은 손실은 3230억 동(1421만 달러)에 이른다. 이미 VNG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는 중국의 텐센트(Tencent)는 자회사이며 유통업체인 징동닷컴(JD.com)을 통해 2018년 초 44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싱가포르 기반 업체이자 텐센트의 자회사인 씨(Sea Limited, Garena)는 자회사인 전자상거래 사이트 샤페(Shopee)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모기업 전자상거래 부분의 지출 증가로 인해 분기별로 3배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전자상거래 부문의 판매 및 마케팅 비용은 올해 1분기에 177.1% 증가한 1억2720만 달러를 기록했다. 씨는 2017년 10월에 미국의 상장공모로 약 8억84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중국의 알리바바(Alibaba)그룹은 2016년 4월 12일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자다(Lazada)에 1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했다. 여기에 2017년 6월에는 1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여 51%의 지분을 83%까지 확대했다. 최근에는 20억 달러를 다시 추가로 투자하여 투자금액을 40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라자다에 대한 투자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진입한 알리바바는 2017년 11월 자사의 전자결제 수단인 알리페이(Alipay)와 베트남 결제공사(NAPAS) 간에 MOU를 체결했다. 텐센트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위챗(WeChat)을 통해 위챗페이(WeChat Pay) 사업을 확장하면서 베트남에서는 에어페이(Airpay)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알리바바는 베트남의 O2O 운송서비스 시장에서 우버(Uber)가 철수하고 독주 중인 그랩(Grab)에 15억 달러를 투자했다. 샤페(shopee)의 모회사인 씨는 전자상거래 및 온라인 결제서비스 에어페이를 확대하기 위해 베트남 최대 여행부문 온라인쇼핑업체 푸디(Foody.vn)의 지분 82%를 64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처럼 베트남의 대형 3대 전자상거래업체가 손실을 감수하면서 한편으로는 인수합병 등으로 몸집을 키우는 목적은 시장점유율 1위를 확보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단기간에 개선하기가 어려운 온라인쇼핑의 사업구조 때문이기도 하다.
시장조사 업체 인포커스 메콩(Infocus Mekong)의 랄프 마테이스(Ralf Matthaes) 전무이사는 베트남의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가장 큰 과제는 물류, 배달, 보관 및 결제라고 말했다. 이는 베트남에 있는 모든 전자상거래 회사들에 해당한다.
마테이스 이사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전국적인 단일 사업자가 없이 분열된 물류 사슬로 인해 손실이 크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약 80%의 소비자가 현금으로 지불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소비자가 신용지불을 사용하기 전까지, 배달 물류가 해결될 때까지 적자를 지속할 것입니다. 판매량이 급증하더라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확대되고 잠재적으로 악화될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회사는 매출을 쉽게 확보하기 위해 플랫폼을 홍보하는 영업 및 마케팅에 많은 시간 및 자금을 투자해왔다. 이에 따라 플랫폼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목적으로 경쟁적으로 시행한 특별 할인행사 및 판촉 캠페인에서 손실을 보았다.
리서치앤마켓의 “베트남 B2C 전자상거래 시장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에서 여행서비스 판매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1%에 불과하다. 자금력이 풍부한 외국 회사들이 베트남에 투자하여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는 베트남의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사업이 본궤도에 이르기까지 길이 멀기만 하다.
주요기업들의 지속적인 투자는 앞으로 베트남의 전자상거래 생태계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베트남에 진출하는 기업은 지금의 베트남 온라인쇼핑 시장이 동남아시아의 다른 대형시장보다 사업구조 측면에서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배달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강구하면서 동시에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도 판매를 겸하는 다채널의 유통시장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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