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7%를 넘어서는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미국-중국의 무역 긴장으로 세계 경제가 후퇴함에 따라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및 IMF 등 주요 글로벌 경제기관들이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을 6.5~6.8%로 낮추어 전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수출증가와 함께 내수시장이 성장하며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에서도 이러한 높은 성장을 이룬 배경에는 FTA 체결에 따른 수출의 질적 향상,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증가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정부의 지칠 줄 모르는 개혁에 대한 노력 및 산업의 최적화를 위한 4차 산업혁명의 추진과 디지털 전환의 능동적인 추진에 따른 효율성의 증가 등을 동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높은 경쟁성장 속에서 베트남을 방문한 2019년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6.2% 증가한 1800만 명을 기록하며 관광산업이 새로운 경제 성장동력으로 내수시장을 더욱 활기차게 하고 있다. 또한, 사회 전반에 걸쳐 생산성 향상요구에 늘어남에 따라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IT분야의 개발에 대한 투자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2019년에 실시한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노이와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활기 넘치는 도시로 이동하는 강력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교육을 마친 젊은이들이 산업공단이 밀집된 도시로 연간 100만 명이 이동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도시인구는 3300만 명을 넘어서 전체 인구의 34.4%를 점하고 농촌 거주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9년에서 2019년 사이에 도시지역의 연평균 인구성장률은 2.64%이며 2020년 이후에는 도시인구가 40%를 넘어서고 농촌인구는 50%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층은 도시에서 2~4인의 핵가족을 이루며 비교적 높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편리성을 선호하는 주택 및 현대식 유통 채널을 요구하는 수요층이다.
동남아 지역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구조를 가진 베트남은 계속되는 도시화와 함께 15세~64세의 인구가 70%를 점하는 인구 구조로 인해 유통시장에서 높은 잠재력을 가진 유망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베트남 유통시장에는 대형 할인점인 롯데마트를 비롯한 프랑스의 빅씨(Big C)마트 및 독일의 메트로(Metro) 등이 진출해 있었으나 2016년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규진출 및 인수합병(M&A)을 통해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태국의 수출입 기업인 벨리저커(BerliJucker)는 메트로마트를 인수했고 태국의 또 다른 거대 기업인 센트럴 그룹(Central Group)은 베트남의 주요 전자제품 소매업체인 응웬킴(Nguyen Kim Trading JSC) 및 베트남에서 매장 수를 기준으로 두번째로 큰 슈퍼마켓 체인인 빅씨를 인수했다.
한국의 주요 소매업체인 이마트는 2015년 호치민 북부에 6천만 달러 규모의 쇼핑몰을 설립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일본의 최대 소매그룹 중 하나인 이온(AEON)은 2014년 호치민시에 1호점을 개설한 이후 2019년 11월 하노이의 하동(Ha Dong) 지역에 5번째 센터를 개점하면서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새로운 외국인 투자자 외에도 14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마트를 비롯하여 가장 오래된 꿉마트(Co.op mart)는 최근 3개를 추가하여 점포가 126개로 늘어나고 마산(Masan Group)으로 합병된 빈마트(Vinmart)는 120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마산의 2600개가 넘는 빈마트 편의점을 포함하여 소형마트 및 편의점에 식품 또는 생활용품 형태의 전문점을 합산할 경우 현대식 유통 채널은 이미 5,000개를 넘어서며 매월 수백 개씩 새로운 현대식 점포가 생겨나고 있다.
현대식 점포가 늘어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소비자는 어떠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은지 정보의 입수 경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인 닐슨(Nielsen)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는 온라인으로부터 취득한 것보다 친구로부터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 얻은 정보를 더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소비자는 브랜드 경험을 공유하거나 추천을 구할 때 인터넷(89%)보다는 주변에서 말해주는 정보 (93%)를 더 선호한다. 구내결정에 어떠한 경험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입소문(58%)이 소셜 미디어(46%)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으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는 대화를 통해 느끼는 정보(71%)라고 답했다.
또한, 닐슨은 “소셜미디어보다 친구, 배우자 및 동료와 같은 우리가 아는 주위 사람들을 신뢰하기가 더 쉬우므로 이러한 비즈니스 기회를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마케팅을 전개할 때 소셜 네트워크에서 주변의 댓글이 중요하며 고정고객인 단골손님이 곧 인플루언서(influencer)인 셈이다.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kswks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