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소비시장의 핫 트렌드 ‘4’

kimswed 2020.06.27 06:51 조회 수 : 107

KOTRA는 지난 1년간 베트남을 대표하는 두 도시 호찌민과 하노이를 중심으로 베트남 소비자의 의식 변화와 최근 관심사를 관찰해 4가지 트렌드를 선정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자.

□ 일회용 플라스틱 다이어트=작년 6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는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 국가 캠페인’ 행사가 대대적으로 개최됐다. 이 주제로 이런 대규모 행사가 중앙정부 주최로 열리기는 전례가 없었다. 이 캠페인에는 푹 총리를 비롯해 자원환경부, 하노이 인민위원회, 주요 대기업, 민간 환경단체 등이 참가해 구체적인 환경 개선 방안 및 정부 차원의 목표를 공유했다.

이에 앞서 푹 총리는 자원환경부에 플라스틱 폐기물 단속, 공단 내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 공장 배치, 비닐봉지 수입 제한 등을 요청하는 한편 현지 모든 공공기관과 주요 단체에 베트남 국민의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장려해달라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이에 따라 호찌민시 정부는 8월부터 산하 기관에 페트병 생수, 비닐봉지, 일회용 빨대 사용을 줄이도록 지시했으며 올해 회계연도 예산도 삭감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현지 마트, 서점 등 현지 유통채널들은 호찌민시 정부로부터 비닐과 같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도록 당부받고 있다. 하노이 인민위원회 역시 9월부터 현지 산하기관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제품 소비를 금하는 등 다양한 계획을 공지한 바 있다.

최근 범세계적으로 더욱 강화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경각심은 베트남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6월 캠페인과 같은 중앙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가 기폭제가 되면서 현지 지역 정부 및 기업들의 일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이 탄력 받은 것으로 보인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목소리는 사회 한 편에서 늘 존재했으나 베트남 정부와 민간 모두의 영역에서 이처럼 실질적인 행동으로 확산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실제로 베트남 대형 마트 꿉마트는 지난 5월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판매를 시범 중단했고 유명 브랜드 카페 푹롱커피앤티는 7월부터 사용 빨대를 종이 재질로 교체했다. 롯데마트, 빅씨, 빈마트 등 현대 유통채널 일부 지점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대신 바나나 잎으로 신선 식품을 포장하는 등 변화도 관찰되고 있다. 호찌민, 하노이, 다낭 같은 대도시의 외식업체 및 호텔업계는 풀, 쌀, 대나무 등으로 만든 일회용 플라스틱 대체품 사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 수요 커지는 깨끗한 물과 공기=베트남에서 미세먼지는 작년 상반기(3~4월)와 하반기(9~10월)에 현지 언론들이 집중 조명한 화두였다. 공업화와 도시화가 급속 진행된 지난 20년간 대기오염은 베트남에서 거듭 언급된 화제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들어 호찌민과 하노이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져 가시화된 경우가 증가하면서 현지 언론과 시민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대기오염 개선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위스 기반 기업 아이큐에어가 ‘세계 공기 질 보고서’를 발간한 2019년 3월 이래 베트남에서는 미세먼지에 대한 논란이 크게 불거졌는데 보고서가 하노이를 2018년 동남아시아에서 대기오염이 심각한 두 번째 도시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이후 현지 언론들이 반복해 인용한 ‘하노이는 동남아에서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라는 문구가 베트남 국민들의 우려를 자극했다.

이에 대해 베트남 정부는 작년 4월 천연자원·환경부(MoNRE) 차관 명의로 하노이의 대기오염이 악화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보고서의 집계 순위는 부정했다. 보고서는 동남아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화석연료 연소 및 차량 배기가스를 지목했는데 베트남은 건설현장, 공장, 폐기물 연소량 증가가 대기오염을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차츰 가라앉는 것 같던 미세먼지 이슈는 지난 9월 호찌민과 하노이에 짙은 스모그가 지속되면서 다시 점화됐다. 호찌민에서는 매년 9~10월 스모그 현상이 관찰되곤 했는데 작년에는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시민들의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화재가 원인이라고 추측하는가 하면 이 기간에 강우량이 감소한 동시에 베트남에서 농작물을 태운 연기와 매연이 증가하는 등 복합적인 배경 때문에 스모그가 짙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런가 하면 작년 10월 베트남 하노이 일부 지역에서는 오염된 수돗물로 인해 이른바 ‘물 대란’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북부 지역에 위치한 수원에 폐유가 무단으로 버려져 발생한 것이었는데 수원이 완전히 복구되기까지 약 2주간 북부 지역의 25만 가구가 악취 나는 오염수 때문에 불편함과 건강에 대한 위협을 감수해야 했다. 현지 많은 가정들이 수돗물로 요리하거나 이를 끓여 식수로 사용하는데 사건이 발생한 며칠 동안 관련 책임자 및 구체적인 안내 없이 수돗물이 공급돼 시민들의 불만을 샀다. 특히 하노이 수돗물 대란은 하노이를 비롯한 현지 국민들에게 수질 관리 체계와 그 안전성을 재고하게 하는 키워드로 떠올랐고 수도에서 수십만 가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사건이다 보니 현지 언론과 여론의 뜨거운 쟁점이 됐다.

□ 꾸준히 성장하는 두유(?) 시장=2018~2019년 베트남 음료 시장에 등장한 주요 음료 중 하나는 식물성 우유였다. 여기서 말하는 식물성 우유란 기존 두유를 비롯해 콩류 및 견과류 등의 재료가 주된 식물성, 동물성 음료를 말한다.

지난 1~2년 사이 베트남 음료 시장에서는 두유 뿐 아니라 우유 생산 기업의 다양한 신제품 출시가 눈에 띄었다. 베트남 최대 두유 제조기업 비나소이와 최대 우유 기업 비나밀크는 공통적으로 견과류, 깨, 곡물 등을 첨가한 식물성 우유 상품을 출시하고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9년 베트남 두유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6% 증가한 2억7571만 달러였으며 향후 5년 간 연평균 성장률이 3.2%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베트남의 두유 수요를 관찰할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는 두유의 대체재인 우유 시장의 성장률인데 두유와 우유 시장의 성장 격차는 해마다 벌어져 두유 대체 상품의 소비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것은 베트남 기업들이 내놓는 식물성 우유가 현지에서 유통되고 있는 한국 두유가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재료와 중복된다는 점이다. 베트남 두유 시장에서 한국 제품은 고가 제품으로 분류되지만 아몬드나 검은콩, 호두 등 차별화된 재료와 맛으로 특정 소비자 그룹 사이에 인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현지 기업들이 출시한 식물성 우유들은 한국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아몬드, 호두 등의 다양한 재료를 첨가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 더욱 다채로워진 영화 산업=베트남의 최대 영화관 체인 운영 기업 CGV에 따르면 2018년 베트남의 박스오피스 수입은 1억4330만 달러였으며 작년에는 수입이 전년 대비 24% 성장한 것으로 추정했다. 베트남 박스오피스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현지 영화의 존재감도 한층 커졌다. 베트남 CGV에 따르면 2019년 1~5월 사이 14개의 베트남 영화가 상영됐는데 이들의 총 티켓 판매액은 306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또한 현지 박스오피스 시장에서 베트남 영화의 점유율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34%에 달했으며 작년 6월 기준 1000억 동(430만 달러)이 넘는 수입을 기록한 현지 영화는 6개였다.

작년 상반기 기준 베트남에서 역대 1000억 동이 넘는 영화표가 판매된 현지 영화 10개 중 6개가 작년 상반기에 상영됐다는 것은 베트남 영화관 및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영화 소재의 확대, 국제 영화제 출품 증가 등의 경향으로 볼 때 영화 산업의 질적 성장도 동반하고 있다.

실제 지난 1~2년 사이 ‘아버지와 아들’, ‘세번째 부인’, ‘안녕 엄마’ 등의 주요 베트남 영화들은 현지 상영에 앞서 한국, 미국, 홍콩, 스페인 등 국제 유명 영화제에 초청받거나 상을 받아 대외적으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영화산업 발전을 위한 조직 설립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7월 베트남영화진흥개발협회가 창립했는데 주요 역할은 베트남 영화 제작환경 개선, 저작권 보호,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이다. 협회장은 창립에 주축이었던 베트남 영화국 출신 공무원이다. 이어 그해 11월에는 상영·방영작품저작권보호협회가 설립된 바 있다.

한편 베트남에서는 공포영화가 대세다. 2019년 1~10월 베트남의 주요 영화관을 통해 공포영화로 분류되는 현지 영화 3편이 배급됐는데 이 영화들은 모두 베트남인 감독이 현지를 배경으로 제작한 것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베트남계 외국인이 아닌 현지인이 제작한 토종 공포영화는 상영 전 정부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운 장르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이념으로 나뉘었던 북부와 남부 베트남이 공산당 정부로 통일된 1975년 이래 현지인이 제작한 공포영화가 상영되려면 범죄 행위, 사회악, 미신을 다룬 내용으로 베트남 국민에게 반감을 일으키는 영화 제작을 금한다는 법률에 저촉되지 않아야 한다. 이에 따라 현지 극장에서 개봉된 베트남 감독의 공포영화는 사회규범 및 도덕에 어긋나는 행위를 악으로 분류해 관객에게 경각심을 주고 생사에 대한 믿음을 전통문화 개념으로 접근해 관련법에 반하지 않게끔 방향을 잡아 개봉에 성공했고 흥행성적도 좋았다.


KOTRA 호치민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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