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는 산업통상부 산하 통상진흥원(Vietrade)이 국내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전국적인 프로모션을 개최하고 있다. 7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대대적으로 ‘베트남 그랜드 세일 2020’이라는 행사가 개최된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소비를 진작하고 경제파급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면에서 수많은 기업이 참여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활성화돼가는 전자상거래와 전통적인 거래 방식인 오프라인을 결합하는 행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베트남 유통 관련 규정에는 할인행사를 최대 50%까지 적용하도록 할인 폭의 상한을 권장하고 있으나 이번 행사에서는 이러한 제한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베트남은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방어한 방역 우수국가이지만 사태 초기부터 국제선 운항을 강력하게 차단했다. 이러한 조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 GDP의 6% 이상을 차지하는 관광산업이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베트남의 주요 수출 대상 지역인 미국 및 EU 국가에서는 아직도 코로나19가 진정될 기미가 없어 수출시장도 급격하게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2020년 상반기 40억 달러가 넘는 무역흑자를 예상하고 있지만, 사상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감소하는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동남아시아 제조업 기반의 국가 중에서 무역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인 베트남이 수출의 감소에 이어 2분기 초에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2.7까지 하락하며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통계청(GSO)이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염병의 영향을 받은 기업 57.7%가 소비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됐다고 밝혔다. 소비자 시장의 축소는 현재 대부분의 기업에서 가장 큰 관심사다. 구매력의 회복 속도가 더디고, 자금회전이 필요한 기업에 현재의 재고 수준은 여전히 높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식품회사의 영업담당 이사는 소비자들이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구매 습관이 바뀌고 구매하는 상품의 우선순위도 변경되었다고 말했다. 시장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온라인 거래에 집중하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품목도 단순하게 생필품 위주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베트남의 일자리는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실업수당 청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고용서비스센터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수백 명의 사람이 실업수당을 신청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업무시간이 줄어든 실업자까지 합산하면 500만 명이며 3분기에는 730만 명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노동부는 추정했다. 대부분이 맞벌이인 베트남에서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실업을 면했으면 생활비를 줄이는 노력을 할 수 있지만, 모두가 실업자인 가구는 생존을 위해 실업수당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실업수당을 받으려면 15일간 이상 실직 상태여야 하며 최근 6개월 동안 평균 급여의 60%를 받는다. 공식자료에 의하면 신청자가 받는 실업수당의 평균 금액은 5개월 동안 매월 410만 동(178달러)이다. 평균 실업수당은 최저임금보다도 적다.
ICT, 은행 및 대기업 등에서 고임금을 받아 새로운 소비계층을 형성하던 중산층에서도 소비습관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기업들도 매출이 감소함에 따라 경비절감의 방법으로 종전급여의 30~50%를 감액하여 지급하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단계별로 완화되었지만 30일간 이상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내수시장에 반등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거의 모든 점포가 문을 열었고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소매업체들의 반응은 지금의 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의 50%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호치민시 산업통상부서에서는 이 프로그램은 생산에서 소비 및 납품에 이르기까지 공급망을 형성하여 도시의 상품을 다른 지방의 유통시스템으로 보내거나 그 반대로 가져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유통시스템을 재구성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주요 시장, 특히 대도시 및 인구 밀집 지역에서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일관성 있고 체계화된 생산 및 유통 체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베트남에 수출하는 한국상품은 대부분 프리미엄 상품으로 중산층이 주요 고객이다. 중산층은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선택한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에서 중산층의 구매력이 왕성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고 고객을 배려한다는 의미에서 한국 수출상품도 프로모션에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kswks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