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델타 바이러스의 유입으로 지난 4월 말부터 시작된 4차 코로나19 사태가 대유행으로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했다. 7월 8일 확진 사례가 베트남 전국에서 1307명, 수출기업이 집중된 호치민시에서 915명에 이르게 되자 모든 이동을 통제하는 총리 지침 16호를 7월 9일 0시부터 발령했다.
이러한 강력한 통제는 필수품 구입을 위한 1주당 2회의 외출 이외에는 모든 이동을 불허하고 기업에 재택근무만 허용했다. 그런데도 8월 19일 확진 사례가 베트남 전역에서 1만 명을 넘어서고 호치민시에서는 442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급속하게 늘어난 확진자로 인해 의료 대응이 지연되며 일일 사망자는 380명에 달했다.
8월 23일 정부는 호치민시를 완전봉쇄한다는 방침을 설정했다. 모든 시민은 집 바깥으로 외출할 수 없으며 식량 구매는 동원된 군인들이 대행해주는 사상 초유의 강력한 이동통제가 시행되었다. 수출기업에는 공장 안에서 숙식을 제공하고 외출이 금지된 이동 최소화 방식의 업무가 시행됐다.
7월 말 인구 9800만 명의 베트남에서 일일 확진자가 8000명을 넘어설 때 1회차 백신접종자가 593만 명에 불과했다. 이후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며 9월 28일 1회 백신접종자가 4000만 명을 넘어섰다. 1만7000명까지 늘었던 일일 확진 사례는 5000명 이하로 감소하고 일일 사망자도 170명대로 점차 줄면서 방역 통제가 가능해졌다.
베트남 정부는 9월 30일 완전 봉쇄를 종료하고 10월 1일부터 단계별로 거리 두기를 완화하는 새로운 방역 지침을 시행한다. 산업구역, 가공 및 수출 구역, 첨단기술 구역 등 비즈니스 및 수출을 위한 생산시설의 재개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접종 통행증(green card)을 소지하고 생산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영업 재개가 허용된 서비스에는 음식 배달, 실내 미용실(50% 수용), 전통시장, 도매시장, 쇼핑센터, 기계, 전자, 가전 등의 유통 분야를 포함한다. 지하철 및주요 인프라 공사 등 중단된 건설 현장이 공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은 수용 능력의 50%를 운영할 수 있다. 관광 및 스포츠경기는 30% 수용 조건으로, 야외운동·문화활동과 결혼식도 조건부로 가능하다.
베트남의 2021년 상반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5.6% 성장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베트남이 코로나19로 인해 수출이 둔화하자 성장률의 전망치를 다시 2% 낮춘 3.8%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WB)도 2% 낮춘 4.8%로 하향 조정했다.
베트남 GDP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베트남 남부지방의 수출산업단지 및 하노이 주변 산업 지역에 대한 엄격한 봉쇄로 이동 통제 조치가 진행되자 8월 산업생산지수(IIP)는 전년 동기 대비 7.4% 하락했다. 2021년 8월까지 8만5500개 기업이 운영을 중단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난 것이다.
1280만 명의 사람들이 실직하거나 소득이 감소했다. 8월 도소매 유통은 완전봉쇄지침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 급감했다. 아시아개발은행 보고서는 “단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도전적이다. 주요 위험은 국가의 백신 접종률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는 경우 전염병은 장기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 베트남의 전망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이다. 내수 회복, 공공투자 지출 가속화, 다수의 자유무역협정 및 예상되는 글로벌 경제회복 덕분에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의 확장이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베트남은 아시아 태평양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최종 단계에 있으며 2021년 11월까지 비준을 완료할 예정이다. 10개의 ASEAN 회원국과 호주, 중국, 일본, 뉴질랜드, 대한민국이 모이는 RCEP 협정은 세계 GDP의 거의 30%를 구성하고 세계 인구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시장을 만들 것이다.
베트남 경제 성장은 수출 증가가 견인하고 있다. 완전 봉쇄 속에서도 글로벌 수출기업들은 비용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체 근로자의 30%를 공장 안에서 숙식을 제공하며 운영함으로써 상품을 글로벌 파트너에게 꾸준히 수출해 왔다.
아시아개발은행은 “베트남 경제는 2021년 말까지 코로나19 전염병이 통제되고 2022년 2분기까지 베트남 인구의 70%가 완전한 백신 접종을 받는다면 회복될 것이다."라고 밝히면서 2022년 경제성장률을 6.5%로 전망했다.
생산시설을 재개하며 단계적으로 고용인원을 확대하면 베트남은 잠재력이 높은 수출이 다시 증가하며 일부 지연되었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의 증가로 소비자의 구매력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증가하면 단계적으로 베트남 유통시장이 점차 회복되며 내수가 경제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