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9775만 명의 인구 중 6872만 명이 인터넷 사용자다. 올해 1월 기준 베트남의 인터넷 보급률은 70.3%이며 16~64세의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 시간은 6시간 47분이다. 그만큼 사회공유망서비스(SNS) 이용이 활발하다는 뜻인데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미디어 콘텐츠인 유튜브와 브이로그 그리고 유명 유튜버에 대해 알아보자.
◎유튜브의 등극=2020년 1월 기준 베트남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 플랫폼은 페이스북이었으나 1년 뒤인 올해 1월에는 유튜브가 92%의 비중으로 페이스북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페이스북이 91.7%로 2위였고 잘로 메신저(76.5%), 인스타그램(75.8%), 틱톡(47.6%) 순이었다.
연초 구글이 유튜브 이용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내용을 보면 이용자의 63%는 컴퓨터, 37%는 모바일 기기로 접속했다. 성별로는 41.4%가 여성, 58.6%가 남성이며 시청 연령대는 25~34세가 34.8%로 가장 많고 18~24세(19.3%)와 35~44세(16.7%)가 뒤를 이었다.
◎한국과의 문화적 유사성=베트남 인터넷 사용자의 61.2%가 브이로그를 선호할 만큼 많은 현지인들이 브이로그와 유튜브를 즐기고 있으며 몇 년 전부터는 한국 관련 영상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베트남의 꾸준한 한류 열풍 덕분에 베트남어를 하는 한국인들이 콘텐트를 제작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베트남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 중 하나였다. 2019년 베트남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430만 명으로 베트남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23.8%를 차지했다.
베트남과 한국은 일정 부분 문화와 생활방식도 닮았다. 젊은 베트남 인들은 한국을 동경하고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으며 방문하고 싶은 해외 국가로 한국을 상위권으로 꼽는다. 이에 따라 베트남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인 유튜버들은 한국 문화, 한국 음식, 한국어 강의, 한국인의 일상, K-팝, K-뷰티 등을 주제로 동영상을 제작한 후 한국어와 베트남어, 영어 등의 자막을 달아 시청자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베트남인들에게 인기 있는 한국인 채널들은 흥행 공식이 있는데 매력적인 출연자, 베트남어 진행, 단순하면서도 재미 추구, 베트남인이 좋아하는 문화와 콘텐츠 진행 등이다.
◎베트남어 방송 인기 한국인 유튜버=베트남에서 현지 언어로 유튜브를 제작하는 한국인들은 보통 현지에 사는 한국 직장인이나 베트남어를 공부하는 한국 유학생이다.
이 중 우씨는 베트남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유튜버 중 한 명으로 베트남에서 자랐으며 유창한 베트남어 실력 덕분에 2012년에는 베트남 TV방송의 MC로 진출하기도 했다. 우씨는 베트남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음식을 소개하며 주로 한식과 베트남 음식 영상을 올리고 있다.
베트남어로 영상을 올리는 한국인 유튜버들은 기본적으로 대다수 시청자가 만족할 만한 취향의 동영상을 올린다. 또한 문화에 민감한 현지인들을 고려해 영상을 제작할 때 시청자들과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는 편이다.
◎한국의 베트남 인기 유튜버=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한국에 거주하는 베트남인은 올해 4월 기준 20만9772명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유학생, 노동자 및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인이며 베트남에 거주하지만 한국으로 유학 갈 계획이 있거나 한국을 동경하는 MZ세대는 한국에서 생활하는 베트남인과 일반인들의 일상생활을 궁금해 한다.
따라서 한국에 사는 베트남인들이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도 인기인데 이들은 생활 팁, 양국의 차이, 인기 관광지와 맛집, 한국에 유학 온 베트남인의 아르바이트 기회 얻는 방법, 과외 및 대학 생활, 뷰티 팁 등을 제작한다. 이들 중 인기 있는 채널로는 예원(113만명), 메이찬(41만명), 장홍안(33만4000명), 어싱디다이한(27만5000명), 서니스컬러(11만6000명) 등이 있다.
예원TV는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이 운영하는 채널이다. ‘예원’은 한국 가족이 부르는 이름으로 가족들과 한국 음식점을 방문해 음식을 먹거나 집에서 한국 요리를 하는 모습, 한국 가족들과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올려 베트남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한-베트남 기업들의 SNS 협업=지난 5월 한국의 한 일간지는 여심서울이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CJ ENM과 함께 베트남 맞춤형 ‘겟잇뷰티 베트남’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여심서울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베트남에서 느끼는 한국의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로 양국에서 각각 촬영한다. K-뷰티 아이템을 소개하고 리뷰하는 ‘겟잇뷰티 K-박스’와 한국식 메이크업 등 1대1 컨설팅을 도와주는 ‘겟잇뷰티 살롱’ 등 2편으로 구성해 총 20회, 400분 분량으로 제작되며 한류 스타와 베트남 인플루언서가 출연한다. 이 프로젝트는 여심서울과 CJ ENM이 국내 뷰티 중소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했다.
이에 앞서 KOTRA는 2019년 3월 베트남 호찌민 젬센타와 롯데호텔에서 한류 예능 ‘런닝맨’ 베트남판 제작 발표회와 연계해 간접광고(PPL) 제품 쇼케이스와 비즈니스 상담회를 개최했다. 한국 기업 27개사, 베트남 기업 80개사가 참가한 이 행사는 비즈니스 상담회와 제작 발표회장에서 진행된 PPL 소비재 쇼케이스로 구성됐다. 당시 4월의 런닝맨 베트남판의 지상파 첫 방영을 앞두고 현지 인기 배우와 예능인이 참석해 베트남에서 100여 매체가 이 내용을 보도하는 등 많은 관심을 끌었다. 같은 해 7월에는 베트남의 유명 배우 느엉구미호와 아이돌그룹 멤버 엠마가 런닝맨 베트남판에 소개된 한국 제품을 리뷰하고 체험해보는 콘텐츠 영상을 올려 홍보를 돕기도 했다.
◎기업인·전문가 유튜브 채널=린타이는 베트남의 성공한 여성 투자자이자 브랜드 마케터, 인플루언서로 유명하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비나캐피털에서 5년간 재무이사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린타이는 퇴사 후 자신의 패션 브랜드와 브랜드마케팅 회사를 차려 성공한 뒤 베트남의 스타트업 및 창업자 발굴 TV 프로그램 ‘샤크’에 여성 기업인 멘토 및 투자자로 출연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린타이는 개인 유튜브 채널에 자녀들과 함께 하는 일상, 외부 활동 및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는 강연 동영상을 주로 올린다. 그가 가진 전문적이고 고급스러우면서도 베트남 여성들이 동경할 수 있는 이미지 덕분에 패션, 뷰티, 전자, 유·아동에 걸쳐 다양한 국내외 기업이 린타이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는데 한국 기업으로는 2020년 LG전자가 협업한 바 있다. 린타이의 프로패셔널한 기업인 이미지와 바쁜 일상의 세 아이를 둔 가정주부 이미지가 LG의 스타일러 제품 홍보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린타이처럼 전문가, 기업가 이미지를 갖고 베트남 기업들과 소셜미디어에서 활발하게 협업하는 기업가와 인플루언서로는 통칸린(라이다이리필스테이션 창업자, 환경운동가), 판탄훙(부동산 기업 쎈그룹 부회장 및 투자자), 라이퀴트렁(포24 설립자), 드정당(전 베트남 우버 최고경영자), 라이퀴칸(인테리어 디자이너 및 패션 인플루언서) 등이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유튜브 채널을 직접 운영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유명 유튜브 채널이나 기업과 협업해 광고나 강연에 등장하고 있다.
◎우리 기업 시사점=베트남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KOTRA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의 유명 인플루언서와 콜라보레이션할 경우 메가 인플루언서는 최소 2500만~1억 동(125만~500만 원), 매크로 인플루언서는 1000만~2000만 동(50~100만 원),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는 게시물 당 300만~1000만 동(15만~300만 원)이 든다”고 밝혔다.
우리 기업들은 구독자 수가 많은 유튜브 채널 및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마케팅을 할 수 있다. 인기 유튜버들은 연예인과 비슷한 파급효과를 지닌 만큼 패션, 미용, 요리 등에 특화된 유튜버 가운데 구독자가 많으며 소비자에게 구매 영향을 많이 주는 크리에이터를 찾아 해당 상품을 홍보한다면 광고 제작비용보다 저렴하면서도 비슷한 홍보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베트남에서 현지 유튜버와 제휴해 마케팅할 수 있는 제품군은 화장품, 식품, 전자기기 등 다양하며 영상 콘텐츠는 제품 체험이나 리뷰, 사용방법 등으로 구성된다. 베트남인들은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에 대한 동경이 강하고 이들이 사용한 제품을 자신도 사용하고자 하는 심리가 있는 만큼 기업이 원하는 이미지와 알맞은 유튜버나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제품을 홍보해볼 만하다.
KOTRA 하노이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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