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 평균 6.6%씩 성장하던 베트남 스킨케어 시장은 2020년 –7.3%로 밀려났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색조 화장품 시장이 위축되는 대신 스킨케어 제품은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중 온라인 쇼핑을 더 자주 한다’는 응답자가 57%로 확인된 가운데 더 자주 구매하는 상위 5개 품목 가운데 화장품은 33%의 응답률로 4위를 차지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베트남 스킨케어 시장은 시세이도(일본), 유니레버(영국), 로레알(프랑스) 3개 기업이 약 40%를 차지하고 한국의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4위와 7위로 각각 8%와 3.9%의 점유율을 보였다.
한편 베트남 상권을 살펴보면 잡화점에서 샘플 샴푸를 걸어두고 판매하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샴푸, 바디워시, 세탁세제, 섬유 유연제 등 다양한 제품이 샘플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샘플 형태 제품은 익숙하고 샘플을 비매품이나 증정품이 아닌 하나의 제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온라인 쇼핑몰 쇼피에서 ‘화장품 샘플’을 검색하면 샘플 판매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인기 화장품의 경우 월간 샘플 판매 건수가 수천 개가 넘을 정도다.
실제 베트남에서는 같은 용량을 구입할 때 본 제품보다 샘플 제품을 여러 개 사는 것이 더 저렴하다. 인기 제품 중 하나인 이니스프리 그린티 씨드 크림 50mL의 경우 한국 쇼핑몰 가격은 1만2500원이지만 1ml 4000동짜리 샘플 50개는 2만 동에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샘플 제품을 구입할 때 하나의 제품을 본 제품 용량만큼 사지 않는 대신 미백라인, 기초라인 등 자신의 목적에 맞춰 여러 제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이런 소비 특징 때문에 베트남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라인별로 샘플을 콤보상품(한국의 세트상품)으로 구성해 판매하기도 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베트남 온라인 쇼핑 시장은 성장이 예상되지만 장애요인도 존재한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 ‘제품을 직접 볼 수 없어서’, ‘제품을 직접 만져볼 수 없어서’라는 응답이 51%로 나타났다. 실제 제품을 사용해본 후 구매하기를 선호하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특성이 온라인 쇼핑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온라인 판매의 신뢰도 문제도 있다. 베트남 구매자들은 품질에 대한 우려, 정보 불신, 환불의 어려움, 배송 지연 등 제품 판매자와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대한 여러 부정적인 의견들을 가지고 있다. 특히 가짜 상품 유통은 큰 문제로 당국도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
이에 따라 온라인 시장에서의 신뢰도 확보 방안으로 샘플 판매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물품에 대한 확신이 생겼을 때 결제하는 문화가 강한 베트남에서는 소량 판매전략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쌓고 이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전략은 유통망을 가장 잘 이용하는 마케팅 전략 중 하나다.
한국에서 샘플 판매는 것은 불법이지만 베트남에서는 별 다른 법적 규제가 없다.
KOTRA 호치민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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