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회복 징후

kimswed 2023.08.31 06:26 조회 수 : 6327

베트남 통계청(GSO)에 따르면 2023년 1~8월 기간 수출액은 2277억 달러로 10% 감소하고 수입은 2075억2000만 달러로 16.2% 감소해 무역흑자는 201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8월에만 전체 무역액이 609억2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6.7% 증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9% 감소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한 것은 베트남이 수출 주도 국가임을 감안하면 아직은 수출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추정 수출액 623억 달러로 베트남의 최대 수출시장이고, 중국은 681억 달러로 베트남의 최대 수입시장이다.
 
베트남은 2023년 들어 10여 년 만에 가장 긴 연속 수출 감소를 경험했다. 그러나 주요 증권사들의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 수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재고가 바닥을 치고 있는 것은 4분기에 베트남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징후라고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미국 소매업체와 기타 소비재 회사들은 코로나19 이후 재개방에 대한 붐을 예상하고 베트남산을 포함한 아시아산 제품을 다소 많이 구입했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되자 제조된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는 대신 여행이나 외식 같은 서비스 소비에 치중했다.
 
월마트(Walmart), 타겟(Target) 및 나이키(Nike)와 같은 회사들은 공급망 문제와 부족에 대응하여 아시아 공장에 제품을 ‘과잉 주문’했고 2022년 말 재고는 2019년 대비 20% 이상 급증했다. 1분기 베트남 수출이 급락했지만, 현재 재고 감축이 거의 마무리 단계이며, 7월 베트남의 대미 수출은 전월 대비 거의 7%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베트남의 대미 수출 감소 폭은 6월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에서 7월에는 14% 감소로 개선돼 베트남 전체 수출 감소 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첫 6개월 동안 전년 대비 12% 감소에서 7월에는 전년 대비 2%로 증가했다. 
 
분석가들은 신뢰할 수 있는 몇 가지 경기 선행지표를 기반으로 2023년에 베트남의 수출 개선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베트남 공장에 대한 수출 주문의 지속적인 감소는 7월에 마침내 완화되었고 기업의 원자재 재고는 2022년 말 이후 처음으로 7월에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출의 절반 이상이 가전제품, 스마트폰 등 첨단기술 제품, 의류, 신발 등이며, 가구 및 농업 등 기타 다양한 제품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미국 소매업체들은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들은 과잉 재고가 해소되어 가장 먼저 수출에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베트남 수출의 거의 20%를 차지하는 의류 및 신발은 미국의 소매업체가 제품을 비축하는 과정이 전자제품 재고를 줄이는 과정보다 훨씬 느리기 때문에 2024년까지 반등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반등은 베트남의 GDP 성장률을 2023년 5% 미만에서 2024년 6.5%로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베트남의 소득 증가율도 2023년 하반기부터 시작하여 2024년에는 크게 증가시키게 될 것이라고 분석가는 말했다.
 
베트남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23년 1~8월 누계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181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싱가포르는 15% 감소했지만 38억3000만 달러로 투자 1위 국가였으며 한국은 24억5000만 달러로 4위 투자 국가다. 
 
호치민시에서 고용 근로자 규모가 큰 대만 기업은 주문 부족으로 9월 중으로 3차 직원 해고 방침을 정했으며 한국기업 의류회사는 직원 해고 방침을 정했으나 근로자 시위가 발생하면서 근로 당국이 중재하여 협상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했다. 
 
베트남의 전통시장 상인들은 코로나 이후에도 회복이 느려지면서 소비자의 구매력 감소에 따른 매출 감소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구매력에서 다소 여유가 있는 소비자들은 가성비가 높은 상품 위주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추세다. 
 
베트남 경제 중심지 호치민시에서는 외식업 등의 점포에서 일부 회복의 징후가 보이고 있으나 매출의 증가가 미미하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전통시장은 온라인쇼핑으로 이동한 소비자의 매출 감소로 인해 여전히 회복이 더디고 거리의 점포 등에서는 화장품 등 점포는 임대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젊은 중산층이 이용하는 쇼핑센터도 전에는 입장 대기자로 붐비던 점포에서조차도 퇴근 후 시간이나 주말에도 한산한 편이다. 구매력 감소로 인해 거리의 임대료가 높은 매장이나 고급 식당에서는 매장을 철수하며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쇼핑센터에서는 가성비가 높은 외식업이나 점포는 유지하고 있다. 
 
회복의 징후가 예상되는 시점이지만 아직 구매력에서 실감을 느낄 수 없는 시장 환경으로 인해 온라인쇼핑에서도 매출이 늘고 있지 않으며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곧 다가올 연말 성수기에 이어 최대 소비 대목인 내년 초 음력 설(Tet)까지 2개월간을 준비하는 유통기업은 바쁘다.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kswks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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