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농식품 수출, 31억2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싱가포르·베트남 등 동남아시장서 한류 영향 재확인
K-푸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올해도 신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4년 4월 기준 농식품 수출 잠정 누적액이 지난해보다 6.2% 증가한 31억2000만 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3월 말 기준으로 전년에는 3.4%였던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5년 61억 달러에 불과했던 농식품 수출은 2023년 91억 달러를 넘기며 지난 10년 동안 크게 성장했다. 수출 효자인 김 등 수산식품을 포함한 K-푸드 수출은 120억 달러가 넘었다.
특히 김의 경우 세계시장에서 인기가 크게 오르면서 최근에는 해수부가 국내 가격 안정에 골머리를 썩일 정도다. 지난해 세계적 소비 둔화 속에서도 김 수출액은 1조 원을 넘어 세계시장 1위 자리를 지켰고 올해 2월까지 김 수출량도 전년 동기간 대비 15.3% 증가했다.
지난 4월 해산물을 제외한 농식품 수출은 라면과 쌀가공식품(김밥 포함), 음료, 김치 등 주력 수출 품목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특히 라면은 한류 콘텐츠와 연계된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유럽에서의 안전성 이슈 해소에 따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즉석밥, 냉동김밥 등 쌀가공식품 역시 건강식 선호와 한류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 중이다. 김치의 경우 비건‧발효식품 붐을 타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쌀가공식품 수출액은 8800만 달러로 42.1% 늘었고 라면은 3억7890만 달러로 34.4% 증가하며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김치 수출액은 6.8% 늘어난 573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과자류 수출액은 2억2740만 달러로 9.9% 증가했으며 음료 수출액은 2억1170만 달러로 15.9% 늘었다. 신선식품 중에서는 포도 수출액이 1000만 달러로 20.4% 늘었다.
미국, 아세안, 유럽에서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권역별로는 아세안시장으로의 수출규모가 가장 컸다. 한류의 확산으로 K-푸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편의점 등 새로운 유통채널을 통한 판매가 확대됨에 따라 아세안시장으로의 수출액은 6억3130만 달러로 5% 증가했다.
단일국가 중 최대 수출시장은 미국이었다. 미국시장의 경우 경제 안정화에 따라 라면, 쌀가공식품, 음료, 과자, 김치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해 4억787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9%의 성장을 기록했다. 유럽으로의 수출금액은 2억3080만 달러로 33.1% 늘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한류 및 소비 회복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시장은 소비 침체가 계속돼 수출액이 4억399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8% 감소했으나 지난달의 수출증감률인 -7.2%에 비해서는 감소 폭이 다소 완화됐다. 일본에는 엔저가 가속화되고 소비 심리가 풀리지 않아 전년 실적보다 5.7% 감소한 4억5230만 달러를 수출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농식품 수출을 지속 확대하기 위해 기업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현장 애로 해소를 위해 타 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출 상위 기업 100곳에 대해 1대1 면담 등 밀착 관리를 통해 애로사항을 발굴해 해소해나가고 있다.
농식품 수출 지원기관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수출정보데스크 기능도 운영 중이다. 수출정보데스크는 기업에 더욱 신속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모바일메신저 오픈채팅방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4월 말까지 수출기업 면담과 수출정보데스크를 통해 접수된 101건의 애로사항 중 67건은 조치 완료했고,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내용은 부처 협업을 통해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품 안전 규제 완화, 해외 시장 개척 등 부처 간 협업이 필요한 과제 해결을 위해 ‘K-푸드+ 수출 확대를 위한 범부처 협의체’를 구성해 협업 방안을 논의해나가고 있다. 주요 과제로 국가 간 축산물 가공식품 안전기준 협의(식품의약품안전처), 해외 바이어 발굴(산업통상자원부), 한류 마케팅(문화체육관광부), 모방제품 대응(특허청) 등이 논의되고 있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우리 수출 농가‧기업들의 노력 덕분에 농식품 수출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는 수출 현장의 애로사항을 적극 해소하기 위해 관계부처 간 협업을 강화하겠으며, 앞으로 농식품 수출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신상품 발굴과 시장 개척을 지원하는 등 수출 영토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류 업고 동남아 등 주요시장 공략 = 해외시장을 겨냥한 K-푸드 수출마케팅도 계속되고 있다. 농식품부와 aT는 지난 4월 23일부터 26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4년 싱가포르 국제식품박람회(FHA Food & Beverage)’에 한국관으로 참가해 4180만 달러의 수출 상담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4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싱가포르 국제식품박람회는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박람회 중 하나로,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유럽, 미국, 호주, 남미 등 전 세계 52개국 1550여 식품기업이 참가하고, 약 100개국 6만여 명이 방문하는 대표적인 국제식품박람회다.
aT는 동남아 K-푸드 시장 확대를 위해 경북, 전북, 강원 지자체와 인삼협의회, 딸기, 파프리카 수출통합조직, 우수 수출기업 35개 사와 협력해 총 52개 부스 규모의 ‘통합한국관’을 구성하고 인삼, 딸기, 파프리카, 김치, 음료, 건강식품, 스낵 등 다양한 수출 유망품목을 홍보했다.
한국관에서는 현지인이 선호하는 딸기, 떡볶이, 막걸리 등 대표 K-푸드는 물론이고, 유산균, 대체육, 건강기능식품, 파프리카, 포도 등 수출 유망품목을 두루 선보였다. 특히, ‘인삼 홍보관’에서는 최적화된 기후와 토양조건에서 재배된 최상급 한국 인삼 제품의 생산과정과 효능 등을 심도 있게 소개했다.
한국관을 찾은 한 싱가포르 바이어는 “한류 콘텐츠의 인기로 K-푸드와 한국 상품은 굉장히 친숙하며 현지 수요도 높다”며, “이번 박람회에서는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 유통업체들이 세련되고 품질이 우수한 K-푸드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듯 한국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4월 26일부터 28일까지 베트남 최대 복합문화 테마파크 ‘메가그랜드월드’에 조성된 K-타운 개장식에 맞춰 K-푸드 소비자 체험 홍보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최대기업인 빈그룹이 하노이 인근 흥옌 시에 조성한 ‘메가그랜드월드’에는 한국을 이미지화한 ‘K-타운’이 들어섰는데, 총 6만5000㎡ 부지에 K-푸드를 비롯한 한국 패션, 여행, 공연, 교육, 레저 등 다양한 분야의 K-컬쳐 공간이 조성되면서 베트남의 한류 열풍을 실감케 했다.
K-타운에서 개최된 ‘K-푸드 특별판매전’에는 K-푸드 수입·유통업체 18개사가 직접 참여해 현장 할인판매와 신제품 마켓 테스트, 홍보 이벤트 등을 진행했다. 더운 날씨에서 진행된 현장에서는 베트남에서 인지도가 높은 한국 인삼, 홍삼 등 건강식품을 비롯해 음료류, 아이스크림, 스낵류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아울러 다양한 볼거리와 한류 체험을 위해 ▷김장 체험 ▷20미터 김밥 쿠킹쇼 ▷먹방 챌린지 ▷K-팝 커버댄스 대회 ▷한복 체험 ▷전통놀이 등 다채로운 K-컬쳐 프로그램과 불꽃놀이 등을 운영해 8만여 명의 현지인들이 모였다.
김밥 쿠킹쇼에 참여한 현지인 팜테히 씨는 “김밥을 직접 만들어보니 조리가 쉽고 정말 맛있다”라며 엄지를 몇 번이나 치켜세웠다. 한국 홍삼 수입업체 대표 응우웬꾸옥휘 씨는 “사람들이 우리 판매 부스에 몰려와 홍삼 제품 시식도 하고 구매도 하는 것을 보며 한국 홍삼의 인기를 재차 실감했다”라며, “앞으로 이런 홍보 기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권오엽 aT 수출식품이사는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의 핵심 관문으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며 “앞으로도 K-푸드의 지속적인 수출 확대를 위해 대형 박람회 참가는 물론, 다양한 온·오프라인 수출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베트남 소비자 체험 행사에 대해서는 “베트남 중소 도시로 K-푸드 소비붐이 확장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판촉 홍보에 중점을 뒀다”며 “한류와 연계한 K-푸드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베트남 전역에 건강하고 매력 넘치는 K-푸드를 널리 알리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