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신년인사

kimswed 2009.01.09 09:07 조회 수 : 1427 추천:393





새해, 기축년의 계획

글/한영민    챠오베트남 교민잡지 발행인




2009 년 새해는 기축년이다. 소의 해다.
소는 성실함의 대명사다. 사상 최악의 경제한파가 몰아칠 신년이 바로 소의 해라는 것은 아이러니 한 일이 아닌가?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 필자의 사무실 한 벽에 걸려있는 액자 속의 문구다. 미수(米壽, 88세)를 바라보는 필자의 노모가 직접 써준 글이다. 소처럼 열심히 일하면 어려운 일이 없다는 뜻으로 다시 마음에 새긴다.

성실함이 삶의 최대의 무기라는 것은 해본 사람들은 안다. 그러나 아무리 이런 글을 통해 중언부언 반복하여 얘기해도 그 힘을 모르는 사람은 결코 믿지도 않고 행하지도 않음을 또 안다. 더욱이 요즘처럼 약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성실의 힘을 믿는 젊은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아마도 소처럼 평생을 밭에서 일하고 나중에 자신의 몸마저 인간의 식량을 바치는 손해나는 삶을 살라는 거냐고 반문하며 화를 낼 줄도 모른다. 그러니 젊은 이들이여 그냥 내키는 대로 살아보라. 어떻게 살아도 한 생이기는 하다. 보람있는 삶이나 이기적인 삶이나 다를 게 뭐 있겠는가? 그 역시 한 삶을 살다 간 것인데 말이다. 그런데 그런 결정을 내리기 전에 눈은 똑바로 뜨고 세상을 바라보자. 과연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최근 어떤 회사의 TV 광고 문구가 마음을 자극한다.
“See The Unseen.”

말 그대로 해석한다면 [안 보이는 것을 보라]라는 뜻이다.
광고 문구를 만든 회사의 해석으로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해 주겠다는 뜻이란다. 재미있는 문구다.
안 보이는 것을 보라. 그 안보이는 것은 무엇일까?

새로 생긴 광고 회사에서 신년도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기 전에 토의를 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문제는 베트남 직원들의 활용도가 떨어져 한국 직원들에게 일이 몰리고 베트남 직원이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회사 전체의 조직력이 제자리 걸음을 한다. 영어를 좀 하는 한국 직원이 베트남 거래처를 만나러 가기 위하여는 영어 통역이 가능한 베트남 여직원과 디자인의 디테일을 챙길 베트남 디자이너가 따로 필요하다. 거래처가 한국회사라면 한국 디자이너 한 명이 가도 될 일을 거래처가 베트남 사람이라는 이유로 3명이 가야 하는 비 효율이 생기는 것이다. 또, 영어가 안 통하는 베트남 직원에게 업무지시를 하기 위하여는 역시 영어 통역이 가능한 베트남 여직원들 불러야 한다. 그리고도 업무지시가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베트남이라는 특수 지역이기에 생기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영어가 가능한 베트남 디자이너를 뽑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 디자이너 있을까? 설사 있다 하더라도 일반 디자이너보다 몇 배 이상은 비싼 봉급을 줘야 하니 그 역시 또 다른 경제적 비효율을 만드는 결과다. 그래서 당분간 베트남 거래처를 제외하고 한국 거래처만 상대를 하자는 방안도 나온다.
고객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오더의 공사를 직접 맡아 시행할 시행사는 한국인 회사로 다 커버가 안는다는 것도 문제다. 물론 현지 거래처 보다 비싼 한국인 시행사의 비용도 무시되지 않는다. 결국 어찌 할 수 없는 현지 사정상 당분간 이 비효율적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공연한 회의로 시간만 버렸다. 정말 방안은 없는 걸까? 혹시 우리가 뭔가 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물론 문제의 본질을 외면했다. 문제는 단 한가지다. 한국 직원이 베트남어를 못한다는 것. 이것만 해결되면 모든 문제는 다 사라진다. 비용의 비효율도, 거래처의 제한도, 업무지시의 부실함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직원의 활용도도 높아지고 더불어 시장의 범위도 전 베트남으로 턱없이 넓어진다. 왜 이런 간단한 사실을 못보고 있었을까? 이기적인 시각으로 자신을 돌아보지 않음이다. 보아야 할 것을 보지 않고 보이는 것, 보고 싶은 것만 봐서 그런게다.

우물 안에서는 세상도 안보이고 자신의 진정한 위치도 발견할 수 없다. 자신을 객관화하여야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내 특성 내 사정을 냉철하게 살피고 진정으로 필요한 개선점을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  
시각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첨언을 하지 않아도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내 시각을 바꾼다는 것은 그 동안 너무나 당연히 보아 넘기던 점들을 의심의 눈으로 째려보고 남의 시각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베트남에 사업을 하면서 베트남어를 모르고 한다는 것이 성공에 도움이 된다고 믿어질까? 영어를 좀 한다고 베트남어를 안 배워도 불편함을 없는가? 뻔한 의문을 외면하는 있는 이가 누구인가?
바로 이것이 외부의 시각에 비친 우리의 객관화된 모습니다. 후진국의 언어를 배우느니 영어를 한자라도 더 하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베트남거주 한국인이 저지르는 대표적인 오류이자 그릇된 자만이기도 하다. 그리고도 베트남에서의 성공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떤 과정을 거쳐 나온 희망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기본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성공을 운운하는 불합리한 군상이 객관적인 시각에 비친 우리의 모습일 수 있다.

올해는 눈 딱 감고 베트남어를 마스터 하는데 총력을 기울여보자.
내년 이맘때에는 자신의 탁월한 선택에 쾌재를 부를 것이다.
죽은 듯이 몸을 숙이고 숨만 가만히 내쉬어야 하는 불경기 시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지혜의 한가지이기도 하다.

물론, 실천하지 않는 지혜는 망상일 다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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