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인회와 관련하여 잡음이 많은 것 같다.
나는 이런 잡음을 보며 보다 원론적인 문제를 교민 입장에서 제기하고 싶어 이 글을 쓴다.
현재 호찌민에는 한인회 버금가는 규모의 수많은 단체가 있지만 그 어느 단체도 교민을 대표한다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모든 독자 분들도 아시듯이 그 “회”의 목적에 맞는 사람들만의 모임이기 때문에, 그 정관이나 모든 구속력도 회원의 범위 내에서만 적용된다.
그런데 지금의 “한인회”는 어찌하여 회원들끼리만 회의하고 선거하면서 “10만 교민들을 위한”이란 아전인수격인 단어를 사용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또한 어찌 전체를 대표하는 양 “한인” 회라는 명칭을 함부로 사용하는지 모르겠다.
물론 교민사회의 모든 단체가 교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어느 단체로 전체 교민을 대리한다는 표현을 감히 쓰지 못한다. 한인회는 누가 전체 교민 대표까지 하라고 했는지, 그 법적 타당성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최소한 전체 교민을 대표하려면 교민 모두에게 참정권을 줘야 하는 것이 기본 상식 아닌가?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한인회의 선거는 누구나 기본적 조건 (6개월 베트남 거주자로 기억이 난다) 만 가지면 회장의 선거권을 가졌고 회원으로서의 대우를 받았다. 그래서 본인의 기억으로는 새로운 회장을 뽑는 선거일은 많은 교민들이 스스로 참여의식을 갖기에 충분한 축제와 같은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누군가에 의해서인지 모르지만 회비를 낸 회원만 투표권을 주는 선거권의 제한 제도가 만들어 진 후로는 본 독자에게는 한인회의 행사는 그저 남의 잔치로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요즘 같은 민주 사회에서 어째 이런일도 있단 말인가?
“회원이 아니니 선거권이 없는건 당연한거 아닌가”라고 혹자는 말할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씀이다. 그러나 그 말이 당연한 것처럼 대치되는 의미도 당연하다. 즉, 회원 자격을 회비를 낸 사람에게 국한한다면, 그 모임의 대표성 역시 회비를 낸 회원들에게만 국한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닌가? 도대체 한인회는 무슨 자격으로 회원이 아닌 사람들의 대표성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는가? 회원으로서 가장 기본이 되는 참정권을 제한하면서 그들의 대표성은 갖고 싶다? 이거야 말로 엄청난 모순 아닌가?
회비조차 내지 못할 입장이라고 교민의 대표성 마저 한인회에 위임한 것은 절대 아니다.
회비를 납부 하지 않아서 회원이 아니고 회원이 아니어서 선거도 못한다면, 나의 주권인 교민권(?) 만큼은 거론치 말아 줬으면 한다.
한국법과 베트남 법에 특별한 위반없이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보잘것없어 보이는 주권이지만 아무에게도 임의로 침해 당하고 싶지 않다. 나를 회원으로 대접하는 단체에 내 이름을 걸고 싶은 것이다.
마치 내가 죽을 때까지 독도에 한번 갈지도 안 갈지도 모르고, 돈이 없어 세금이야 낼지 못 낼지 몰라도 감히 누가 독도를 자기의 땅이라고 우기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말 곤란하고 자존심 상하는 것은 내가 국민으로서 권리를 누리고 국가가 나를 보호해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국민으로서의 자격도 부여하지 않는 나라에 누가 자신을 넘겨주겠는가?
지금의 한인회는 회원은 아니지만 교민인, 즉 교민이지만 선거권이 없어 선거도 하지도 못하는, 회원보다 기 백배 많은 수의 일반 교민까지도 대표하려고 드니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닌가!
회비를 납부한 사람에게만 회원 권한을 주는 단체라면 당연히 그들만의 단체로 남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교민사회도 이렇게 시끄러울 이유도 없다.
선거권이 제한된 “한인회”의 대표성은 그 회원에게만 국한하는 게 너무나 당연하니 그들의 입버릇처럼 말하는 “전체 교민을 위한” 이란 말을 사용해서는 안될 일이다. 이것은 법률적 해석 이전에 상식적인 문제인데 우리들이 너무 쉽게 그들의 자의적 운영을 용인하는 듯하여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예전 일반 교민의 선거권이 제한되기 전의 한인회는 전체를 대표하는 한인회로 인정하고, 새롭게 교민의 참정권을 제한 한 한인회는 등록된 회원들만의 사모임으로 새롭게 인식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그 전에 한인회가 교민의 이름으로 형성한 모든 유, 무형의 재산과 권리를 자동으로 가져간 지금의 한인회는 즉각 그 자산을 반환해야 함이 마땅하다. 또한 모든 교민을 대표하는 공식 석상에서 당연한 듯 예전의 자리를 물려받아서도 안될 일이다. 단지 “한인회”라는 동일한 이름을 사용한다고 해서 모임의 성격이 바뀌었는데 그 정통성을 이어 받을 수 없는 일이다.
한인회는 자기 살기에 바빠서 또는 마녀사냥의 재물이 되기 싫어서 말없이 그러나 정말 순수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수많은 대한민국 교민의 이름을 자의적으로 도용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감히 나라에 큰 충성하진 못했으나 그래도 최소한 소총 들고 내 위치는 지켰고, 내 아들도 내가 낸 세금으로 총 주고 군복 입혀 피땀으로 내 조국 대한민국을 지킨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단지 회비를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원대우를 하지 않는 한인회에게 내 이름 석자를 대표하는 듯한 “한인회”라는 단어의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간곡히 요청하는 바이다.
< 호찌민의 한국 교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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