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한인회에대한,,,

kimswed 2010.05.09 07:47 조회 수 : 1263 추천:378



사실 이번 칼럼은 지난번 새롭게 구성된 한인회장단에게 교민의 한 사람으로 허접한 조언이라도 해주는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러나 포기했다. 왜?
이렇게 계속 혼란스럽게 살기에는 남아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더 이상 주제넘은 글을 쓰면서 미움 받는 짓은 그만하기로 했다. 하긴 이미 각종 욕이란 욕은 물론이고 평생 자동차 접촉사고로 두 번 출입한 것 외에는 근처도 가지 않던 경찰서를 수시로 드나들며 베트남의 사랑스런 동포들이 고발한 명예훼손이라는 형사적 죄목에 대한 조서를 꾸미고 다녔으니 이제는 지칠 만도 하다. 그래도 아마 수명은 충분히 늘었으리라는 것이 위안이긴 하다. 욕먹으면 오래 산다고 하지 않던가? 하지만 욕까지 들어가며 오래 살아봐야 나중에 좋은 꼴 볼일이 없으니 앞으로 본지에서는 그들과 관계된 기사나 글이 다시 발견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생각이다.
그 동안 한줌의 사심도 없이 단지 교민들만을 위하여 희생적인 봉사를 하신 분들에게 칭찬은 고사하고 허접한 조언이나 뿌려댔으니 그 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 부디 부족한 인간이 놀린 몽땅 연필의 장단을 잊어주시고 혹시 마음상하신 분이 계시면 어느 개구리가 논에서 울었나 보다 하며 해량하여 주실 것을 간절히 소원하는 바이다.

본 칼럼의 주제로 돌아가자.
“무늬만”이라는 말은 보이기 위해 겉으로만 행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즉 겉과 속이 다르니 겉 모습만 보고 단정하지 말라는 말이기도 하다.
온라인 바둑판에서 무늬만 하수인 고수들이 득시글하다. 바둑에서 최하수인 18급이라는 무늬만 걸고 있는 것을 순진하게 믿고 덤비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폼이 엉성한 골퍼를 만만하게 보고 덤비다 지갑이 털리는 것처럼.
또한 평소에는 너무나 스마트하고 쿨하게 보이던 사람이 술만 들어가면 원숭이처럼 혼란스런 모습을 보일 때 우리는 “무늬만 스마트하구먼” 하며 실망감을 드러낸다.

베트남 초기에 만난 분이 있었다. 훤칠한 외모에 소탈한 의상, 그리고 솔직하고 직설적인 언변 등 인간적인 성품에 매료되어 베트남 정착에 필요한 일을 몇 가지 맡겼는데 나중에 실망스럽게도 서류를 허위로 꾸미며 그 일부 금액을 착복한 것이 드러나는 바람에 관계가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다. 생면부지의 사람을 첫눈에 솔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단정한 필자의 안일함이 그런 결과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인상이 좋아도 돈 거래에 관하여 좀더 조심을 했더라면 그런 황당한 경우는 피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 어느 분, 아주 언변이 뛰어난 분이었다. 말씨도 부드럽고 상대를 잘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불의한 일에는 단호한 자세를 보여주던 사람이었다. 어느 날 그 분과 우연히 골프를 함께 치는데 평소 정의를 내세우며 불의한 일에 울분을 터뜨리던 분이 정작 골프장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골프 실력도 괜찮은 양반이 룰을 전혀 도외시하며 자기 맘대로 공을 치는 것을 보며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다. 골프게임에서 룰을 어기는데 전혀 개의치 않는 양반에게 호의를 품었던 미천한 안목을 저주했다. 그러나 아직도 의문이 남긴 하다. 처음 보여주었던 무늬는 그의 진짜 성품과는 관련이 전혀 없을까?
  
아무튼, 이렇듯 밖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고 진짜 모습은 대부분 바다 밑에 숨겨져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깨닫고 있어야 나중에 보이지 않던 부분이 드러나도 당황하지 않게 된다.
사실 보이는 모습, 무늬만으로 상대를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베트남이라는 특별한 지역에서 중년의 나이가 되어 만난 사람들의 진짜 모습을 찾아낸다는 것은 일반인이 공업용 다이아몬드와 진짜 다이아몬드를 구별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필자처럼 내공이 부족한 인간의 눈에는 실상은 안보이고 무늬만 보이는 게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새삼스런 진리로 드러난다.
한길 사람 속을 알기 위해서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밖으로 드러난 무늬에서 눈을 돌려야 한다.
표면이 매끄럽다고 내면마저 미끈할 것이란 상상은 심각한 오류를 낳는다.
원래 표리는 부동한 것이다. 표리가 동일한 사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무늬와 실상이 서로 다른 것을 당연하게 받아드려야 함에도 존재하지 않는 표리일동을 추구했으니 기대가 무너지는 것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함께 존재하는 것만으로 타인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과, 부재함으로 사회를 밝게 만드는 사람.
부재, 존재하지 않음으로 역할이 충분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없으면 세상이 안 돌아간다며 자신의 존재감을 밖으로 드러내기 위해 무늬를 그리며 허세를 부리게 마련이다. 그러니 보이는 것과 실상이 서로 다른 모습을 양산하는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래샴의 법칙처럼 이들은 욕심에 찌든 자신과 달리 아무런 생색도 내지 않고 묵묵히 봉사를 행하는 선량한 사람들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자신과 같은 성향의 인물을 채워 사회를 더욱 어둡게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속이 찬 사람일수록 드러내기를 사양하기 때문이다. 결국 금박 무늬만 씌운 악화는 날로 성장하고 진짜 금으로 만든 양화는 점점 그늘 속으로 사라진다. 그것이 사회의 법칙이라니 참담할 따름이다.


언젠가 이 칼럼에서 도깨비 감투라는 글을 쓴 기억이 있다. 감투를 쓰면 자신의 모습이 안 보이는 도깨비 감투, 그런데 이 감투에 약점이 하나 있다. 이 감투를 쓰면 본 모습은 안 보이는데 입은 옷은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깨비 감투가 제 기능을 발휘하게 하려면 벌거벗어야 하는데 바로 이것이 문제다. 감투를 좋아하는 인간들은 벌거벗기를 두려워한다. 그럴듯한 무늬로 포장하여 감투를 얻었는데 그 무늬를 다 지우고 벌거벗어야만 감투의 기능을 발휘한다니 참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과연 어떤 것이 무늬고 어떤 것이 실상일까?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날씨가 너무 덥다. 이제 비가 올만도 한데,
비야 한번 시원하게 쏟아져라.
이왕이면 천둥도 쳐라.
네 장단에 춤이라도 한번 추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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