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챠오베트남한영민

kimswed 2013.09.12 09:07 조회 수 : 450 추천:111

한국인에게 유난히 발음하기 힘든 베트남어는 대부분의 어 원이 한자어를 기반으로 한 단어가 많다. 그래서 베트남 어를 배울 때는 한자어와의 관계를 살피며 공부한다면 이해가 훨 씬 용이해진다. 베트남 인들의 이름 역시 한자어에서 유래한다.
예를 들어 가장 흔한 성씨인 Nguyen은 한자어 阮에서 유래한 것 이고, Tran 은 陳, Huang 은 黃, 호찌민 옹의 Ho는 胡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베트남의 젊은 사람들은 자신의 이 름이나 흔히 사용되는 단어가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그 한자어 로 어떻게 쓰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다못해 우리가 베트남에 와서 처음 배우는 깜온이라는 말도 한자어 感恩에서 온 것인데 이를 아는 젊은이들도 그리 많지 않 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인가? 그리고 이 현상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베트남에서는 자신들의 글을 알파벳을 이용하여 만든 후에도 한 동안 문서를 만들 때 알파벳으로 된 베트남어로 쓰고 그 옆에 한 자어를 병기하여 의미를 확실히 알리도록 했지만 현대 들어 변역 의 시기를 보내면서 한자어를 완전히 배격하여 이제 일반 국민들 은 한자어와 자신과의 관계를 깊이 인지하지 못한 채 살고 있는 듯하다. 새로운 문자의 등장은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패 러다임을 제시할 만큼 엄청난 변화를 야기한다. 문자라는 문화 의 뿌리가 변화함으로 새로운 문자 이전과 이후로 서로 다른 문 화 의식이 지배하는 사회적 변역이 생겨날 수 있다.
그런 변화는 역사 의식의 단절로 확대될 수 있고 그 결과로 사회 구성원의 정체성과, 국가로 대변되는 공동체에 대한 자부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우려를 불식하려면 더욱 강화된 역사 교육을 통해 예전 문 자를 익힐 기회가 없었던 신세대에게 시대의 흐름과 정황을 올바 르게 이해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수많은 변화가 개인의 정체성과 공동체에 대한 자긍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오히려 그 변화가 국민의 기본 의식을 강화시키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유일한 방안은 바로 올바른 교육을 통 해 정립된 굳건한 역사 의식이 아닌가 싶다.
지난 7월 27일 한국 전쟁 정전 기념일 60주년을 맞이한 한국에 서 우리의 역사의식에 대한 논란이 새삼스럽게 야기되고 있다.
얼마 전 박대통령이 학생들의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 하면서 한국 전쟁을 ‘북침’(남쪽에서 북으로 침략했다는 의미) 이라고 알고 있는 학생이 60%를 넘는다는 설문조사를 들어 역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전교조에서는 북침이라는 단어가 북에서 침략했다고 질문의 주어를 잘못 이해한 학생들이 답을 잘 못 단 것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당연한 듯 내놓았다.
그러나 교육자라면 그 질문의 모호성을 따지기 전에 전 세계가 확인한, 너무나 당연한 역사적 사실조차 설문조사에 넣어서 재 확인해야 할 정도로 왜곡이 우려되는 우리 학생들의 역사의식을 보며 자신들의 교육이 얼마나 부족했는지 한번 정도 돌아봐야 하 는 것 아닌가? 최근 들어 이렇게 우리 학생들의 역사의식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게 된 이면에는 정치 이념적 차이로 인한 역사 의 식의 충돌이 교육 현장에 영향을 미쳐 2005년부터 한국사를 선 택 과목으로 추락시킨 교육정책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이념을 내세워 정권을 잡은 그 당시 정부의 정책 방향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해도 나라의 백년대계를 책임지는 교육전문가들 이 어떻게 역사를 선택과목으로 만들 수 있는지 그들의 기본 교 양이 의심스러울 다름이다. 한마디로, 역사를 잊는다는 것은 우 리 정체성을 망각하고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이 현재라는 시각은, 과거와 단 절된 채 새롭게 미래로 향하는 출발점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와 같이 단지 과거에서 이어지는 연속선상에 존재하는 한 시각일 다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를 모른다면 그 선상에 있는 현재의 위치를 알 길이 없고 또한 미래의 방향을 잡을 수 도 없다.
溫故知新(온고지신) 이라는 사자 성어가 있다.
옛 것을 익혀 새로운 지식을 배운다는 뜻이다. 공부라는 것이 무 엇인가? 따지고 보면 공부란 전부 다 과거의 것을 배우는 것이 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학문은 다 과거의 누군가에 의 해 만들어 진 것이다. 그렇게 과거의 것을 배우고 익힌 후 스스로 연구하여 새로운 지식을 깨우치고, 세상에 필요한 무언가를 창 조하여, 현재의 삶을 즐기고 또 미래를 위한 발판을 만들어 가라 는 것 아닌가? 이런 구체적 학문뿐 만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 속에 서도 우리는 많은 배움과 교훈을 얻는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자.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운반수단인 자동차, 그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에 이런 역할을 담당한 것은 말 이 끄는 마차였다. 자동차가 생기고 나서 마차에 관련된 직업들 은 아예 그 자취를 감추고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했다. 이런 과거의 역사를 안다면 최근 들어 100년 만에 맞이하 는 새로운 산업 혁명으로 불리는 3D 프린터의 등장이 앞으로 어 떤 사회적 변혁을 불러올 지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사실을 익혀서 앞날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하필 우리가 직접 경험하고 몸으 로 겪은 우리의 역사 만은 배우려 하지 않는가?
역사, 특히 한국사는 우리의 뿌리다. 우리가 어떤 문화를 지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기록한 우리 민족 만의 귀중한 자산이자 자양분이다. 이런 대한민국의 뿌리가 시 대적 정치적 이념에 따라 그 가치와 평가가 달라지면서 국민을 혼란케 하더니 이제는 급기야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들에게 아예 역사를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미 지난 일부 정권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을 정당화하기 위해 임의로 수정한 음성적인 역사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일부 젊 은이들이 철 지난 이념을 진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목소리를 높이며 사회불안을 조장하고 있다.
이렇게 역사의식의 약화가 지속된다면 최근 우리정부가 바다건 너 섬나라와 각을 세우고 있는 역사의식 문제도 어쩌면 나중에 우리를 스스로 부끄럽게 만드는 자충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우리의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지 않으면서 어떻게 그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지라고 요구할 수 있는가? 자라나는 아이 들에게 제대로 역사교육을 시킨 후 타국의 일방적 주장에 객관적 이고 이성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도 내일도, 과거에서 그랬듯이 그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앞뒤 생략한 일방적 구호만 외칠 생각인가?
그들은 우리의 그런 감정적인 대응에 쾌재를 부르며 그 단순한 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수시로 던지며 우리국민에게 식민 트라 우마를 영원히 심어두려 하고 있다. 우리가 얼마나 치밀한 이웃 을 갖고 있는지 이제는 깨달을 때도 되지 않았는가?
최근 잠실에서 열린 일본과의 축구경기에서 붉은악마 응원단이 의미 있는 구호를 대형 현수막으로 내 걸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누구에게 하는 소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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