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2015년 베트남에서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현지 진출 이후 처음 판매량 기준으로 1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2015년 베트남에서 6만2189대를 팔아 5만285대를 판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 1 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베트남을 포함한 아세안 지역에서 시장점유율 3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강자이다. 도요타, 혼다, 미쓰비시 같은 일본차 메이커들의 아세안 각국 점유율은 대부분 70%(합산 기준)를 넘는다. 현대·기아차의 베트남 판매 호조를 이끈 주역은 현대차의 현지 전략 차종인 ‘그랜드 i10’과 기아차의 소형 트럭 ‘K3000(국내명 봉고 3)’이다.

 

2013년 베트남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1만대로 태국의 246만대, 인도네시아의 140만대, 말레이시아의 65만대에 비해 아세안 국가 중에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2015년 자동차 판매량은 2013년 대비 2배가 넘는 연간 판매 20만대를 넘어섰다. 반면 베트남 전체에서 운행중인 3000만대가 넘는 오토바이의 판매량은 최근 4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 2014년에는 전년대비 3% 감소한 271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10여년전 베트남의 주요교통 수단은 자전거였다. 이후 급속하게 오토바이로 대체됐고 2015년에는 신규 모델들의 출시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오토바이 판매 침체 현상은 호황기를 지나 쇠퇴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베트남 호치민시 교통 운송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4년 말까지 호치민시에는 700만대 이상의 차량(640만대의 오토바이와 약 60만대의 자동차)이 등록되어 있다. 아직은 자동차의 10배 이상 보급된 오토바이가 주요 교통수단이다.

 

이러한 자동차 산업이 2015년부터 점차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2015년도에는 상용차의 판매량이 전년도 대비 약 70%가량 증가했다. 현대자동차가 단일 시장에서 상용차 1만대를 수출한 것은베트남이 처음이다.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버스, 트럭 등을 선두로 승용차까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동남아 시장의 판매량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다.

 

판매되는 차량 가격을 원화로 환산하여 살펴보면 그랜드 i10 (1.0MT)의 경우 1935만원, 모닝(EX)의 경우 1810만원, 현대 엑센트(1.4MT 2015)의 경우 275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베트남 소비자는 자동차를 구입할 때 태국 등 인근 국가의 다른 시장에 비교하여 비싸게 구입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자동차 생산비용이 많이 들고 9인승 이하 승용차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인근 지역의 다른 국가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는 자동차 수입관세를 15%~60% 적용하고 있다.

 

한국은 베트남과 FTA체결로 화물자동차는 즉시 철폐, 3000CC 이상 승용차, 자동차 부품 등에서 10년 내 관세 철폐를 혜택을 받았으나 베트남의 도로사정과 ATIGA 체제 아래 2018년까지 점진적 관세 철폐 등을 감안할 경우 현재의 자동차 시장 상황으로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베트남 정부 총리는 자동차 산업 육성 2030비전을 발표했다. 베트남의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산업 발전 행동계획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공업화 전략이 포함됐다. 2020년까지 목표는 생산, 조립 활동을 유지하고 이후 자동차 산업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베트남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자동차 부속품과 부품에 대해서는 수입 관세를 줄이고 수입 관세 인하 자동차 부속품과 부품 목록을 조정한다. 지원 산업 발전에 대해서는 자동차 산업과 자동차 부품산업을 주요 기계제품 개발 추진 목록에 추가하고 몇몇 자동차 부속품과 부품을 하이테크 상품 목록에 추가한다.

 

베트남상공부 휘황(VũHuyHoàng) 부장관과 러시아 연방 상공부 Denis ValentinovichManturov 장관은 양측 정부를 대표로 베트남에 자동차 생산 지원에 대한 협정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국내 시장뿐 아니라 제 3국을 주요 수출 시장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만약 베트남내 국산화 비율 40%를 달성할 경우 아세안 시장 내에 무관세로 수입 진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산업 육성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의지가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15년 11월 3일 지원산업에 대한 시행령(Decree 111/2015/ND-CP)을 발표했으며 2016년 1월 1일부로 발효됐다. 해당 시행령에서 자동차 관련 부품산업도 법인세 혜택(총 15년간 10% 법인세율 적용, 최초 4년간 면제, 이후 9년간 50% 감면)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언급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산업 관련 한국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기대해 본다.

 

 

김석운 한국-베트남문화교류협회 베트남경제연구소장

(kswkso@hanmail.net)images (2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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