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베트남에서 잘 팔리는 가전제품은?
자국산 브랜드 없어 일본·한국 등 수입산이 시장 점유
독일 리서치 기업인 GFK의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가전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가처분소득의 증가에 따라 가전제품 매출이 상승하는 것. 수입산이 압도하는 베트남 가전시장의 주요 인기 품목과 트렌드를 KOTRA와 함께 알아봤다.
<인기 제품>
○ 세탁기=현재 베스트셀러 브랜드는 최신 기술이 탑재된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LG(한국), 일렉트로눅스(스위스), 산요(일본)이며 하노이 전자제품 매장의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인 브랜드는 LG전자였다.
LG전자는 3개 브랜드 중 가장 기술력이 뛰어나다. 직접구동 방식의 모터기술로 생산된 세탁기는 회전력이 높고 소음과 진동이 적으며 수명이 길다. 또한 세탁기 엔진의 보증기간은 10년이나 된다. LG전자 세탁기의 가격은 매우 다양해서 350달러의 저가 모델부터 500달러짜리 중저가 모델, 1000달러가 넘는 고가 모델을 모두 생산하고 있다.
참고로 최근 베트남 소비자들은 스팀살균 건조 세탁기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일렉트로눅스는 베트남에서 인기 있는 고급 세탁기 브랜드다. 일렉트로눅스 세탁기의 장점은 에너지 효율성과 강한 내구성으로, 최신 기술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겸비한 고가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브랜드 판매원은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소비자들이 헬스케어 기능과 자동 시스템을 탑재한 세탁기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반면 산요는 많은 베트남 소비자들이 신뢰하는 중저가 브랜드로, 가격이 저렴하며 품질이 좋다. 일본 제품의 내구성과 기술력을 믿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
○ 냉장고=베트남 가전전문 매장에 따르면 베스트셀러 브랜드는 산요, 샤프(일본), 히타치, LG, 삼성(한국)으로, 120~600㎖ 용량과 400~700달러 가격대의 냉장고를 선호한다.
일렉트로눅스, LG와 히타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세 브랜드 모두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강한 내구성이 특징이다. 샤프와 삼성은 다양한 모델과 합리적인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 전자레인지=베트남에서 잘 나가는 브랜드는 산요, 샤프, 일렉트로눅스, 파나소닉(일본)으로, 가격대는 50~200달러다.
베트남 소비자들은 샤프의 저렴한 가격과 심플한 디자인, 산요의 우수한 디자인과 어린이 보호 기능 등을 선호한다.
○ 전기밥솥=샤프, 쿠쿠(한국), 도시바(일본), 파나소닉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쿠쿠의 장점은 고급스런 디자인, 강한 내구성과 우수한 보온력이다.
샤프, 도시바, 파나소닉의 경우 40~60달러짜리 중저가 브랜드로, 대부분 베트남 소비자들이 세 브랜드 중 하나를 소유하고 있다.
○ 믹서=잘 팔리는 브랜드는 필립스(네덜란드), 보쉬(독일), 브라운(독일)이다. 베트남 소비자들은 가전제품 구입 시 인지도가 높은 유명 브랜드를 선호한다. 이에 따라 오랜 역사와 명성을 가진 유럽 브랜드를 많이 찾는다.
중간 소득 소비자들 역시 품질이 우수한 유명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지만 가격대가 다소 높아 부담스러워 한다. 반면 저소득층은 현지 브랜드나 중국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지만 품질이 낮은 편이다.
○ 에어컨=현지 전자제품 판매매장에 따르면 다이킨(일본), 파나소닉, 샤프 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 올 여름 에어컨을 구매한 소비자 중 4/5가 일본 브랜드 제품을 구입했으며 300~500달러의 중저가 제품을 선호했다.
특히 이번 여름에는 다이킨이 출시한 제품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냉방기능을 강화하고 유해 세균과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필터가 장착된 모델이었다.
파나소닉과 샤프 제품은 높은 에너지 효율과 박테리아 제거 기능이 장점이다. 베트남 소비자들은 에어컨 분야에서는 일본 브랜드를 가장 선호할 뿐 아니라 인지도도 높다.
○ 진공청소기=파나소닉과 히타치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주요 트렌드>
○ 아세안산의 득세=베트남 가전업계는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출범으로 다른 아세안 국가 제품이 베트남 시장을 지배하게 되는 게 아닌가 하고 우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믹서와 전기밥솥은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지에서 생산되는 필립스, 샤프, 파나소닉 같은 해외 브랜드들이 인기를 끄는 반면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현지 브랜드들은 존재감이 미미하다.
매장 직원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와 태국산 브랜드가 현지 브랜드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소비자들은 해외 브랜드 제품의 다양한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을 선호하고 있다.
○ 인기 끄는 절전, 친환경 제품=전기료는 많은 베트남 소비자들의 관심사다. 이들은 전기료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제품 구입 시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이 높은 제품을 선호한다. 최근 들어 인버터 기술이 장착된 에어컨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도 소비자들이 에너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한 제품을 찾기 때문이다. 또한 베트남 소비자들의 환경 보호 인식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친환경 가전제품 출시는 지속될 전망이다.
○ 최신 기술 제품의 선호=베트남 GfK의 트란반코아 대표는 “베트남은 빠른 속도로 현대화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가전 소비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최신 기술의 인버터 에어컨, 대용량 세탁기와 냉장고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냉장고는 한꺼번에 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층이 증가하고 대형 마트의 접근성이 용이해지면서 많은 양을 동시에 보관할 수 있는 대용량 냉장고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 해외 브랜드의 생산 거점화=베트남이 LG, 파나소닉 같은 글로벌 기업의 전자제품 생산 메카로 부상하면서 베트남 가전 유통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베트남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에 2013년부터 15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복합 생산단지를 조성 중이다. 또 파나소닉은 2013년 탕롱산업단지와 웅엔의 세탁기 생산시설을 확장해 연간 60만 세트의 세탁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했는데 생산된 제품은 아세안 국가로 수출되고 베트남에서도 유통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부터 14억 달러를 들여 호찌민에 복합가전 생산단지를 건립하고 있는데 TV에 이어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으로 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