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베트남 젊은이들은 맛집 탐방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젊은 층이나 커플들이 많은 호치민, 하노이, 다낭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맛집 탐방 앱이 빠른 속도로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베트남의 맛집 탐방 열기는 한국 음식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류에 열광하는 젊은이들 덕분에 각광받고 있다. ‘푸디’, ‘로찌’ 같은 맛집 사이트에 한식당이 소개되면서 현지인들의 방문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에서 음식에 대한 국가별 선호도는 1위 베트남(34%), 2위 일본(23%), 3위 한국(13%)이다. ‘푸디’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한식을 맛보고 싶어 하는 베트남 사람이 많은데 최근 가장 핫한 음식은 치즈불닭과 빙수”라고 말했다.
베트남 사람들은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돼지고기는 비계가 많은 부위를 즐기고 닭고기는 놓아기른 한국의 토종 닭 같은 닭고기를 즐기는 탓에 질기다. 한국식 치킨은 속살이 부드럽고 고소하고 맥주를 즐겨 마시는 베트남사람들에게는 치맥이 아주 제격이다. 또한 매콤한 불닭에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하는 치즈를 얹은 치즈불닭은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치킨은 대기업에서 운영중인 롯데리아가점포수 200개를 돌파하면서 25% 점유율로 1위, KFC가 16%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러한 업체는 주로 패스트푸드를 겸하며 주요 이용연령층이 20세 이하이다.
최근 중소기업이 운영하는 파파스가 9호점을 오픈하면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메뉴를 보면 치즈불닭, 후라이드 치킨, 생맥주, 치즈 떡볶이, 족발, 피자, 어묵탕 등에 베트남식 메뉴를 일부 첨가했다. 시식한 분들의 공통점은 한국사람, 베트남 사람 모두 “정말, 맛있다”라는 감탄사를 연발한다. 조리에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시설도 롯데리아나 KFC에 뒤지지 않는다. 아래층에는 넓은 홀을 갖추고 있으며 2층에는 대규모 회식이 가능한 공간이고 3층에는 커플 또는 가족이 조용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게 꾸며져 있다.
가격도 다른 점포에 비하여 15~20% 저렴하다. 그렇다고 재료가 부실한 것도 아니다. 다른 경쟁 점포보다 품질이 좋으며 정성이 있다. 이런 좋은 재료에 맛이 있고 착한 가격을 소비자가 인정한 것이다. 점포마다 40~50 테이블이 모두 만석이며 번호표를 받고 대기한다. 점심, 저녁 각각 2회 이상 회전율을 보이고 있다.
점포의 위치 선정도 뛰어나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선정하고 대기업 프렌차이즈처럼 3개 층을 모두 홀로 사용하고 있다. 손익 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는 규모이다. 임대료가 비싼 호치민에서 공격적인 경영이다.
성공사례를 듣기 위해 권기현 사장을 만났다. 젊은 사장은 10년전 유명 도서출판회사에 사표를 내고 베트남어를 1년간 수학하고 베트남으로 왔다. 그리고 처음에 한국분식점을 운영했지만 외식업에 대한 전문 지식 부족으로 고전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에 입사를 하면서 3년간 많은 외식업 경험과 시장조사 업무를 배웠으며 베트남 부인을 아내로 맞이했다. 부인의 가족이 운영하는 외식업체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유통업을 지켜보면서 좋은 재료를 저렴하게 구입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2006년부터 한국식 치킨을 운영하던 파파스 1호점이 3명의 주인이 바뀌고 매물로 나오자 가족의 권유로 2011년 인수를 했다. 1호점은 한국사람이 많이 거주하는 ‘푸미흥’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맛있는 치킨으로 인기를 끌자 그 동안의 수익을 모두 2호점 개점에 재투자 했다. 이러한 재투자의 결과로 가족과 친지가 운영하는 2개 점포를 제외한 7개 점포는 모두 직영점이다.
향후 프랜차이즈 운영계획은 30개 직영 점포를 운영하고 물류 창고를 확보한 후에 노하우를 바탕으로 매뉴얼을 구축한 후로 잡고 있다. 베트남에 쉽게 정착을 원하는 분들에게 가맹점을 나누어 주려면 다양한 지역 특성을 살린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실, 근면, 끈기, 노력, 겸손의 결정체를 보는 듯했다.
베트남 전역에서 18개의 브랜드로 1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 중인 Golden Gate Group의 고기하우스(Gogi House)를 예로 들면서 한국토종의 숯불갈비를 외국인이 운영하는 것을 보면 아쉽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진출을 원하는 중소기업 외식업체 및 베트남의 달랏교육원, 대학교 등에서 베트남어를 공부하는 한국의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롤모델이다.
김석운 한국-베트남문화교류협회 베트남경제연구소장
(kswks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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