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그린합명회사

kimswed 2016.11.03 08:38 조회 수 : 228

 

세계 22개국에 버섯을 수출하기까지

 

(농)그린합명회사_박준범 팀장
신선버섯류

 

 처음 만나는 분에게 버섯 해외영업을 한다고 소개하면 반응은 대체로 “버섯을 수출한다고요?”입니다. 한국의 신선 버섯을 수출한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농업은 국제경쟁력이 없는 취약한 산업이라는 인식이 한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많은 대한민국 농가들은 여러 가지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국제사회의 당당한 강소농이 되기 위한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저는 경북 청도군에 소재한 기업에서 버섯수출관련 해외영업을 11년간 해온 팀장입니다. 미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홍콩, 미얀마, 베트남, 태국 등의 시장으로 신선 버섯을 수출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버섯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평소 알고 지내던 회사 대표님의 전화 한 통을 받고부터 입니다. “비행기 한번 타볼래”라는 말에 제주도 여행도 가본 적이 없던 저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넙죽 “한번 타보겠습니다”라고 하면서 근무가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우리 회사는 그린피스 농장이라는 이름으로 직원 60여명의 작은 규모였습니다.

 

“비행기 한번 타볼래” 
 당시 제가 생각했던 버섯 재배는 비닐하우스에 씨를 뿌려 버섯을 채취하는 농가사업 정도로 생각했지만 막상 재배 현장을 보니 버섯농장이 자동화 라인을 갖추고 대량 생산설비가 있어 충분히 수출가능 품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연중 생산이 되어 계절을 타지 않고 수출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특히 누구나 하는 업무보다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유럽 수출을 위한 시장조사와 판매회사 설립을 위해 유럽으로 바로 출장을 갔습니다. 평생 해외여행 한번 가보지 못했고 아무런 준비가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일은 무척 힘들었습니다. 언어, 문화, 경험 등 모든 것이 낯설고 업무는 문제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네덜란드 현지판매회사를 만들어 공격적으로 버섯을 판매하기로 한 회사의 결정에 한번 도전해보기로 하고 판매회사를 만드는 일을 하기 시작했고 판매활동도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2006년 당시 유럽에서 동양계(팽이, 새송이) 버섯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파는 일은 벅찬 일이었습니다. 서양계버섯이 90%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시장에서 반응이 무척 냉담하였습니다. 그리고 주력 품목인 팽이버섯은 제품 특성상 이 사이에 잘 끼고 인지도가 좋지 않아 판매가 특히 힘들었습니다. 다행히도 새송이 버섯은 유럽 시장에서 반응이 좋아 샘플을 요구하는 업체가 몇몇 나타났습니다. 냉동 탑차를 빌려서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단숨에 달려가는 등 버섯이 조금이라도 필요하다면 언제든, 어디든 달려갔습니다.

 

실패로 끝난 유럽 현지마케팅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독일 업체에서 소량의 버섯이라도 필요한 업체가 있다면 바이어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면서 물량을 조금씩 늘렸습니다. 하지만 현지의 높은 임금, 사무실 운영 경비 등은 마진율이 좋지 않은 농산물 특성상 자체적으로 판매회사를 운영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현지지사 운영 보다는 네덜란드, 프랑스 바이어와 합작하여 판매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을 본사에 제출하였습니다. 그리고 2008년 6월에 현지법인 유통회사 GMF(Green Mushroom Farm .BV)를 설립하여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쪽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저의 파란만장한 9개월의 유럽 현지영업은 끝이 났습니다. 의욕만 앞선 채 좌충우돌 준비 없는 해외영업은 보기 좋게 실패로 끝났습니다. 쓸쓸한귀국은 나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08년 갑작스러운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외식업계에 불황이 덮치자 국내 버섯 가격이 급락하고 환율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은 폭등하여 버섯 농가들은 너나없이 생존의 위기에 몰렸고 수출이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수출하지 않으면 버섯 산업과 농가들이 동시에 몰락한다는 위기감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유럽과 미국의 문을 두드렸으나 동양계 버섯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수출은 여전히 쉽지 않았습니다. 수출의욕만 가지고 공격적인 전략으로 시도하였으나 시장에 대한 정보 부족과 마케팅 역량 부족으로 많은 실패를 했습니다.

 

무작정 뛰어든 인도네시아 시장개척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무역 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무역업무와 관련하여 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의 수출역량 강화 교육 등 수출에 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어학에서부터 계약서 작성, 바이어 발굴, 협상 전략 등 실제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무역에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점에서 무역협회는 저의 선생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무역이라는 험한 바다에서 바닷길을 열어주는 등대처럼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본사에서 일한 경험, 틈틈이 무역협회 교육과정을 이수한 덕택에 해외 영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해외 영업에 대한 갈망도 컸습니다. 어느 날 회사 대표님에게 인도네시아라는 곳에서 영업할 테니 박람회에 보내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당시 인도네시아가 인도에 인접한 나라로 잘못 알고 있었고 세계지도를 보면서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인도네시아가 어디 있는지 바로 찾지도 못했습니다. 위치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나라에서 해외 영업을 하겠다는 당시의 용기는 지금 돌이켜봐도 헛웃음이 나옵니다.
 대표님에게 인도네시아에 수출을 하겠다고 큰소리친 저는 인도네시아 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밖에 없었고 출발과 동시에 이 세상 모든 걱정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바이어를 만날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바이어를 찾지 못하면 다시 한국 땅을 못 밟을 것 같아 박람회 기간 동안 부스 안에서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직접 찾아 나서자는 생각에 발로 뛰기로 결심했습니다. 박람회 부스는 통역에게 맡기고 저는 구두대신 운동화를 신고 관심이 있다는 식품업체, 호텔, 식당 관계자들을 열심히 찾아다녔습니다.

 

전시 부스는 통역에게 맡기고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버섯제품이 생소하여 선뜻 구매하겠다고 나서는 바이어가 없는 상황이어서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조급한 마음이 커졌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단 1분도 소홀히 생각하지 않고 수십 명의 바이어와 상담을 이어갔습니다. 다행히 박람회 마지막 날 한국산 버섯에 관심이 있다는 수입업자를 만나면서 저는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거래가 계약되어 20피트 컨테이너로 초도 물량을 보냈습니다.
 처음으로 바이어와 거래가 이루질 때의 짜릿함과 우리 제품이 유명한 해외 백화점이나 마켓의 판매장에 전시되었을 때의 뿌듯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성취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미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필리핀 등과 잇따른 거래 성사로 이어져 지금까지 재미있게 오랫동안 회사생활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우리 회사는 2000년 캐나다에 8만 달러어치의 버섯을 내보내는 것으로 수출을 시작했으나 2016년에는 1,700만 달러어치를 미국, 캐나다, 서유럽,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홍콩, 필리핀, 호주, 중국 등 22개 이상의 나라에 수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과거 회사명이 그린피스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이름에 관련된 오해를 많이 하십니다. 어느 날 경북 청도 본사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제가 졸업한 학교 홍보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학교 홍보실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혹시 그린피스에 다니세요?” 제가 대답했습니다. “네 그린피스 다니는데요.” “어떻게 그린피스에 들어가셨어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학교에 자랑스러운 졸업생으로 인터뷰 하고싶은데 인터뷰 되요? 언제 그린피스 한국지사가 생겼어요?”
 이 대목에서 NGO 그린피스를 생각하는 것 같아 “여기는 경북청도에서 버섯을 생산, 판매 하는 버섯 농장 및 버섯 전문 수출업체입니다.”라고 말하니 전화를 한 여직원이 당황하시면서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급하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저도 황당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많은 분들이 NGO 그린피스 단체가 친환경 버섯을 키운다고 오해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문제로 해외로 나갈 때는 그린(GREEN.CO.,LTD)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었습니다.
 해외영업을 하면서 우리나라 안에서 보는 대한민국과 밖에서의 대한민국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05년 유럽에서 영업 활동 당시 유럽인들은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거의 몰랐습니다. 유럽에서 해외 영업 활동을 하면서 많은 유럽인들이 제가 깔끔하게 옷을 입으면 일본인으로 오해하고 좀 지저분하게 입으면 중국인으로 아니면 북한에서 왔냐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인지도와 국가 브랜드 가치가 높지 않았습니다.

 

높아진 한국 브랜드 실감 

 그러나 지금은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가 몰라보게 많이 올라 간 것을 많이 느낍니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는 제가 모르는 아이돌 그룹을 줄줄 외우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정도로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는 상상 이상이라 생각됩니다. 제가 모르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외국인들이 더 잘 아는 것을 보고 우리는 지나치게 스스로를 평가절하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도 있습니다.
 까닭에 해외수출에 나선 많은 분이 우리나라의 가치에 대해 재발견했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또 학교나 책으로 배운 간접 경험이 아니라 직접 보고 부딪치고, 아파하며, 힘들어하는 과정에서 맷집도 키우면서 현실을 직시하는 혜안을 우리 무역인 모두가 가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무역협회를 통해 온 국민이 무역에 대해 소통하듯이 전세계 74억 명과 소통하는 무역인이 많이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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