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인턴생활을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베트남인들이 누구든지, 언제나, 그리고 어디서나 SNS를 한다는 점이다. 베트남에서 가장 대중적인 SNS 어플리케이션은 페이스북과 잘로다.
SNS의 연령층이 낮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베트남에서는 SNS 사용연령층의 폭이 넓다. 내가 살던 집의 주인 할머니도 페이스북을 하며, 택시기사를 부를 때도 SNS를 통해 연락한다.
장소 또한 가리지 않는다. 백화점 화장실 내에서도 셀카를 찍고 이를 SNS에 업로드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놀랐던 적이 있다. 지난해 연말 백화점이나 은행 앞에는 크리스마스 장식물이 설치되었는데 이 곳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는 베트남인들이 많았다. SNS에 업로드하기 위한 것이다.
베트남 전체 인구 약 9000만 명 중 4000만 명이 인터넷을 이용 중이고 지난해 SNS 이용자는 20% 증가했다.
이렇게 베트남인들이 셀카에 열광하고 SNS 이용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소득수준에 적합한 오락거리의 부재 때문이라고 나름 분석해 본다. 베트남인들의 평균 월급은 미화 250달러 수준이고, 대학을 졸업한 직장인들의 평균 월급 또한 300달러~400달러 사이다. 아직까지 영화와 같은 문화생활이나 스포츠를 즐기기에는 부담이 되지 않나 싶다.
영화를 예로 들어보면, 현재 베트남 영화관 시장에서 66%를 CGV와 Lotte Cinema가 차지하고 있고 이 두 영화관의 관람료는 한국 돈으로 4000~6000원 사이인데 이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에게도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그러다보니 베트남인들은 길거리에 나와 여럿이 놀며 사진을 찍거나 위에 언급했던 장식물에서 사진을 찍고 이를 SNS로 소통하며 지내는 것이다.
이러한 베트남의 높은 SNS 이용률은 시민들이 온라인 언론의 자유를 일정 부분 확보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베트남은 공산당 1당 체제로서 완전한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국가가 아니다. 페이스북과 구글과 같은 인터넷 기업은 공산당이 원하지 않는 콘텐츠를 삭제해야 하며 선동자와 관련된 정보를 당국에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SNS 이용 확산으로 당국의 시선도 변화 하고 있다. 일례로, 하노이 당국이 여론수렴 절차 없이 아름드리나무 500 그루를 베어내고 묘목으로 대체하려하자 네티즌들의 비난이 빗발쳤고 하노이 인민위원회위원장이 벌목을 중단한 적이 있다.
경제적으로 주목할 것은 SNS를 통한 광고 및 유통활동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동남아국가와 같이 베트남에서도 한류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이를 겨냥하여 베트남인들은 SNS에 한류 연예인 굿즈(상품)뿐만 아니라 한국 식품 등을 홍보하고 이를 직거래하는 형태로 한류상품을 유통하고 있다.
오동훈 한국무역협회 호치민지부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