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에서 ‘제17기 글로벌무역인턴십’에 참가한 청년들이 해외의 주요 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겪은 생생한 초보 무역인으로서의 체험들을 엮어 ‘도전하는 청춘, 글로벌 드림’이라는 책(e북)을 냈다. 이들은 2017년 2월부터 8월까지 해외에 진출한 한국기업에서 ‘글로벌 인턴’으로 근무했다. <한국무역신문>에서는 이 가운데 10여개를 골라 지면에 싣는다. …◇
많은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이라는 나라를 공산주의 국가, 개방이 미흡한 나라 등으로 인식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지에 체류하면서 느낀 베트남, 그 중에서도 내가 지냈던 호치민은 상당히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며,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도시였다.
베트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커피’다. 그만큼 베트남 커피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베트남인들 또한 커피를 즐겨 마신다. 그들은 이른 아침 ‘카페 쓰어 다(caphesua da)’라는 베트남식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보거나 간단한 아침 식사로 하루를 시작한다. 30년 전만 해도 베트남은 세계 커피 원두 생산량의 0.1%만을 차지했지만 현재 세계 커피의 20%를 담당하는 제2의 커피 강국으로 부상했다. 이는 1986년 도이머이 정책(베트남 개방정책) 이래, 지속적으로 원두 생산량을 증가시킨 결과이다. 또한, 원두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커피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보고에 따르면 2005년 베트남 내 1인당 커피 원두 소비량은 0.43kg에 불과했으나, 2015년도에는 1.38kg으로 3.2배 증가했다.
물론 베트남인의 커피 소비량이 증가한 이유에는 원두 생산량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지인들의 경제능력 향상, 카페 수 증가로 인한 소비의 폭 확대, 그리고 10~30대 젊은 현지 소비층의 입맛 변화 등 여러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평소 카페를 좋아해 3개월간의 현지 생활동안 로컬, 프랜차이즈 구분 없이 다양한 형태의 카페를 방문해 보았다. 이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베트남 커피시장이 미국, 유럽 등 타 국가 커피시장과 달리, 유독 외국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아닌 현지 브랜드 카페들에 의해 선점되었다는 것이다. 현지 유명 브랜드로는 ‘하이랜드’, ‘쯔엉웅우엔(trungnguyen)’, ‘더커피하우스’ 등이 있다.
이들의 인기 요인은 ‘저렴한 가격’이다. 외국 브랜드 카페의 최저가 메뉴 기준으로 가격이 5만~7만동(2500~3500원)인데 비해 현지 브랜드의 커피 가격은 3만~4만동(1500~2000원)에 불과하다. 또한, 아메리카노, 라떼 등의 기본 메뉴를 제외하고 현지 유명 브랜드는 베트남 현지식 커피인 ‘연유커피’, ‘밀크티’ 등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메뉴도 따로 갖추고 있다.
더불어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베트남인들에게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점이 놀라웠다. 지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혼자 노트북을 가져와 사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카페에서 외부 음식 반입이 금지된 것에 비해 베트남인들은 반미(banh mi), 반웃(banh ut) 등 간단한 식사를 가져와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먹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