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매운 라면 인기 = 한류가 시작된 지 몇 년이나 지났고 한류 열풍에 대한 언급도 많이 되다 보니 조금 식상한 면이 없지 않지만 한국식 매운 라면의 인기를 빼놓을 수 없다. 베트남에서는 외국계 편의점 점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취급되는 한국 컵라면의 종류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대단하다. 인기이유는 베트남 음식 중 한국 라면처럼 ‘중독성 있게 매운’ 음식들이 많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베트남의 주식이라고 할 수 있는 쌀국수, 분 팃 느엉, 분 짜 등의 면요리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우려낸 국물에 넣어 먹거나, 혹은 느억맘이라는 소스에 삶은 면과 함께 먹는데 매운 요리가 많지 않다. 고추를 추가해서 먹기는 하지만 매운 정도가 한국의 라면과 비교할 정도는 되지 않는다. 또한 인기 있는 유투버들의 홍보 또한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
최근에는 한국식 매운 라면을 전문으로 파는 Mi cay라는 음식점이 현지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하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던 적이 있었는데 라면 가게가 30분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부대찌개와 유사한 점이 많은 이 라면의 포인트는 한국식이라는 것과 7단계의 매운맛이 있다는 점이다. 부대찌개와 비슷하게 김치, 햄, 해산물을 넣어 한국식으로 조리하고 있다. 초기 이 식당은 단계별 매운 맛에 도전하는 대회를 개최하였는데 이것이 베트남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 그릇에 우리 돈 1,500~2,000원 사이의 부담 없는 가격 또한 인기 요인 중 하나이다.
●과거와 현재를 함께 보는 카페 = 베트남, 특히 호치민은 도시의 성장세를 매일 체험할 수 있을 만큼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한 도시 안에서 과거와 현대가 공존한다는 것이 호치민의 매력인 것 같다. 이런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Nguyen Hue에 위치한 까페 밀집 상가다. Nguyen Hue는 우리나라의 광화문 광장과 유사한 거리이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다.
주변이 상권이 발전함에 따라 이 곳에 위치한 20~30년 된 아파트들은 리모델링을 필요로 하는 골칫덩어리였지만 2015년부터 소규모 카페가 입점하여 특색 있는 상가로 재탄생하였다. 구식 아파트의 발코니를 아기자기하게 개조한 카페에서 번화한 Nguyen Hue의 거리를 본다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유였다. 최근에는 Nguyen Hue에 이외에도 Pasteur Street, Ton That Dam Road, Nguyen Hue Street 등에 구식 아파트를 개조하여 카페로 리모델링한 건물들이 많다고 한다.
●베트남의 길거리 문화 = 베트남의 강남으로 불리는 호치민에도 늦게까지 하는 술집은 많지 않다. 가격 또한 부담이 되는 수준이어서 학생들은 주변 공원이나 번화한 길거리에 둘러 앉아 밤을 새며 논다. 워낙 노상에서 모여 노는 학생들이 많다보니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길거리 공연이나 간식거리, 오락거리들 또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길거리 음식에 대해 알아보자. ‘반짱’은 얇고 둥근 모양의 라이스페이퍼(rice paper)를 물에 적셔서 그 위에 야채와 익힌 고기 종류를 넣어 구워먹는다. 먹기도 쉽고 토핑에 따라 다양한 맛이 나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반미느엉(Banh mi nuongmuoi)’은 베트남식 바게트인 반미(banh mi)에 느억맘소스, 고추, 후추, 소금 등을 혼합한 소스를 발라 숯불에 납작하게 구워낸 빵이다. 바삭한 식감과 저렴한 가격으로 최근 호치민시에서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반 바오(Banh bao)’는 찐빵처럼 생겼으며 큼직한 크기만큼 속 재료도 다양하다. 보통의 만두처럼 고기, 야채 다진 것이 주 재료이며 메추리알 한두 개와 소스도 들어가 있다.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으로 든든한 간식거리가 되어준다.
길거리 놀이문화도 특색이 있다. 먼저 제기차기. 공원에 가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제기를 차고 논다. 젊은 남자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부터 아줌마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좋아하는 놀이다. 제기가 스프링처럼 생겨 잘 튀어오를 것 같지만 제대로 맞지 않으면 높게 날아가지 못한다.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지만 한번 익혀두면 베트남 친구를 사귀기에 적합한 운동이다.
‘두발전동휠’도 흔히 볼 수 있는데 최근 두발 전동휠 대여 사업이 대박을 내고 있다고 한다. 도입된 지 얼마 안 됐지만 SNS에 이를 타고 찍은 사진을 업로드 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시간당 대여비는 우리 돈 2500원 정도로 베트남 학생들에게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가격이다.
오동훈 한국무역협회 호치민지부 근무
* 이 글은 제16기 글로벌무역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법인에 근무한 인턴들의 보고서를 취합해 정리한 것임을 밝힙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