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제특구 법안에 대한 반중(反中) 시위가 지속되면서 우리 기업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번 반중시위는 한국 진출 기업이 밀집돼 있는 빈증, 동나이, 롱안 지역은 특별한 움직임이 없으나 일부 도심과 중국계 공장이 있는 지역에서 산발적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무역협회는 "한국 진출 기업은 반중 시위의 타깃이 아니어서 직접적 타격은 받지 않고 있지만 일부 기물 파손이나 조업 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띠엔장성 내 대만계 및 중국계 공장의 시위로 인해 이 지역에 진출한 의류업체 한세베트남, 그린비나와 가방업체인 시몬느, KAP비나 등 현지 진출 기업에 시위대 100~200명이 난입해 공장정문 등이 파손되는 피해도 있었다.
일부 시위 주동자들은 근로자들을 선동해 작업을 막고 있어 일부 한국 진출 기업들의 조업 중단이나 생산 차질도 발생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이번 시위 사태가 한국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에도 한국기업 및 교민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14년 베트남과 중국 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인해 발생한 반중시위 영향으로 중국 기업은 물론 우리 기업과 싱가포르, 대만계 진출 기업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베트남 정부는 시위대를 무마하기 위해 당초 지난 15일로 예정됐던 경제특구 법안 입법을 올해 말로 연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발발이 예상되는 임대기간 역시 99년에서 70년으로 단축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 기업 피해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 역시 빨라지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호치민 총영사관, 한국코참 등은 지난 13일 띠엔장성 인민위원회, 외무국, 공안과 등을 방문해 현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한국 기업 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특구 지역은 푸꿕(끼엔장성), 박반퐁(칸화성), 반돈(꽝닌성) 등 3개 지역으로 이번 경제특구 법안은 외국인에게 해당 특구지역의 토지 임대권을 기존의 50년에서 99년까지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경제특구 토지임대법에 대해 베트남 국가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반돈지역은 중국 국경과 비교적 가까운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