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신문 = 김성욱 기자] 태국 상무부 대외무역국은 지난 6월 27~~29일 태국 방콕에서 세계 타피오카 컨퍼런스(World Tapioca Conference) 2018을 진행했다.
2년마다 열리는 WTC는 올해로 5번째로 1000여명 이상의 전 세계 관계자들이 이번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이번 컨버런스에서는 전 세계의 공공 및 민간 이해 관계자들이 생산 및 가공 동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최신 기술을 논의하고, 태국의 타피오카산업 발전과 미래에 대한 비전 등을 제시했다.
타피오카는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카사바(Cassava)의 뿌리에서 얻은 전분을 말한다. 고구마와 비슷한 카사바 뿌리 생것의 경우 20~30%의 녹말을 보유하고 있다(태국에서는 타피오카를 전분이 아닌 카사바의 또 다른 이름으로 사용한다).
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서 김병만 등 출연진들이 종종 카사바를 캐먹어 국내에 알려지고 있다. 타피오카는 버블티에 들어가 있는 알맹이의 주원료다. 타피오카는 녹말 보유량이 많아 옥수수의 대체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지난 2016년 기준 전 세계에서 생산된 타피오카는 2억7000만t이며 이 중 태국에서 생산된 타피오카는 3100만t으로, 태국은 나이지리아에 이어 세계 2위 타피오카 생산국이며 전 세계 생산량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태국은 북동부, 북부지역에서 주로 재배를 하며 통 재배면적은 140만ha에 달한다.
손티랏 손티지라웡(Sontirat Sontijirawong) 태국 상무부 장관은 “타피오카는 50만 이상의 태국 가정에서 수입을 창출하고 있으며, 매년 2800만t에서 3000만t을 생산하고 있다”며 “작년 태국의 타피오카 수출은 390만t으로 9억3400만달러의 수입을 거뒀다”라고 말했다.
이어 “WTO2018의 목표는 주요 생산국이자 세계 1위의 타피오카 수출국으로서의 태국의 지위를 재고하는 것”이라며 “태국 타피오카의 생산과 가공에 있어서 최신 기술과 혁신을 공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타피오카의 품질과 기준에 대한 평판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피오카는 많은 지역에서 주요 식품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음식, 비식품, 바이오산업에 중요한 원료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산업 용도에 대한 증가하는 타피오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농부들의 소득이 증가하는 지속 가능한 타피오카 뿌리 생산을 위해 농장 기계화 등 뿌리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건강과 웰빙이 소비자와 시장의 추세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침에 따라 타피코카 전분(비-GMO, 비 화학적, 비-글루텐, 낮은 GI음식)뿐만 아니라 생물 의학적 용도로 사용되는 생분해 물질 개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통해 타피오카는 태국 바이오코노미를 제공하는 잠재적 공급 원료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태국에서는 증가하는 전분 및 칩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타피오카 생산지역이 확장되고 있다.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이는 곳은 북동부와 북부지역이며, 일반적으로 항구에서 400km이상 떨어져 있다.
캄보디아 국경과 라오스 국경에 인접해 있는 지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타피오카 재배지역도 급성장 중이다.
타피오카는 전분 함량을 고려하면 미국 옥수수와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태국 국경지역이 인접 지역과의 경쟁력을 상실할 경우 동남아시아의 타피오카 공급망 전체가 왜곡될 수 있다.
남아시아는 타피오카 순수 수출국이므로 태국 국경지대의 루트 가격이 태국 항구에 운송비를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경 생산성이 감소하고 따라서 비용이 증가하면 국경지역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확장하기가 어려워지고 제품 조합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카사바 뿌리 가격은 현재 세계시장에서 기준 가격을 훨씬 상회하고 있으며, 전에도 그랬듯이 국제 곡물 가격의 명확한 지원은 없다.
가격 상승은 결국 태국의 타피오카 칩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으며, 공급망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Commoditia의 시몬 벤틀리(Simon Bentley) 박사는 “공급망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성 향상과 지역 무역 협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향후 뿌리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볼 때 태국 타피오카업계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타피오카 생산성은 동남아시아에서 향상되고 있다”며 “이는 옥수수와의 외부 경쟁에 대비해 타피오카의 중요성을 통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타피오카 평균 가격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kg당 3.15바트까지 올랐다. 생산량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 감소했지만 가치는 26% 증가했다.
TTTA(Thai Tapioca Trade Association)에 따르면 타피오카 칩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다. 태국은 2017년 중국에 662만4907t을 수출했으며, 올 4월까지는 240만4852t을 수출했다. 중국에서 값싼 옥수수 전분으로 전환함에 따라 중국은 최근 몇 달간 타피오카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구매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태국의 대한국 타이오카 수출은 주로 펠릿(pellets)으로 이뤄지며, 지난해 48t, 올 4월까지는 122t 수출했다.
하지만 한국 입장에서도 태국 타피오카에 대한 가격과 품질에 대한 문제로 수입량이 크게 줄어든 규모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의 태국 타이오카를 200t 이상 수입했지만, 지금은 100t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옥수수와 전분 함유량이 비슷하지만 과거에 비해 타피오카 가격이 두배 가량 상승했기 때문이다. 물론 절대가격에서는 여전히 미국 옥수수보다 저렴하지만, 타피오카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오던 한국 입장에서는 가격경쟁력 상실로 인해 수입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또한 태국 타피오카 칩은 기계화되면서 수작업을 하는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의 타피오카 칩보다 청결성이 떨어져 주정 재료로 사용하는 데 부적합하다는 것도 한국 수입량 감소의 원인이 됐다.
현재 한국은 주로 사료용이나 주정용으로 타피오카를 수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