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유통연구소(IGD)는 국제 식료품 시장 조사결과를 통해 2021년까지 4년간 가장 빠르게 편의점 점포 수가 증가할 국가는 베트남이 되리라 전망했다. 베트남 편의점의 연간 평균 증가율이 37.4%에 이르며 필리핀(24.2%)과 인도네시아(15.8%)가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했다.
동남아 3개 국가에서 편의점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긍정적인 경제전망, 중요한 1인당 GDP 증가, 지속적인 외국인 투자의 유입, 빠르게 변화하는 쇼핑습관 등이 주요 요인이다. 이로 인해 유통채널이 전통시장에서 현대식 시장으로 변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다른 유통채널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35세 이하의 인구가 57%에 달하며 이러한 젊은 소비자들은 쇼핑하며 놀고 쉬는 장소로 편의점을 선호하고 있다. 편의점 점포는 시원한 에어컨을 제공하고, 인터넷의 보급률이 높기에 점포 대부분에서는 와이파이가 무료로 제공된다. 또한, 간편 식품을 먹을 수 있는 편안한 좌석도 갖추고 있다.
사업자에게는 편의점 사업을 하기 쉬운 배경이 있다. 프랜차이즈 규정에 따르면 500㎡ 미만의 면적에서 신규매장을 개설할 때 경제적수요심사(ENT)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소형 유통만인 편의점은 점포를 비교적 쉽게 개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는 11개의 편의점 브랜드가 활동하고 있다. 1000여 개 이상의 점포를 보유한 Vinmart+에 이어 Shop&Go, Circle K, B’s mart, Family mart 등도 1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식품 전문점인 Satrafoods도 점포의 수를 늘리고 있다. 대형 할인점들도 편의점을 늘려가고 있다. 일본 최대의 유통업체 AEON은 Ministop, Saigon Co.op는 새롭게 Co.op Smile, Big C도 Big C express를 개설하여 편의점 수를 늘려가고 있다.
베트남 소비자들은 대용량 포장 상품보다는 소용량 상품을 선호하며 운송수단이 오토바이로 슈퍼마켓에서 다량의 상품을 구입하기에는 불편하므로, 고객 대부분이 소량의 상품을 집 근처에서 자주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가격은 주변의 재래식 점포 및 대형 할인점보다는 다소 높지만, 격차가 크지 않으며 다양한 일용소비재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점도 소비자들이 편의점을 즐겨 찾는 요인이다.
편의점에서 담배, 식품 및 음료 등을 주로 판매하는 것은 재래식 식료품 점포와 유사하다. 맥주, 아이스크림 등의 음료는 냉장고에 보관되며 간편한 냉동식품을 전자레인지로 신속하게 데워서 제공하는 점 등이 재래식 점포보다 편리하다.
베트남의 햄버거라고 불리는 저렴한 반미 빵도 즉석에서 조리해 주며 샌드위치 및 삼각김밥의 판매량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도시락이 기존의 소규모 영세상인들이 만들어 주는 서민용 밥을 대체해 가고 있다.
세계에서 남성이 가장 많은 알코올을 마시는 국가는 베트남이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안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땅콩 옆에는 김스낵, 감자칩 및 조미 오징어 등으로 점차 다양해지며 매대 면적을 늘려가고 있다.
저렴한 봉지라면 대신 간편하게 뜨거운 물만 부어 먹을 수 있는 컵라면의 판매가 편의점에서 증가하면서 건강에 좋은 재료로 만든 프리미엄 라면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대다수가 쌀국수, 빵을 아침 식사로 대신하지만, 물을 부어 먹는 죽이나 우유와 함께하는 시리얼 등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깨끗한 시설에 잘 정돈된 진열대는 상품을 손쉽게 선택할 수 있게 만든다. POS 시스템으로 고객의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고객 지향형 상품들을 지속해서 제공하고 있다. 바빠지는 생활 속에서 편리함을 선호하는 대도시의 젊은 고객들이 편의점의 주요고객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편의점은 호치민시, 하노이 등 대도시 중심에서 인근의 도시 및 5개 직할시로 점차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10만 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재래식 점포에 비하면 3000개 이하인 편의점의 수가 아직은 미미한 편이지만 화장품, 유아용품, 식품점 등 전문화되어 가는 현대식 소형 점포와 함께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 소비자의 유행을 선도하는 소형 점포의 증가는 상품을 공급하는 제조업체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가성비를 추구하는 대신, 좀 더 편리하게 건강에 좋고 자연 친화적인 상품을 살 수 있는 길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도 상품의 디자인을 고려하고 품질인증은 받았는지 등 상품 선택의 이유를 꼼꼼하게 확인한다. 베트남에 진출하는 기업이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공급하는 것은 필수고 기본이다.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kswks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