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농업 기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캄보디아 농업계 노동력이 2010년 54.2%에서 2015년 41.5%로 하락했고 단위면적당 인구가 한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캄보디아에서 농업기계화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국제협력단은 왕립농업대와 오래전부터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한국국제협력단 조규원 시니어 단원은 2017년 8월부터 캄보디아 왕립농업대학 농업공학대학에서 근무중이다. 프놈펜 시내에서 40분가량 떨어진 쩜까동 지역에 위치한 왕립농업대는 행정상으로만 프놈펜이지 시골같은 한적함이 느껴진다. 그는 ‘할 수 있다’는 슬로건으로 농업기계의 이해와 기계화의 필요성에 따른 학생/교직원 경쟁력 강화 및 현장 실습을 위한 농업기계 전문 지도자 육성을 위해 농기계 교육장 시스템 구축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농기계 사용 및 수리 분야를 이해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양성은 농기계 사용으로 인한 효과를 보장할 뿐더러 이윤 창출로 직결되는 핵심적인 사업이다.
▲ 농기계 교육장 내부를 설명하고 있는 조규원 코이카 시니오 단원
한국국제협력단 캄보디아 사무소(코이카, 소장 정윤길)는 지난 3일 왕립농업대학교 농업공학대학에서 농기계 기증식을 개최했다. 이 기증식에서 다목적관리기, 이앙기, 농업기계 엔진 등 농업기계6대, 부품 256개를 기증하고 25명이 농업기계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는 교육장을 공개했다. 이 날 옴 킴 농림수산부 차관, 응오 분탄 왕립농업대학교 학장, 롤리 투어 농업공학과장, 정윤길 코이카 캄보디아 사무소장 및 내외귀빈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 농기계 실습 교육장 시찰, 기증받은 농기계(하우스 밴딩기, 이앙기) 시연이 이어졌다.
농기계 실습 교육장은 2층으로 구성되어있고 페인트칠부터 철제 계단 용접까지 조규원 시니어 단원과 농업대 학생, 교수의 손이 안간 곳이 없다. 조 단원은 “사업 예산은 3만불 가량이었지만 실제 효과는 4,5만불이 넘는다.”고 말했다. 시찰 시작에 왕립농업대학생 다섯명은 “나는 할 수 있다! 너도 할 수 있다! 우린 할 수 있다! 캄보디아 농업공학, 우리가 할 수 있다!”라고 우렁차게 외쳤다. 그는 교육장 입구 현판에 한국어와 크메르어로 <캄보디아 농업 기계 역사는 여기서 시작한다>라는 문구를 새겼다. 다소 거창하지만 캄보디아 농업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굳은 의지와 희망을 짐작하게 한다.
농림수산부, 기증 물품들 유물 모시듯 하면 의미없어
옴 킴 농림수산부 차관은 “농업 발전에 있어 농림수산부가 지향하는 방향은 농업 종사자의 소득을 이타 산업 종사자의 소득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오늘 코이카가 왕립농업대학교에 농업기계와 농업기술을 전수하는 것은 캄보디아 농업 인력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아주 크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옴 차관은 왕립농업대 관계자에게 지원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된 사용법, 보수 관리법을 전수받아서 최대의 효과와 지속성을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박물관의 유물 에 비유한 그는 “기계를 가장 잘 보수하는 것은 잘 사용하는 법을 아는 것”이라며 왕립농업대 관계자에게 연수과정을 성실히 이행하고 각자에 분야에 맞는 책임감을 요구했다.
40-50년전 퇴화되던 농업계, 다시 성장궤도에 올라
캄보디아는 아직 직파식 모내기 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식으로는 하루에 200-300평만 가능하지만 이앙기를 사용하면 하루에 3,500-4,000평에 모를 심을 수 있다. 캄보디아는 현재 과거 한국의 70년대 기술 수준에 그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모든 농작을 위한 토양을 구매해야 하는 반면, 한국에 비해 오염이 덜 된 캄보디아 토양은 그 자체로 모내기 모를 키우는데 훨씬 유리했다. 운전 능력도 한 몫했다. 한국은 70년대 당시 손수레에 의지한 운송이었지만 캄보디아는 오토바이, 자동차 운전 능력이 높은 점과 IT 기술의 발달도 캄보디아 농업 기계화의 속도를 한층 더 높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 코이카 캄보디아 사무소는 캄보디아 왕립농업대학교에 한국 선진 농업기계를 6대 기증과 함께 이앙기 시연을 선보였다.
왕립농업대 학생들은 이앙기와 같은 농기계를 실전에서 작동시켜 본 뒤 모두 “쓰루얼!(쉽다, 편하다는 캄보디아어). 더이상 종일 몸을 굽혀 허리가 아프게 일하지 않아도 된다.”며 입을 모았다.
하우스 밴딩기를 사용해 비닐하우스의 골조 설치 시연을 본 한 참석자는 “6M 길이의 철근을 굽혀 골조를 완성시키는데 5-10분 남짓 걸렸다. 인원도 3-4명으로 적었는데도 가능했다. 농업기계의 효과적인 사용을 통해 인력과 시간 단축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한국 농업기계 기술에 감탄했다.
▲ 하우스 밴딩기를 이용해 비닐하우스 골조 제작 시범을 보이는 왕립농업대 관계자
“조규원 선생님은 우리 농업공학대학의 자랑”
조규원 단원은 왕립농업대 학생과 교수 사이에서 지치지 않는 열정의 사나이로 통한다. 한 농업대 관계자는 농업공학대학의 자랑이라고 그를 소개하며 “그의 뜨거운 열정에 매번 감탄한다. 조 선생님은 왕립농업대 학생과 교수진에게 한국의 농업 기술 전문 기술을 전수하고 교육장을 만드는 데 밤낮을 불사하고 몸을 사리지 않으며 많은 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조규원 단원은 영월군농업기술센터에서 근무한 바 있고 제6대 영월군의회 군의원으로 역임한 농업 전문가이다. 그의 바람은 한결같다. 캄보디아 왕립농업대학에서 농기계 사용법, 수리 및 유지 관련 전문 지식을 올바르게 전수해 캄보디아에 농업기계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다. 실전과 이론을 겸비한 전문가는 곧 지역 농민사회에 효과적인 농업 시스템 구축에 중심 역할을 감당하게 된다. 정부와 유관기관의 세심한 관심과 지원으로 제도적인 부분이 보완된다면 ‘캄보디아 농업 혁명’은 머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캄보디아 농업 기계의 역사가 지금, 여기서 듬직한 파트너와 함께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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