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경쟁력 전략 연구소 (BCSI)와 베트남 인터넷협회가 최근 디지털 기업의 혁신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모든 분야에서 진행 중인 ‘디지털화’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시대에서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정보기술을 생산 및 관리 시스템에 적용하고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의 인구는 9400만 명이고 35%인 3300만 명이 도시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계속 증가하는 추세로, 인터넷 사용자는 64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67%이다. 이러한 인터넷 사용자들은 점차 디지털 경제에 대해 편리함을 느껴가고 있다.
그러나 산업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은 아직 디지털 기술지원 인프라가 부족하다. 기업의 18%만이 디지털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기업의 61%는 여전히 변화가 없고, 기업의 21%는 초기 준비를 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및 정보기술원(VECITA)의 통계에 따르면, 2014년 베트남 전자상거래는 22억 달러 규모였으며,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은 120달러였다. 최근 수년 동안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여 2017년 시장 규모는 약 62억 달러에 달했고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은 186달러였다.
부동산 및 투자관리 서비스 회사인 JLL 베트남은 전자상거래 부문의 발전으로 인해 물류공간에 대한 의존과 필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매우 증가하면서 모바일 쇼핑 이용자가 매년 증가하고 빠른 배달이 필요하기에 물류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시스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이미 그랩(Grab)을 포함한 택시호출 서비스가 전통적인 택시회사를 넘어서서 시민들의 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최근에는 택시호출 서비스 회사들이 음식배달서비스에 뛰어들어 새로운 영역을 확보해 가고 있다. 발전된 디지털 기술이 생활에 편리함을 제공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아직 은행 계좌를 이용하고 있는 베트남 인구는 40% 수준이다. 온라인 결제 비율은 거래의 10%에 불과하다. 온라인쇼핑에서는 상품을 먼저 배달하고 현금으로 대금을 지급하는 COD (cash on delivery) 서비스가 전자지갑으로 대체되는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자지갑 거래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베트남 중앙은행(SBV)의 공식 보고서는 없지만, 27개의 서비스 제공업체는 베트남에서 1000만 명이 전자지갑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최근에는 총리의 지시에 따라 다량 가입자를 보유한 상위 2개 이동통신회사가 전자지갑 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기술발전에 따라 여행을 즐기는 방식도 스마트 관광으로 변화하고 있다. 베트남 관광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의 관광산업 매출이 225억 달러를 기록하며 4년전과 비교하여 약 3배가 증가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 관광협회에 따르면 2017년 해외관광객의 71%가 인터넷을 통해 베트남 여행정보를 찾아봤으며, 64%가 온라인으로 여행상품을 결제했다. 구글 아시아태평양 여행부문 경영진에 따르면, 미국은 스마트폰 사용자의 25%가 여행상품 정보와 여행 후기를 찾아보는 반면, 베트남은 42%에 이른다.
소비자 행동연구 전문회사인 칸타월드 패널(Kantar Worldpanel)은 최신 보고서에서 베트남 미디어 환경이 디지털화로 인해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은 TV가 도시와 농촌 모두에서 소비재(FMCG) 구매자에게 가장 영향이 있다.
TV 광고는 2018년 66%로 감소할 것이 예상되는 반면 온라인 광고는 3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하노이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하루 평균 2.6시간을 TV를 보는 데 비해 디지털은 3.1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베트남 기업들도 점차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SNS)에 광고예산의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 2018년 온라인 광고에 5억5000만 달러를 지출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이 중에서 70%에 달한다. 특히, 페이스북에 2억3500만 달러를, 구글에 1억5200만 달러를 지출했다.
이전에는 경제의 중심이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변화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는 대중과 개인으로 그 기반이 옮겨가고 있다. 기업이 만든 상품을 소비자가 구매하는 시대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기업이 생산하고 소비자가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의 중소기업은 진출 초기부터 빠르게 변화하는 베트남의 디지털화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김석운 베트남경제연구소장
(kswks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