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중국인이 선물을 주고받는 주요 시기는 춘절(설날)과 중추절(추석) 등 명절이다. 중국 선물 문화에 있어 주의해야 할 점은 너무 과한 선물을 하면 상대방이 그에 상응하는 청탁을 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어 오히려 역효과가 날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
중국인들은 예로부터 선물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과거 공자(孔子)의 제자가 명절을 맞아 공자에게 잘 말린 건육(乾肉)을 선물로 드렸다는 기록이 있다. 공자가 노자(老子)를 알현할 때도 큰 기러기 한 마리를 선물한 것처럼, 유교사상을 근본으로 하는 중국 비즈니스에서 특유의 선물 문화에 대한 이해는 필수이다. 중국에서 선물은 꽌시 형성의 기본이자 교제의 중요한 수단이다. 또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첫 걸음으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중국에서 선물은 주는 사람이 받는 사람에게 보이는 관심의 표시일 뿐만 아니라 주는 사람의 신분적 상징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따라서 중국 비즈니스와 인맥 구축을 위해서는 중국인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물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어떤 선물을 금기시하는지에 대한 사전 학습이 필요하다.
중국의 선물 문화는 숫자, 컬러 문화와 더불어 중국 비즈니스 문화를 이해하는 3대 주요 핵심요소이다. 그 대부분의 특징은 중국어 특유의 발음에서 기인하다. 다시 말해, 그 선물이 가지는 중국어 발음이 어떠한 부정적 의미를 내포할 경우 그 숫자, 선물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다 .
예를 들어, 중국인들에게 괘종시계 혹은 탁상시계를 선물하는 것은 금기다. 그 이유는 탁상시계나 괘종시계의 중국어 발음이 ‘쫑(鐘)’이고 ‘괘종시계나 탁상시계를 선물하다’는 ‘송쫑(送鐘)’으로 발음된다. 비록 중국식 한자는 다르지만 부정적 의미의 ‘송쫑(送終)’과 똑같은 발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송쫑(送終)’ 이란 ‘사람이 죽어서 마지막 길을 보낸다’는, 다시 말해 장례식을 치르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탁상시계 및 괘종시계를 선물한다는 것은 결국 장례식을 치른다는 부정적 연상을 불러일으킨다. 일반적으로 다른 아시아 문화권에서 괘종시계 선물을 좋아하는 경향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러나 손목시계를 선물하는 것은 무방하다. 손목시계는 ‘비아오(表)’ 혹은 ‘쇼우비아오(手表)’로 발음되어 ‘쫑(鍾)’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에서 과일 종류 중 ‘배’는 선물하지 않는다. 설사 선물한다 하더라도 배는 갈라서 먹지 않도록 한다. 특히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는 더욱 그러하다. 그 이유는 마찬가지로 중국어의 해음(諧音: 두 글자가 서로 다르지만 같은 발음을 갖고 있어 하나를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또 다른 하나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것) 현상에 의해 부정적인 것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배는 중국어로 ‘리(梨)’' 라고 한다. ‘리(梨)’의 발음은 이별을 의미하는 ‘리비에(離別)’의 ‘리(離)’가 자동적으로 연상되기 때문이다. ‘배를 자르다’는 ‘비에(別)’ 혹은 ‘펀(分)’으로 발음되기 때문에 이 두 단어의 의미를 합쳐서 읽어보면 ‘리비에(離別, 이별)’ 또는 ‘펀리(分離, 분리)’의 발음과 똑같게 된다. 그래서 중국인 집에 초대를 받아 방문하거나 혹은 식당에서 배를 먹을 때는 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중국 친구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여 병문안을 가야 할 때 배를 선물하는 것은 금기에 해당된다.
반대로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과일도 있다. 사과는 ‘핑궈어(萍果)’라고 해서 평안을 의미하는 ‘핑안(平安)’이라는 긍정적 의미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명절 때 사과를 선물하는 게 일반적이다.
앞에서 얘기한 이러한 해음 현상은 중국 사회 및 문화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중국어가 갖는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중국인들이 언어구사를 할 때 특히 좋아하는 단어가 있거나 반대로 입에 올리지 않는 단어나 표현들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중국인이 선물을 주고받는 주요 시기는 춘절(설날)과 중추절(추석) 등 명절이다. 춘절에는 서양의 크리스마스처럼 가족끼리 선물을 주고받거나, 직장 상사가 부하에게 혹은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일괄적으로 선물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경영연구소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지역 중국인을 대상으로 ‘명절에 무엇 때문에 쇼핑을 하느냐?’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0% 이상이 친지 방문 때 줄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서라고 응답하였다.
이와 관련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바로 ‘나오바이진(脑白金, 건강보조식품의 일종)’ 제품이다. 나오바이진 매출의 50% 이상이 춘절 및 중추절 등 연휴기간에 발생한다. 대표적인 광고 슬로건이 바로 ‘今年过节不收礼 收礼只收脑白金(올해 명절 선물은 다른 것은 받지 않고, 오로지 나오바이진만 받는다)‘이다. 중국에서 부모님 명절 선물로 건강보조식품 및 보건용품 열풍을 불러일으킨 대표적인 제품이다.
나오바이진 매출의 50% 이상이 춘절 및 중추절 등 연휴기간에 발생한다. 대표적인 광고 슬로건이 바로 ‘今年过节不收礼 收礼只收脑白金(올해 명절 선물은 다른 것은 받지 않고, 오로지 나오바이진만 받는다)‘이다. 중국에서 부모님 명절 선물로 건강보조식품 및 보건용품 열풍을 불러일으킨 대표적인 제품이다.
|
중국 선물 문화에 있어 주의해야 할 점은 너무 과한 선물을 하면 상대방이 그에 상응하는 청탁을 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어 오히려 역효과가 날수도 있다는 점이다. 또한 중국에서 선물을 할 때도 체면문화를 고려한 방법적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제3자를 통해서 해당 중국인에게 선물을 주는 경우도 있다.
한편, 중국기업을 방문할 때 상대 직급에 따라 선물을 다르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똑같은 한국 홍삼제품을 준비하더라도 높은 직급은 홍삼원액을 준비하고, 낮은 직급은 홍삼차를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포인트가 바로 비록 직급이 낮더라도 중국 측 비즈니스 키맨(Keyman) 역할을 하는 친구가 있을 경우, 비공식적인 자리를 빌려 별도로 신경을 쓰는 것이 향후 중국 비즈니스를 위해 도움이 된다.
만약 중국 측 파트너 기업 미팅 대상자가 남성인지 여성인지를 잘 모를 경우는 무조건 여성용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비록 남성이라고 하더라도 여성용 한국 화장품을 선물하면 거의 대부분은 좋아한다. 중국은 대표적인 여성 경제학(She Economy)의 사회이자 문화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중국의 선물문화 이해는 중국 비즈니스에 있어 윤활유 역할을 하는 첫 매듭인 셈이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에서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하며 3000개가 넘는 기업을 지원했다. 현재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